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100일 정진  94일차

 

力拔山兮氣蓋世(역발산혜 기개세) / 힘은 산을 뽑고 기세는 세상을 덮을만 하나

時不利兮騅不逝(시불리혜 추불서) / 때가 불리하니 오추마마저 달리지 않는구나

騅不逝兮可奈何(추불서혜 가내하) / 오추마가 달리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나

虞兮虞兮奈若何(우혜우혜 내약하) / 우희여 우희여 그대를 어찌 해야 하나!

- 해하가(垓下歌)/ 항우(項羽)

 

깊은 , 온 진영 곳곳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 가락은 잠 못이루는 병사들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초나라 대장의 막사 안에서 술을 마시던 항우도 울적해지며 <해하가>를 읆조린다.

진의 마지막 명장 장한을 상대로 펼쳤던 거록 전투의 대승리, 팽성을 점령한 유방의 56만 대군을 3만 정예병으로 처참히 깨 부수었던 팽성 전투. 그리고 수 많은 고함과 비명 속의 전투 속에서 항우는 애마 오추마를 타고 피 바람 부는 전장의 흙 먼지를 뚫고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항우의 무용(武勇), 이제 우희의 볼에 흐르는 눈물처럼 서서히 지워질 차례가 되었다.

경극 <패왕별희>의 백미는 그 사랑하던 항우의 여인, 우희가 가날프게 항우의 장검으로 목을 긋는 장면이다. 서초패왕 항우와 우희의 마지막 이별, 이들은 이제 곧 저승에서 다시 만날 것이지만 애절함은 더욱 깊어진다.

 

今日固決死,願為諸君快戰,必三勝之(금일고결사, 원위제군쾌전, 필삼승지)

令諸君知天亡我,非戰之罪也 (영제군지천망아, 비전지죄야)

오늘은 죽기로 했다. 너희를 위해 통쾌하게 싸워 반드시 세 번 이겨 보이겠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것이지, 전투의 잘못이 아님을 너희가 알게 하겠다.

 - 사기. 항우본기 / 사마천 중에서

 

, 항우는 힘이 없어서 진 것이 아니다.

다만 하늘이 유방을 선택했을 !

지금부터 그것을 증명해 보이겠다.

 

너무나도 압도적으로 강했던 서초패왕, 스스로 봉황이 되어 하늘을 날아 올랐으나, 한 낱 참새떼 같은 유방의 패거리에게 쫓김을 당할지 어찌 알았으랴.

항우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따르던 부하들을 배에 태워 떠나 보내고 홀로 유방의 백만 대군 앞에 섰다.

압도적인 수의 병사지만 아무도 감히 혼자인 항우를 대적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는 이미 충분히 자신을 하늘을 향해 증명했다.

이제 마지막 순간이 왔다.

항우는 유유히 흐르는 오강(烏江) 뒤로 , 자신을 맹렬하게 불 태웠던 운명의 불꽃을 스스로 소멸시켰다.

그의 나이 31세였다.

항우는 그날 이후 전설이 되었다.

 

사실 <초한지>의 이야기는 <삼국지> 보다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입체적인 면은 훨씬 다양하다.

그들이 당시에 선택했던 사항들이 이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역사적 사실을 통해 바로 확인할 있다.

등장 인물들의 교훈은 2천년이 훨씬 옛날 이야기 이지만 아직도 유용하다.

진시황의 야심, 이사의 공포, 조고의 술수, 장량의 도의, 소하의 분석, 유방의 똘기, 항우의 패기, 한신의 비루함 등은 우리 마음속의 감춰진 본성과 다르지 않다.

역사속 박제된 인물들을 현재로 소환하여 그들의 마음 속을 마음에 비추어 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초한지는 인간에 대해 지칠 한번 씩 곁에 두고 읽어 보면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본다.

 

초한지는 우리의 마음 이야기다.

우희여! 우히여!

마음을 나는 어찌 것인가.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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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4-03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패왕 항우를 잊지 못함은 역발산기개세의 힘과 의지가 아니라 우희를 향한 순정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