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HaHa)
오시키리 렌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자신을 이 세상에 낳아준 인간의 반평생. 

거기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존재할 텐데, 자식 입장에서 그게 재미없을 리가 없지. 

역사 수업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 얘기는 잔뜩 들었지만 

눈앞에 있는 엄마의 역사는 아무것도 몰라. 


언젠가 엄마가 죽고 없을 때 

엄마 얘기를 좀 더 들어줄 걸 하면서 후회에 파묻혀 눈물 흘리는 건 싫다. 

엄마의 인생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도 부모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라면 

부모의 반평생에 관심을 가지고 경의를 표하며 인생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하나의 효도. 


'하하'는 일본어로 어머니[母]라는 뜻이다. 오시키리 렌스케의 만화 <하하>도 어머니에 관한 만화다. 그것도 작가 자신의 어머니 노부에의 반평생을 그린 만화. 주인공 '노부'는 시모노세키의 한 여관집 딸이다. 경찰서장인 아버지는 딸을 엄격하게 대했고, 여관 주인인 어머니는 여관 일이 바빠서 딸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노부는 그런 부모에 대한 반발심으로 비뚤어진 학창 시절을 보냈다. 허구한 날 싸움질을 했고, 학생 신분인데 술을 마셨다. 노부는 부모의 꾸중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런 노부를 바꾼 건 어떤 이별이다...


만화는 노부의 아들 료타(a.k.a 오시키리 렌스케, 즉 만화가 본인)가 어머니 노부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료타는 만화가로 성공하겠다는 큰 꿈을 품고 집을 떠났다가 현재는 다시 어머니 집으로 들어와 얹혀사는 중이다. 노부는 아들 료타에게 그 정도 실패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기운 내라는 의미로 자신의 예전 이야기를 들려준다. 료타는 허구한 날 잔소리만 늘어놓는 평범한 아줌마인 줄 알았던 엄마에게 영화보다 흥미진진하고 드라마보다 기구한 과거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노부는 '어떤 이별'을 겪은 후에 비로소 부모님이 자신에게 했던 잔소리가 결코 쓸데없는 꾸지람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 자식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밉보이지 않고 상처 입지 않도록 미리 해주었던 쓴소리라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이 떠난 후에 후회해봤자 이미 늦다. 그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놓는 엄마 노부와, 그런 엄마를 경탄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아들 료타. 이제 두 사람은 전보다 더 잘 지낼 수 있겠지?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감동 만화를 찾는 독자에게 이 만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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