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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자서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11월
평점 :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자서전이다. 나는 어쩌다 영화를 찍게 되었나, 영화를 찍을 때 주로 무엇을 생각하나 등에 관해 쓴 에세이로 보아도 무방하다.
1962년생인 저자는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답게 텔레비전과 비디오, 영화, 출판, 만화 등의 수혜를 엄청나게 받았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폭넓은 대중성과 폭발적인 전파력을 지닌 텔레비전에 열광한 '텔레비전 키드'였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텔레비전 관련 강의라면 타 학교 강의도 청강할 만큼 텔레비전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졸업 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사에 들어간 저자는 재일한국인, 미나마타병 환자, 대안학교 학생 등을 취재한 '문제작'을 주로 만들었다. 이 중에 미나마타병 환자 처리를 두고 고심 끝에 자살한 고위 관료를 취재한 작품이 화제를 모았고, 이를 계기로 남편과 사별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환상의 빛>을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저자는 텔레비전 키드였고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만큼 영화감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지금도 텔레비전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2012년 <고잉 마이 홈>으로 생애 첫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을 했을 때에는 어린 시절의 꿈 하나를 이루게 되어 내심 무척 기뻤다고 한다(시청률 경쟁에 참패해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화 이야기 중에는 캐스팅 비화나 촬영 후일담이 흥미롭다.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도>의 주연을 맡은 아베 히로시는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해 큰 키로 어설프게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있어서 캐스팅했다. <공기인형>의 주연 배두나에 대해서는 모니터를 보지 않고도 화면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계산하고 움직일 만큼 프로 정신이 대단한 배우라고 극찬한다.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인데도 저자에게 먼저 연락해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큰 역할이면 더 좋고) 작품을 함께 해보고 싶다고 부탁했다. 그렇게 그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주연이 되었다(그렇게 주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