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수상한 서재 1
김수안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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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것들을 손에 넣는 대신, 현재 가진 것들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면 그래도 행복할까?' 제7회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수상작 <암보스>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한 여자가 병원에서 눈을 뜬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을 때 검은색 유리 너머로 보이는 얼굴은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다. 자신이 이한나라고 주장하는 여자를 두고 주위 사람들은 혀를 쯧쯧 찬다. 여자의 침대 머리맡에 적혀 있는 이름은 강유진. 여자는 유리 너머로 보이는, 100킬로그램은 족히 넘을 것 같은 여자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자는 우여곡절 끝에 현재 여자를 대신해 이한나로 살고 있는 강유진을 찾아낸다. 서로의 몸이 뒤바뀐 것을 인정한 한나와 유진은 둘 사이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신문 기자인 한나는 <글루미 선데이>라는 소설을 읽고 자살한 사람에 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글루미 선데이>를 쓴 작가가 바로 유진이고, 안 그래도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며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던 유진은 한나가 쓴 기사를 읽고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렇게 한나는 유진으로, 유진은 한나로 살아가는 날들이 시작된다. 


처음에 한나는 좋았다. 돈 뜯어가는 가족도 없고 특종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글을 써도 되니 편하고 자유로웠다. 하지만 유진이 한나의 몸으로 한나의 가족을 만나고 기자 일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나는 유진에게 자신의 인생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둘의 몸이 다시 바뀌지 않으면 자신은 100킬로그램이 넘는 몸에 갇혀 평생 유진의 들러리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이때 하천에서 한 젊은 여성의 시체가 떠오른다. 경찰은 수사를 하다가 이 여성의 죽기 전에 유진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유진을 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면 나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암보스>는 여느 유명 스릴러 소설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작품이다. 인물의 몸이 바뀌었다는 설정 자체는 진부하지만, 몸이 바뀐 사실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간의 두뇌 싸움이 긴장감 넘치고, 몸이 바뀐 후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동요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여성 대상 범죄를 일종의 '눈요기'로 전락시키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든다. 여성 혐오, 시선 폭력, 스토킹, 성희롱, 성폭행 등 여성 대상 범죄의 발생과 경과를 이야기 속에 잘 녹여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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