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100일 정진,  39일차

<六塵不惡/육진불오/육진을 미워하지 않으면

還同正覺/환동정각/ 도리어 정각과 동일함이니라>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주인공 네오(Neo)는 세상이 매트릭스임을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그때 그에게 선택지가 주어진다.

파란 약을 먹으면 그동안 살아왔던 대로 일 없이 계속 평소와 다를 없는 일상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빨간 약을 먹게 되면, 그 동안 살아왔던 것에서 벗어나 세상의 실체를 알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만약 나에게 파란 약과 빨간 약의 선택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세상이 연극의 무대였음을 깨닫는 순간이 언제 일까.

아마도 우리는 사는 동안에는 알아 차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죽는 것을 경험하는 순간이 이르러서야 어쩌면 알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을 통해 나의 죽음을 생각해 , 내 죽음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한 번 뿐이다.

나의 죽음을 체험할 있는 순간이 태어나서 한번 뿐이라니.

 

붓다는 이러한 세상의 구조를 깊이 관조한 마지막에 결론을 내렸다.

세상은 고해(苦海), 즉 '고의 바다' 라고 했다.

가난하고, 비참하고, 억울하게 사는 것만이 고통이 아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물질적인 부를 쌓고, 미남 미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도 바로 고통이라고 한 것이다.

붓다는 세상을 고라고 했을까.

우리는 생노병사(生老病死)를 겪어야만 하는 것일까.

붓다는 이러한 질문에 빨간 약을 내놓았다.

 

마치 네오가 먹게 되는 빨간 처럼 말이다.

붓다는 세상이 연극이자 환상임을 오랜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어 냈다.

그리고 그의 깨달음은 그의 후예를 자처하는 수행자들에 의해 다듬어져 이어져왔다.

붓다는 사성제를 비롯한 팔정도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체질에 따라 맞는 빨간 약을 만들었다.

그래서 불교의 빨간 약은 너무나도 많다.

신심명도 그러한 빨간 중에 하나이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느끼는 감각들을 통해서 밖에 할 수 없다.

감각은 내가 있음과 내가 경험하는 세상을 생생하게 인식하는 도구이자 자신과도 같다.

그러나 그렇게 인식되는 나와 세상이, 사실은 하나의 무대이고, 꿈과 같은 환영이라면.

어느 누가 믿을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붓다와 그의 후예들이 남겨 놓은 가르침을 통해 그와 같은 사실을 직접 마주해야 한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그대는 빨간약을 먹을 것인가.

 

욕취일승(欲趣一乘) 일승으로 나아가고자 하거든

물오육진(勿惡六塵) 육진을 미워하지 말라

육진불오(六塵不惡) 육진을 미워하지 않으면

환동정각(還同正覺) 도리어 정각과 동일함이니라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이 육진이라는 번뇌의 티끌이라면 육진을 버려할 것인가.

신심명은 단호히 말한다.

육진을 미워하지 마라.

그랬을까.

이것이 바로 빨간 약을 먹어야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六塵: 여섯 육, 티끌 진: 여섯 가지 티끌,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여섯 가지 인식의 뿌리에 해당하는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 (色聲香味觸法) 즉, , 소리, 냄새, 맛, 감촉,  육경(六境)  만나서 생기는 번뇌의 티끌.

不惡:: 아닐 , 미워할 오:  미워하지 아니하면  

還同: 돌아올 , 같을 동 : 같이 돌아온다. 즉 하나로 돌아온다.

正覺: 바를 , 깨달을 각: 바르게 깨닫는다.


 

By Dharma & Mah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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