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종말 후, 아사와 나기의 생활 2
모리노 키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종말 후 오두막에서 혼자 지내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나기'와 정체를 알기 힘든 생물 '아사'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 만화 <종말 후, 아사와 나기의 생활> 2권이 국내에 정식 출간되었다. 종말 후 세상의 모습을 그린 만화라고 해서 디스토피아 성향의 만화일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의외로 산뜻하고 발랄한 분위기인 데다가 요리하는 장면이 적잖이 나와서 즐겁기까지 하다.

지난 1권 마지막 장면에서 나기에게 총부리를 들이댔던 수상한 인물의 정체는 킬러... 가 아니라 나기가 구해준 아저씨의 딸 '벨'이었다(그것도 무려 나기보다 한 살 어린...). 덕분에 나기는 마음을 놓고, 아저씨와 벨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기로 한다. 벨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묻자 벨은 기다렸다는 듯이 명쾌하게 답한다. "꼬기!"
종말 후 식재료가 귀해진 세상에서 고기는 귀한 식재료 중에서도 가장 귀한 식재료가 되었다. 고기가 귀중품인 걸 알면서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타박하는 아저씨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나기는 벨을 위해 없는 고기 대신 고기 비슷한 맛이 나는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완성된 음식이 고야두부 튀김! 고기는 아니지만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식재료 하면 단연 두부인데, 그냥 두부가 아니라 고야두부로 만든 요리라고 하니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고야두부를 먹으려면 오키나와 음식점에 가야 하나요... 오키나와 음식점은 한국엔 없나요...). 나기가 만들어준 고야두부 튀김을 배불리 먹은 벨은 더 이상 나기에게 쌀쌀맞게 굴지 않는다(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역시 음식만한 것이 없다 ㅎㅎㅎ).

한편 마을에서 장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은 나기는 오랜만에 마을로 내려가 사람들도 만나고 그동안 못 구한 식재료도 산다. 나기는 당연하다는 듯이 아사를 데리고 갔는데, 아사가 얼마나 순하고 착한지 알 리 없는 마을 사람들은 나기가 마을에 괴물을 데려왔다며 나기를 비난하고 아사를 쫓아내려고 한다. 그러자 나기는 자신에게 하나 남은 식구나 다름없는 아사를 홀대한다며 마을 사람들에게 발끈한다. 실은 나도 아사가 곁에 두고 같이 생활해도 되는 생물인지 아닌지 의심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2권에 나온 에피소드를 보면서 아사를 믿어도 되겠다고 확신했다.
2권에는 나기의 오두막 근처에서 (아무도 오지 않는) 카페를 운영하는 수상한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다짜고짜 나기와 벨에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하는데, 과연 이 남자는 믿어도 되는 사람일까 아닐까. 새로운 인물(또는 생물)이 등장할 때마다 믿어도 되는지 아닌지 판단하고, 믿을지 말지 선택하는 과정이 이 만화의 묘미인가 싶다. 아사는 믿어도 되는 생물이 맞는 것 같은데, 카페 주인은 믿어도 되는 인간인지 아닌지 3권에서 확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