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다노 : 페도라 (한글자막)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 오페라하우스 명연 시리즈 3
조르다노 (Umberto Giordano) / 아울로스 (Aulos Media)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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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곡부터 와~ 이렇게 서정적일수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쭈욱 따라서 이어지는 선율들이 전반적으로 ‘안드레아 셰니에’보다 나았다. 게다가 미스터리로 시작해 점차 밝혀지는 비밀. 알고보니 ‘토스카’의 빅토리앙 사르두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고.

연출은 시대적 분위기를 잘 살리되 러시아나 파리 사교계의 화려함은 최소화하여 사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도밍고와 프레니의 조합은 아주 이상적이고, 오케스트라도 훌륭하다. 지원되는 한글자막도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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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차이코프스키 : 욜란타 & 스트라빈스키 : 페르세폰
차이콥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외 감독, 그로브스 (Paul / Teatro Real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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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는 처음인데, 와... 관현악이 정말 좋다. 위대한 피아노협주곡과 바이올린협주곡을 남긴 작곡가라는 게 떠올랐다. 르네 왕과 의사의 아리아도 수준급인 걸 보니 차이코프스키가 오페라도 잘 만든 사람이구나 하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반면 스토리는 조금 떨어지는데, 눈먼 공주가 지나가던 기사와 사랑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치료를 받고 눈을 뜬다는, 그리고 뜬금없이 찬양하며 끝을 맺는다. 간증인가? 차이코프스키가 독실한 정교회 신자였던가? 어쨌든 갈등구조는 거의 없다시피 한 이 단막극은 형편없는 대본의 보증수표인 중세의 기사를 소재로 하긴 해도, 다행히 바닥까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유럽인과 무어인의 사랑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

연출은 현대적으로 구성되어, 초반 시간-공간적 배경을 파악하는 데 애를 좀 먹었다. 초미니멀리즘으로 이게 숲인지 뭔지 알 수도 없었지만, 깔끔한 걸 좋아하는 나에게 나쁘지 않았다.

성악진도 훌륭한데, 마드리드 공연임에도 대부분 러시아 가수들인 것 같다. 르네 왕 역과 의사 역의 베이스들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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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푸치니 : 토스카 [한글자막]
푸치니 (Giacomo Puccini) 외 / EuroArts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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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폴라이스가 외모상 토스카에 적합할 거라 생각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외모도, 노래도 잘 안 맞는다. 알바레스는 몸은 비대해졌지만 미성도 더해졌다. 스카르피아 역의 바리톤도 좋았다. 1막 사랑의 이중창은 언제 들어도 좋다.

연출은 내가 본 다섯 편의 토스카 중 대본과 가장 거리가 먼데, 매우 전위적이다. 스카르피아 일당이 동일한 의상, 동일한 머리색과 꽁지머리, 동일한 안경(?)을 쓰고 등장하는데, 매트릭스의 스미스를 연상시킨다. 그들이 빅브라더 또는 아키텍쳐로서 카라바도씨와 토스카를 감시하는 구조. 토스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할 프로덕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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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아트로 레알이 최근 공개한 또다른 방역오페라... 라고 생각했는데, 방역수칙을 완전히 무시했다. 거리두기를 철저히 한 '라 트라비아타'가 반응이 좋지 않았는지, 아니면 이제는 바이러스 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건지...

 

루살카는 발을 다쳐 목발을 짚고 다니는 발레리나로 분했다. 발레리나가 발을 다쳤으니 얼마나 자존감이 바닥이겠는가. 목소리와 맞바꿀 정도로 소중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연출이 솔직히 지루했다. 다만, 루살카 역의 아스믹 그리고리안의 발레 연기는 평가할 만하다. 원래 좀 했는지, 아니면 이 연출을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한건지는 알 수 없으나 발 끝으로 걷기가 진짜 발레리나 같았다. 음악이나 성악은 높이 평가하긴 어렵지만, 그리고리안의 음색만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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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7일 바렌보임이 라 스칼라에서 지휘한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의 반지'가 내가 감상한 100번째 오페라 공연물이 되었다(봤어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 것들은 제외). 그 간 20명의 작곡가의 52편의 작품을 보았는데, 이제 스탠더드로 분류된다는 150개 작품을 보고 이짓을 그만둬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올해는 (시간도 많기도 했지만) 6월부터 몰아서 보기 시작하면서 조금 숨가쁘게 달려왔던 것 같다. 그간 감상한 프로덕션들을 엑셀파일에 정리했는데, 복기하는 의미에서 조금 유치하긴 하지만, 몇가지 순위를 매겨봤다.

