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미래는 들은 적 없어! 1
야스코 지음, 김진수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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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요는 얼굴도 예쁘장하고 성격도 괜찮아서 남자들한테 그럭저럭 인기가 많은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카요의 목표는 이 남자 저 남자 두루두루 만나다가 대학 때 만난 2,3살 많은 사람이랑 24,5살 정도에 결혼하는 것. 현재의 스펙과 이성으로부터의 인기를 감안하면 무리 없이 이룰 수 있는 목표로 보인다(적어도 카요 자신에게는). 


그러던 어느 날, 카요 앞에 웬 서른 살 먹은 여자가 음침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런 말을 한다. "내 이름은 하나조노 카요. 13년 후 미래에서 온 서른 살의 너란다. 넌 서른 살까지 독신이야." 카요는 인기가 없어서 머리가 이상해진 아줌마가 어린 데다가 예쁘기까지 한 나를 질투해 이런 저주를 하는 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잘 보니 아줌마의 곱슬머리며, 처진 눈이며, 손톱 모양까지 카요와 똑같다. 심지어 성명과 생년월일을 증명하는 (미래에서 온) 신분증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증거는, 이 아줌마가 카요가 실은 소꿉친구인 신노스케를 좋아하면서 고백도 안 하고 헛꿈이나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서른 살의 카요는 얼마 전 신노스케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던 사람과 결혼했고, 그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자신이 신노스케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 후회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해 신노스케의 신부가 되라고 카요의 등을 떠민다.


이리하여 열일곱 살의 카요와 미래에서 온 서른 살의 카요가 합심해 신노스케의 신부 자리를 노리는 작전이 시작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카요와 신노스케는 어릴 때만 해도 함께 농구를 하며 놀 정도로 친했지만, 나이가 들고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서로 말도 잘 안 하고, 어쩌다 말을 해도 반드시 싸움으로 끝이 났다.





카요는 솔직하지 못한 성격 탓에 신노스케가 좋아도 좋다고 말을 못하고, 신노스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말만 자꾸 해서 신노스케의 오해를 산다(그때마다 서른 살의 카요가 나타나 열일곱 살의 카요한테 화내는 모습이 엄청 웃기다. 일본 순정 만화라고는 믿기 힘든 과격한 대사와 장면 ㅋㅋㅋ). 이 상태만으로도 심각한데 카요를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까지 나타나 서른 살 카요의 분노 게이지는 점점 높아지고, 열일곱 살 카요의 핑크빛 미래는 점점 멀어진다(우짤꼬 ㅋㅋㅋ). 


여기에 서른 살의 카요처럼 미래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등장하면서, 안 그래도 복잡한 이야기가 더욱 복잡해진다. 과연 카요는 신노스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해 자신이 바라던 핑크빛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신노스케 따위 포기하고 지금부터라도 마음잡고 공부해 남자 없이 잘 사는 삶을 준비하는 게 나을까(개인적으로 이쪽에 한 표 ㅋㅋㅋ). '서른 살까지 결혼 못한 것 가지고 뭘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은 걸 제외하면 시종일관 호호 하하 웃으며 볼 수 있는 유쾌한 코믹 로맨스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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