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페미니즘 -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
안희경 지음 / 글항아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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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언론인 안희경이 2016년 1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라는 기획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를 오가며 쥘리에트 비노슈, 리베카 솔닛, 케이트 피킷, 에바 일루즈, 마사 누스바움, 심상정, 반다나 시바 등을 만나서 나눈 대화를 엮은 책이다(일단 이 화려한 면면들을 직접 만나 영어로 인터뷰한 저자의 능력에 감탄부터...!). 


주제가 페미니즘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인터뷰 내용이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예상과 달리 인터뷰 하나하나 색채가 다르고 깊이가 다르다.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는 여자로서, 여배우로서 겪은 고충과 차별을 털어놓는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저자 리베카 솔닛은 부와 권력을 가진 여성도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류에서 배제되고 소수자로 전락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사회역학자 케이트 피킷은 여성이 남성 중심 사회에 예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립된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여성의 인권 향상과 종래의 이성애가 충돌하는 양상에 관해,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여성성에 대한 부정으로서 확립되는 남성성의 취약함에 관해 설명한다. 인터뷰이 중에 유일한 한국인인 국회의원 심상정은 '여성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을 '여성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바꾸기 위해선 현실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리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반다나 시바는 환경운동과 페미니즘을 결합한 에코 페미니즘에 관해 소개한다. 


각자의 분야, 각자의 전공, 각자의 직업 영역에서 각자의 방식과 철학을 가지고 각자의 페미니즘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일곱 명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나는 페미니즘 하나만 배우고 따르기에도 벅찬데, 페미니즘을 넘어 환경운동, 노동운동, 인권운동, 반핵/탈핵 운동 등으로 부단히 영역을 넓히고 계신 선배님들께 박수를(짝짝짝)!! 나는 내 전공과 직업을 이용해 내가 현재 있는 자리에서 어떤 페미니즘 운동을 펼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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