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걸으면 꼬리에 닿는다
우노 타마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6월
평점 :

동물을 사람만큼(또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걸으면 꼬리에 닿는다>의 저자 우노 타마고가 그렇다. 저자는 사물을 분별하던 무렵부터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동물도감만 봤다.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는 건 잘 못했지만 동물 친구(& 동물을 좋아하는 아저씨, 아줌마 친구)는 잘 사귀었다. 이 책은 그런 저자가 그동안 만난 동물과의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담은 자전 만화다.
저자의 하굣길은 언제나 혼자였다. 함께 귀가할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하굣길에는 저자만 아는 즐거움이 있었다. 유난히 개 키우는 집이 많은 길을 걸으며 집집마다 들러서 개한테 인사하는 것이 저자의 유년 시절 일과 중 하나였다. 그중 한 마리가 유난히 불친절하고 잘 짖었는데, 저자는 왠지 이 개가 마음에 들어서 날마다 그 개한테 그날 일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오늘도 친구를 못 만들었어. 인간관계는 어려워." 등등. 맑은 날도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개를 상대로 고민을 털어놓는 초등학생이라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개라도 있어서 다행이었지 싶다.
어린 시절 저자는 검은 고양이는 말을 할 수 있다는 미신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어느 날 동네에서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 저자는 "사실은 말할 수 있는 거지?", "말하면 좋겠다~!"라며 고양이를 재촉했다. 그러자 고양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강아지 풀 좋아.", "좋아하는 음식은 도루묵." 알고 보니 검은 고양이의 주인인 할아버지가 저자를 위해 고양이 연기를 한 것인데, 저자는 그것도 모르고 검은 고양이가 인간처럼 말을 한다며 팔짝팔짝 ㅎㅎㅎ 지금도 저자는 검은 고양이를 보거나 만지면 그 시절의 풍경이나 기분이 떠올라 그리워진다고 한다.
저자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답게 개, 고양이, 새, 물고기 할 것 없이 수많은 동물과 생활해본 경험이 있다. 저자가 생애 최초로 함께 생활한 반려동물은 강아지 '푸타'다. 아홉 살 때 처음으로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부모님을 졸라 수컷 강아지를 입양한 저자는 밤낮 가리지 않고 정성으로 푸타를 돌봤다. 비록 푸타와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시절의 추억은 저자의 마음속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 있다.
저자가 이 만화를 그린 건 13년 동안 함께 생활한 반려견 포쿠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쭉 동물을 사랑했고 동물과 함께 했고, 앞으로도 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이 아름답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맞아, 맞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동물 사랑이 넘치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