질 마사지를 시작하자 핑크빛이 살아났습니다 - 아름다움·탄력·건강을 되찾는 질 케어법
하라다 준.다쓰노 유리코 지음, 최말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여러 가지 이유로 논란이 분분한 책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는 제목이다. 일단 이 책의 원제는 <질 사용법 : 열화는 멈춘다(ちつのトリセツ 劣化はとまる)>이다. 사전에 따르면 '열화(劣化)'는 '상태나 성능, 품질이 나빠지다'라는 뜻이다. '핑크빛이 살아났습니다'가 좋은 번역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제의 '열화'에 비하면 차라리 나은 것 같다. 원제에 '핑크빛'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처럼 책에도 '핑크빛'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질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어 냉증이 해소되고, 질구, 회음, 소음순, 대음순 등에 일어난 색소침착이 완화된다는 식의 내용은 있지만 그 부위가 핑크빛으로 바뀐다는 내용은 없다(내가 찾아본 바로는 그렇다). 


질 마사지를 통해 '핑크빛'이 살아난 건 저자의 '생식기'가 아니라 저자의 '인생'이다. 1954년생인 저자는 자신의 생식기를 만지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만지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탓도 있고, 성에 관해서는 무지한 쪽이 고상하다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스터베이션하는 법도 몰랐고, 자신의 생식기를 직접 본 적도 없었다. 남편과 별거하고 20년 넘게 섹스리스 상태여도 문제없다고 여겼다. 그러다 질 마사지를 시작하고 자신의 몸을 긍정하게 되면서 저자는 마침내 남편과 이혼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내용이다. 이 책의 내용이 의학적,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일개 독자인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저자가 질 마사지를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변비 해소'다. 오랫동안 변비로 고생한 저자는 2010년 NHK의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배변 시 과하게 힘을 주면 골반저근이 긴장하고 경직되어 직장항문각이 둔각으로 바뀌지 않으면서 변을 배출하지 못하게 되고, 출구를 잃어버린 변이 직장 속에 곁주머니를 만들어 그곳에 쌓인다는 내용을 접했다. 저자는 질 마사지를 하다가 질 벽 너머에 직장 곁주머니가 생긴 걸 알 수 있었고, 결국 노력 끝에 변비를 해소한다. 가능한가 싶기는 한데 의사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닌 나로서는 아무 근거 없이 거짓이라고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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