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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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열광하며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궁금하다면 <나우 매거진 Vol. 2 : TAIPEI>를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브랜드 나우(NAU)와 콘텐츠 그룹 로우프레스가 1년에 2회 발간하는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으로, 타이베이에 살면서 즐겁고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이드북에는 실리지 않는 타이베이 사람들의 생활상을 자세히 소개한다. 





타이베이는 서울과 다른 듯하면서도 많이 닮았다. 세련된 현대식 고층 빌딩과 100년은 족히 넘은 오래된 건물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나 강변에서 산책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서울에서 찍은 사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의 풍경과 비슷하다. 타이베이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인 디화제 재래시장은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과 닮았다. 


타이베이가 서울보다 나은 점은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책 노력과 사회 문화다.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매년 LGBT 행사가 성대하게 열리며, 동북아시아 국가 중 여성 의원의 비율이 가장 높다(2016년에 38%. 한국은 같은 해에 17%). 세계 최초로 트랜스젠더인 오드리 탕이 35세의 젊은 나이로 디지털 총무 정무위원(장관)에 임용되기도 했다. 오드리 탕의 인터뷰가 이 책에 실렸다. 





타이베이에는 자연 친화적이고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장소도 많다. 내가 눈여겨본 장소는 타이베이 시립 도서관 베이터우 분관이다. 줄여서 '베이터우 도서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아름다운 연못과 푸른 수풀이 우거진 베이터우 공원 안에 자리 잡아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목재로 지은 외관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붕에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전력을 충당한다. 도서관 바로 옆엔 베이터우 온천 박물관이 있다. 


대만의 스타벅스 매장은 어떤 모습일까. 스타벅스 방카점은 1930년대 대만 최고의 자산가가 살던 주택을 매장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오래된 영화에서 본 듯한, 붉은 벽돌과 대리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서 은은한 향이 감도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색다른 기분이 들 것 같다. 도시의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현대인들의 취향과 필요에 맞게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는 것은 도시 문화를 보전하는 데 있어서도 좋고 환경에도 좋다. 





별책부록으로 타이베이의 독립 서점과 독립출판, 책과 책을 둘러싼 풍경을 담은 책자가 실려 있다. 독립 서점과 독립출판은 최근 한국에서도 유행이고 타이베이에서도 '핫'한 반응을 얻고 있다. 저마다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타이베이 사람들은 어떤 책을 만들거나 읽고 있을까. 세계에서 국민 1인당 독서량이 가장 많은 나라가 대만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 밖에도 타이베이 사람들이 사랑하는 차(tea), 자전거, 패션, 책, 영화, 서점, 먹거리 등 다채로운 내용이 실려 있다. 시원하게 잘 찍힌 사진과 깔끔한 일러스트, 감각적인 편집도 만족스럽다. 다음엔 어떤 도시가 나우 매거진의 주목을 받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나우 매거진의 판매 수익 전부는 사회적 변화를 위해 환경 단체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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