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메종 4
이케베 아오이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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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시에서 나만의 집을 장만하는 것이 소원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 <프린세스 메종> 4권이 나왔다. 지난 3권에서 마침내 마이홈이 될 만한 집을 발견하고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누마고에. 하지만 산 넘어 산이라고, 집을 계약하기가 무섭게 대출 변제, 새 가구의 구입, 벽지 선정, 마루 선정 등 돈 나가는 일이 이어져서 마음이 무겁다.





틈날 때마다 조만간 살게 될 내 집에 찾아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하는 표정으로 얼떨떨해하는 누마고에를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귀엽다가도, 한편으로는 잔고가 비어버린 통장을 쳐다보며 막막해 하는 누마고에의 표정이 떠올라서 마음이 먹먹했다. 이대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직장에서 잘리거나 큰 병이라도 걸리면 도움받을 곳도 없이 빚더미에 앉게 될 텐데...라는 생각이 그대로 읽혀서 안쓰러웠다. 





누마고에와 함께 누마고에의 새 집을 보러 간 부동산 회사 직원 카나메 씨는 이런 말을 들려준다. 


나의 매일은 아침에 만원전차에 타고, 적성에 맞는 직장도 아닌데 대충 맞춰서 일하고,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만 친해지는 일은 없고, 다양한 정보를 보고, 제풀에 혼자 괴로워하지. 


나에겐 아무것도 없어. 생명을 불태울 것이. 

갖고 싶은 건 아무것도 없지만,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싶었어. 

그래서 아마도 그런 걸 가진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지는 거겠지.





고등학교 졸업 직후 상경해 도쿄에 내 집 한 칸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았고 마침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누마고에에게 자극받은 카나메 씨는, '나에게 있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뭘까' 하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전부터 동경해온 뮤지션의 공연을 열심히 보러 다니기로 결심한다. 뮤지션이 도쿄에서 공연을 하면 N 회차를 불사하고, 삿포로에서 공연을 하면 삿포로까지 간다. 


카나메 씨의 열정적인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쳐서 저마다 '나에게 있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뭘까' 하고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에게 있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지금으로선 평생 다른 걱정 없이 좋아하는 일에 전념하면서 살고 싶다. 





<프린세스 메종>에는 가족이나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이 부딪히는 장벽도 여실히 나온다. 남자가 입사한 지 5년 만에 아파트를 사고 서른셋에 독신이라고 하면 '능력남이다', '멋있다'라고 하면서, 여자가 입사한 지 5년 만에 아파트를 사면 '독하다'라고, 여자가 서른셋에 독신이라고 하면 '늙었다', '아무도 안 데려간다'라고 하는 사회, 정상인가. 


이 밖에도 도시에서 비혼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다양한 삶의 단면이 나온다.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에 소개되는 자기 집 여성/셋집 여성/부모님 집 여성들의 생활 설문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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