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심리학 - 너의 마음속이 보여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과 의사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 속이 보일까, 안 보일까? 나는 당연히 보일 줄 알았는데, <위험한 심리학>을 쓴 정신과 의사 송형석에 따르면 '보인다'는 정답이 아니다. 그렇다고 '안 보인다'가 정답인 것도 아니다. 정신과 의사가 일반인에 비해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더욱 잘 파악하는 건 맞지만, 상대방이 숨기고 있는 진짜 속내나 깊은 의도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어쭙잖은 심리학 지식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척, 간파한 척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은 정신과 의사에게도 적용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이런 경고와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과 문제 인간의 유형과 그 대비책이 나온다.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로는 겉모습, 사소한 행동, 말투, 눈길, 말의 속도와 간격 등 사람을 간파하는 단서를 활용하는 법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대상관계 이론, 자기 심리학, 융의 인격 분류 등 심리학 이론을 참고하는 법이 있다. 


사람을 간파하는 단서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말의 속도와 간격이다. 정말 친한 사이끼리 신나게 대화할 때 두 사람의 대화 간격은 -1초 이하다. 정말 친한 사이라면 상대방이 말을 끝내기 전에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할 말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이를 반대로 이용하면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과 거리를 둘 수 있다. 즉,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말을 걸 때 가능한 한 천천히 대답하거나 느리게 반응하면 상대는 자연히 답답함을 느끼고 나에게 말을 걸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그래도 내가 싫어하는 걸 눈치를 못 챈다면 그건 내 운명ㅠㅠ). 


문제 인간의 유형은 크게 관심에 목마른 사람들, 타인에게 관심 없는 사람들,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도 아랫사람 부리듯 명령하는 사람, 쉽게 화를 내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문제 인간인 건 알겠는데, 외모와 상관없이 사람이 '너무' 멋있거나 선하면 그 또한 문제 인간일 수 있다니 놀랍다. "인간이 천사인 척한다면 분명히 어디에선가는 악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은 약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극복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멋있는 사람, 착한 사람을 너무 좋아하지 말고 먼저 의심해보시라. 


이 책을 구입하면 더 이상 이상한 사람에게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문제 인간 대비책>이라는 특별 부력이 딸려 온다. 책에 나온 문제 인간의 유형과 그에 대한 대처법을 그야말로 요점만 간추려서 알려주는 책이다. 하루를 시작할 때 이 책을 읽으며 그날 만나게 될 인간 군상을 미리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아보는 건 어떨까(실은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