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초한전 - 새로운 전쟁의 도래
이지용 지음 / 에포크미디어코리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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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절 연휴 기간은 여러 책들을 읽었다.

경제 분야와 철학 그리고 소설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안나가졌다.

그러다 초한전이란 책을 집어 들었다.

초한전을 읽는 동안, 얼마전 썼던100만 요우커에 대한 씁슬한 우려가 현실적인 걱정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2011년에 발생했던 사건이 떠올랐다.


2011 3, 당시 이명박 정부 시절, 중국 상하이에서는 상하이 스캔들이란 이름으로 치정(痴情)에 얽힌 공직자 기강 문제가 교민 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다.

상하이 총영사관에 근무하던 영사들과 중국인 여성 덩신밍邓新明)이란 사람과 얽힌 스캔들이었다.

덩신밍은 비자 브로커 역할을 하며 총영사관의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사적으로 금전적 이익을 취했으며 또한 당시 정부 및 야당 고위 인사 200여명의 개인 정보를 빼어갔다. 이 스캔들은 영사 H 그리고 그외 영사들 과의 복잡한 치정 관계로 인해 덩신밍의 남편이었던 K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 지게 된 것이다.


덩신밍은 아마도 2011년 전 보다 훨씬 전에 당시 영사 H와 알게 되었는데 우연히 덩신밍이 H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내면서 그들의 치정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덩신밍에게 H는 호감을 느꼈고 이후 덩신밍과의 자주 만남을 하면서 자연스레 덩신밍은 상해 총영사관과 친분을 맺게 되었다.

덩신밍은 이후 비자 브로커로 변신했고, 중국인들의 한국 비자는 덩신밍을 통해야먄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영사관과 모종의 거래를 맺은 것이다. 이후 이런 행위를 못 마땅한 다른 영사들의 반발에도 덩신밍은 오히려 이의를 제기한 한국인 영사에게 "중국에서 죽고 싶냐? 아이들 제대로 키울 수 있을 것 같냐?" 는 협박성 말들을 서슴없이 뱉었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H외에도 다른 영사와도 관계를 맺었고 어떤 영사는 "자신의 사랑이 변한다면 손가락을 자르겠다" 는 각서를 썼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것은 모두 스캔들이 터지고 정부 인사가 영사들을 상대로 얻어낸 조사에 불과하다.

실제 스캔들을 조사하러 온 감찰조는 정작 사건의 핵심인 덩신밍을 만나지조차 못했다. 중국에서 중국인을 취조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민감한 사안은 외교문제로 비화가 되기 때문에 중국쪽 공안은 협조를 안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후 덩신밍에 대해 전해지는 소식은 없다. 공식석상에서 그녀의 존재는 완전히 사라졌다.

우리측 조사는 덩신밍은 단순한 브로커로 밝혔고 공직자 기강 문제로 결론을 냈다.

과연 단순한 치정에 얽힌 브로커일까? 아니면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 였을까?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김영기 총영사를 파견했다. 당시 자료를 보면 그의 총영사라는 직함은 외교적 실무가 없는 낙하산 인사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고위 공무원들의 해외 파견은 국내에서 고생했던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강했다고 한다. 즉 놀러 온 것이다.

그는 파견 이후 전노무현 정부시절에 파견되었던 H영사와는 서로 사이가 맞지 않는 사이였다고 한다. 즉 현정부 인사와 전정부 인사간의 알력 다툼이 존재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권력의 다툼 끝에 상하이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스캔들이 터졌지만, H영사와 덩신밍의 관계는 이미 그 정권 교체기 전부터 이어져 온 셈이다.


이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비자 없이 국내에 온 중국인들이 전부 관광객이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겠지만 그중 만에 하나라도 범죄와 국가 보안에 관련된 일을 수행하러 온 자들이라면?

단순한 음모론으로 여기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나 조짐이 안 좋다.


중국어로 공작工作 이라고 하면 업무, 일 로 번역한다.

여기다 비밀(秘密)을 붙히면 비밀공작, 즉 스파이 업무가 된다.

덩신밍의 브로커는 어쩌면 비밀 공작을 위장하기 위한 업무가 아니였을까?

그에 대한 판단은 이제 우리 각자가 해야 한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판단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초한전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우리는 또다른 덩신밍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한전(超限战)은 조용히 작동중인 전쟁이다. 총도 미사일도 탱크가 필요가 없는 전쟁이기도 하다. 덩신밍의 출현은 스캔들이 아닌 패턴일 수도 있다.

우리들의 무관심과 안일함 속에 파고드는 비밀공작에 대해 깨닫게 될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하인리히 법칙에 지배당한 후가 될 것이다.

초한전, 이미 시작되었다.

전장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다.

누가 먼저 깨어날 것인가?

그 답은 각자의 마음에 있다.

잠든 마음을 깨우는 것, 그것이야 말로 가장 조용한 전쟁에서 첫 승리가 될 것이다.

🖋 Dharma & Maheal


결론은 아무런 규칙도 없고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초한전의 핵심이다. - P68

한 사회 상위 5% 집단을 제거하면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한 것과 마찬가지다.5% 엘리트 계층이 정권과 안보의 핵심이므로 이들을 제거하면서 정부 권력과 무력(정권, 군대, 경찰, 사법, 언론 등)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04

강고한 보루를 공략하는 가장 쉬운 길은 내부에서부터의 붕괴다.
레닌Lenin - P120

중국과 함께 가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중략....
우리가 잊은, 또는 애써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바로 중국은 중국공산당 일당독재의 전체주의 국가이고, 중화민족주의로 무장되었으며, 패권을 장악해 국제 정치 질서를 자기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팽창 정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이다. - P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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