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민주주의 - 새로운 위기,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야스차 뭉크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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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를 청와대에서 성공적으로 끌어내린 일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옹호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부패하거나 포퓰리즘적인 정부의 권력 공고화를 막기 위해, 시민들은 민주주의적 규칙과 규범의 위반을 적발해야 한다. 포퓰리스트가 전체 국민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리로 나와야만 한다. (239쪽) 


민주정이 군주정보다 나은 정치 체제임은 명백하다. 그렇다고 민주정이 완전무결한 정치 체제인 건 아니다. 지난날 이 나라에서 다수 국민의 이익이 아닌 소수 기득권층을 위한 정치, 사리사욕을 채우고 부정부패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정치를 이용했던 이들을 지도자로 선출한 건 다름 아닌 국민이다. 포퓰리즘에 취약한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미국의 정치학자 야스차 뭉크가 쓴 <위험한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의 부상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고 그 대책까지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에서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가 무너져내리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그리스,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극우정당이 득세했다. 극우정당은 하나같이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이들이 표방하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 향상에 힘쓰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 민족주의와 썩 다르지 않은 '반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이다. 극우정당은 자신들의 반자유주의적 성향을 가리고 민주주의만 내세우며 자신들의 발언을 정당화하고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 한다. 


제2장 '위기는 어디서 왔는가'에서 저자는 현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소셜 미디어, 경제 침체, 정체성 등이 있다. 소셜 미디어는 정보를 전파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지만, 가짜 뉴스를 전파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부정적인 역할도 한다.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한정된 부와 자원을 둘러싼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성별, 종교, 민족, 성적 정체성 등에 따른 다양화, 다원화가 심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의 협력과 조화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민주주의의 위기로 작용한다. 


제3장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 저자는 박근혜를 탄핵하고 적폐 청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한민국 촛불 혁명을 긍정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최고 권력자의 지위를 남용해 부정부패를 일삼은 지도자는 박근혜 외에도 많다. 하지만 최고 권력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한 예는 촛불 혁명 외에 거의 없다. 저자는 포퓰리스트들이 앞으로 다시는 권력을 잡지 못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촛불 혁명처럼 직접적이고 강력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촛불 혁명에 참여했던 1인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위기의 한국 민주주의를 촛불 혁명이 구했다는 분석을 읽으니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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