 

 *

 

□ 작곡가 별 감상한 작품 수

 

1. 베르디: 11개

 

 

 

 

 

 

 

 

 

 

 

 

베르디는 작품 수도 많거니와 이전 벨칸토 오페라와 다르게 연극적인 요소를 강화한 이탈리아 오페라의 완성자이다. 대중성 뿐 아니라 실험 정신도 뛰어나 '시몬 보카네그라' 같은 독특한 위치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27개 오페라를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에 비유하더라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 깊이를 알고 싶어 우선은 중후기의 작품들만 주로 봤다.

 

2. 푸치니: 7개 

 

 

 

 

 

 

 

 

푸치니의 선율은 가히 최고다. 이전까지 나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작곡가는 슈베르트밖에 없었다. 이탈리아적 감수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현악을 동시에 감상하려면 푸치니만한 게 없는 것 같다. 

 

3. 모차르트: 5개

 

 

 

 

 

 

 

 

 

오페라 처음보기 시작할 때 모차르트의 작품은 '저속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초짜의 오만이었지. '돈 조반니'와 '코지 판 투테'는 나의 최애작품이 되었다(오히려 가장 유명한 '피가로의 결혼'과 '마술피리'는 지루하다). '티토의 자비'와 같은 세리아 역시 괜찮았다.

 

 

□ 작품 별 감상한 프로덕션 수

 1. 라 트라비아타: 12개

'라 트라비아타'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새로운 비올레타, 새로운 연출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2. 리골레토: 6개

이에 비해, 리골레토는 이제 좀 질려서 덜 보는 중. 그래도 '아름다운 아가씨' 4중창은 좋다. 

 

 

 

 

3. 돈 조반니, 일 트로바토레, 라 보엠, 토스카: 각 4개

 

 

 

 

 

 

 

'돈 조반니'는 곧 '라 트라비아타'를 따라잡을 것 같고, '일 트로바토레'는 한때 가장 많이 봤지만 지금은 주춤. 푸치니의 작품은 '토스카'를 더 좋아했지만, 지금은 '라 보엠'과 거의 대등해졌다.

 

 

□ 인상적인 프로덕션 5

가장 재미있게 본, 가장 놀라웠던 프로덕션을 순위 없이 5개 꼽았다. 물론 구력이 쌓이거나 다시 보게 되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돈 조반니(잘츠부르크, 2014)

돈 조반니는 내가 보았던 4개가 다 좋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처음 보았던 이 프로덕션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도 있구나'는 걸 처음으로 느꼈고 끝까지 한시도 지루하지 않았다. 연출 자체는 평범하지만, 무엇보다 석상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다르칸젤로의 연기는 정열적이면서도 느끼하거나 밉지 않다.

 

 

 

 

피에라브라스(취리히, 2007)

나는 오페라를 보기 전 슈베르트를 매우매우 좋아했다. 그런데 처음 보았던 잘츠부르크 공연이 충격적으로 재미가 없어 좌절했는데, 두번째로 본 클라우스 구트의 이 프로덕션은 충격적일 만큼 재미있었다. 작곡가가 이 오페라를 기획한다는 설정을 보면서, 구로사와 아키라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이 허접해도 연출이 좋으면 통한다.

 

 

 

 

라 트라비아타(잘츠부르크, 2005)

두말할 필요 없는 오페라 공연물의 레전드. 미니멀리즘 공연 중에서도 이만한 걸 보기는 당분간 힘들 것 같다. 무대 디자인도 대단하지만, 내내 무대 위를 배회하는 노인의 정체는 '유주얼 서스펙트' 급의 반전이었다. 

 

 

 

 

 

 

라 트라비아타(라 페니체, 2006)

Top 5에 '라 트라비아타'를 두 개 꼽더라도 갈등이 없다. 그러나 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부먹이냐 찍먹이냐와 같이 심각한 실존적 고민에 직면하게 된다. 로버트 카슨이 연출한 이 프로덕션을 보고비로소 내가 이 작품을 진짜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 비판적 메시지는 그 어느 프로덕션보다도 강렬하다.

 

 

 

 

루살카(뮌헨, 2010)

패륜적인데 무대감독의 똘끼가 상상을 초월한다. 원작의 동화같은 이야기와 오스트리아 등에서 발생한 두 개의 감금-성폭력 사건을 믹스했는데, 대본에 맞춰 이야기를 전개하는 걸 보면서 도대체 인간의 상상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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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읽기 2022-04-0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감삼평 잘봤습니다 덕분에 뭘볼까 고민하는 초보인 저에게 길잡이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