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 화가 2
이노카와 아케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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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누마 에이지로의 별명은 '누에 화가'다. 천재 화가로 촉망받던 스가누마에게는 둘도 없는 연인과 은사가 있었는데, 두 사람을 모델로 작업한 그림이 완성되기가 무섭게 두 사람 모두 급사하면서 스가누마는 겉모습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빼앗는 죽음의 화가, 누에 화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만화 <누에 화가>를 읽은 사람이라면 안다. 스가누마가 모델의 영혼을 빼앗는 죽음의 화가라는 소문은 그야말로 뜬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을. 산 자를 그리면 영혼을 빼앗고, 죽은 자를 그리면 영혼을 되살려낸다는 소문을 믿고 찾아온 의뢰인의 '마음'이 산 자를 죽이고 죽은 자를 되살리는 '기적'을 일으킨다는 것을 말이다. 





<누에 화가> 2권에는 모두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떠도는 집의 진상을 파헤치는 '하얀 잔상', 우연히 같은 시기에 두 여성으로부터 한 남성의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같은 남성이었다는 내용의 '행복한 남자', 이웃 아이들이 스가누마가 그린 누에 그림을 보고 진짜 누에로 착각해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누에 퇴치', 도쿄에서 일하는 엄마를 만나기 위해 규슈에서 올라온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달의 노래', 은사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서예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꽃의 흔적' 등이다. 





다섯 편 모두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었지만 '누에 퇴치'와 '꽃의 흔적' 두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누에 퇴치'의 카즈코는 자기가 태어났을 때 사내아이가 아니라 '여자아이라서 다행이라고' 유일하게 말해주었다는 증조할머니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 한다. '꽃의 흔적'의 칸자키는 문제아였던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험을 불사하며 목숨까지 구해준 은사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교단에 선다. 두 이야기 모두 여성과 여성의 유대 또는 연대에 관한 이야기라서 더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행복한 남자'는 말 그대로 '이중의' 삶을 살다 간 남자의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 역시 남성(가부장)의 모순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읽을 수 있다. 비록 주인공 스가누마는 남성이지만, 스가누마를 찾아오는 의뢰인 대부분은 여성이며 작가가 이들을 통해 다양한 여성의 삶,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하는 것이 눈에 보여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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