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
제프리 클루거 지음, 제효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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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리. 지구가 정말 작게 보여." 

"그렇죠. 앞으로 더 작아질 거예요." (343쪽) 



한 번의 성공이 있기까지 수백, 수천 번의 도전과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잊거나 간과한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은 그런 사람들의 머릿속에 경종을 울릴 만한 책이다. 이 책은 1969년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아폴로 11호가 미국 최초로 달에 착륙하기 이전에 달 궤도를 돌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대비한 임무를 수행했던 아폴로 8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폴로 11호가 달 궤도에 진입하기 이전에 기술적 문제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은 아폴로 11호의 성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아폴로 1호는 발사 테스트 중에 우주선 화재로 우주인 3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겪었다. 아폴로 5호는 로켓이 추락했고, 아폴로 6호의 로켓도 엔진 이상을 보였다. 미소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시대였으므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프로젝트가 난항을 겪거나 아예 없어질 위기에 처했던 적도 있었다. 아폴로 8호는 바로 이런 악재 속에서 달 궤도 진입이라는 무거운 임무를 지고 우주로 떠났다.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이자 인류 최초로 달의 표면을 밟은 닐 암스트롱의 이름은 알아도 아폴로 8호에 탑승했던 우주 비행사의 이름을 아는 이름은 적을 것이다. 아폴로 8호에 탑승해 인류 최초로 달 궤도에 진입한 이들은 모두 세 명이다. 프랭크 보먼, 제임스 러벨 주니어, 윌리엄 앤더스. 이 책은 마치 소설처럼 세 명의 우주 비행사가 아폴로 8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사정과 아폴로 8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 그 이후의 삶 등을 자세하게 그린다. 


아폴로 8호의 여정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덕분에 아폴로 8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들은 전 지구인을 위해 우주선 창밖으로 보이는 달과 지구의 모습을 '최대한 시적으로' 설명하는 역할도 맡았다. 보먼과 러벨, 앤더스는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수차례 월면도와 달 지형도를 공부했지만 막상 육안으로 달의 표면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거대한 우주에 떠 있는 위대한 오아시스'처럼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아시아, 심지어는 냉전 중인 소련까지도 아폴로 8호의 방송을 시청했고 아폴로 8호가 보내는 소식에 열광했지만, 이들의 방송을 결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아폴로 8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들의 가족들이다. 보먼과 러벨, 앤더스의 가족들은 아폴로 8호가 달 궤도에 진입했을 때가 아니라 아폴로 8호가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을 때 비로소 마음 편히 아폴로 8호의 성공을 축하하고 기뻐할 수 있었다. 아폴로 8호가 우주를 비행하는 내내 마음 졸였던 가족들의 모습도 이 책에 잘 나와 있다. 


지금이야 인류가 달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폴로 8호 프로젝트가 준비 중이던 당시만 해도 인류가 달에 간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하고 허황된 것으로 여겨졌다. 보먼과 러벨, 앤더스는 죽음을 각오하고 아폴로 8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순간까지 조금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실패가 당연시되고 죽음까지 각오해야 했던 임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결국 훌륭하게 완수해낸 이들의 도전과 헌신이 경이롭고 숭고하게 느껴진다. 아폴로 11호의 성공만큼 아폴로 8호의 성공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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