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봄다운 날씨가 이어지나 했더니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네요. 덕분에 미세먼지가 덜한 건 좋지만, 주말을 맞아 모처럼 영화관 나들이를 하기로 한 날이라서 날씨가 맑았으면 했는데 말이죠. 


오늘 보기로 한 영화는 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입니다. 이로써 <더플랜>-<저수지게임>-<그날 바다>로 이어지는 '프로젝트 不' 3부작을 모두 보게 되네요. 저는 사실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 데다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는 집에서 보는 걸 선호하는데, 어쩌다 보니 '프로젝트 不' 3부작 중 두 편은 극장에서, 그것도 무대인사가 포함된 회차로 보았고, 볼 예정입니다. 저처럼 게으른 인간도 일부러 영화표 예매하고 영화관에 가게 만드는 '힘'은 세상을 바꿔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일까요, 오랜 세월 정치에 무관심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일까요...암튼 <그날 바다>는 세 편 중에서도 가장 슬프고 마음 아픈 영화일 것 같아서 손수건을 꼭 챙겨갈 예정입니다.


그럼 그동안 산 책들을 소개합니다.



그동안 말로만 명성을 전해들었던 마쓰이에 히사시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와 신작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을 구입했습니다. 둘 다 제목이 신선하네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는 현대 건축에 의문을 품고 느리지만 천천히, 인간의 삶을 만들어가는 건축가에 관한 이야기,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은 혼자 사는 남성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어딘지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이나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이 연상되네요. 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은 문학평론가 신형철 님께서 강추하신 책이라고 해서 구입해봤습니다. 작가도 작품도 전혀 모르는데도 믿을 만한 분이 추천을 하시면 이렇게 구입을 하게 되네요(귀가 팔랑팔랑). 부디 재미있기를 바랍니다.


<픽션들>은 <보르헤스의 말>이라는 책을 사놓고 보르헤스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한 게 뒤늦게 떠올라서 보르헤스의 대표작부터 읽어보려고 구입했습니다. 일본 문학을 주로 읽다보니 서양 문학은 유명한데도 못 읽어본 작품이 아주 많습니다. 이참에 '보르헤스 월드의 매력'이 뭔지 조금이라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는 창비에서 나온 안재성 작가의 소설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남한으로 파견된 고위 간부가 인천상륙작전 이후 포로로 잡혀 10년형을 선고받고 고생하는 이야기를 그린 실화 소설인데요, 단숨에 읽었을 만큼 흡인력이 높고 이야기가 가진 힘도 상당합니다. 일제강점기~미군정기~한국전쟁 시기에 대해 제가 가진 지식은 교과서에서 배운 수준을 넘지 않는데, 최근 <세 여자>나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같은 소설을 읽으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역사 소설, 실화 소설은 꾸준히 읽어나갈 생각입니다.








<집 놀이>는 김진애 전 의원님의 신작입니다. 김진애 전 의원님은 건축가이자 정치인이자 작가이자... 정말 다재다능하시고 열정도 많은 분이시죠. 예전에 <책으로 트다>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신 적도 있고요. 이분이 쓰신 책도 꾸준히 읽어왔는데 이번 책은 어떨지 기대되어 구입해봤습니다. 집에 관한 책이면서 집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주거 생활, 라이프스타일, 가족 문제 등등을 아우르는 책이기도 한 것 같아 기대됩니다.




민중의 소리 이완배 기자님의 책 <한국 재벌 흑역사> 상, 하권도 구입했습니다. 이런 책은 민중의 소리 & 이완배 기자님 후원하는 셈치고 그냥 구입해야죠. 물론 책 내용도 꼭꼭 씹어 읽겠습니다.


 









마지막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과 마리 유키코의 <갱년기 소녀>입니다. <파묻힌 거인>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에 구입해서 읽다가 끝까지 못 읽고 팔아버렸는데 중고서점에서 새 책 같은 헌 책을 만난 김에 이번엔 끝까지 읽어보려고 구입했습니다. 과연 저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요 ㄷㄷㄷ


<갱년기 소녀>는 얼마 전 이다혜 기자의 <아무튼, 스릴러>를 읽으면서 재밌겠다 싶어 기억해둔 책인데 마침 중고서점에 있길래 구입했습니다. 4,50대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팬클럽 내에서 벌어지는 알력과 다툼을 그린 소설이라는데 엄청 재미있을 것 같은 예감이 ㅎㅎㅎ <아무튼, 스릴러>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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