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관노트
2025년5월25일 /변화는 아주 천천히
어제는 배드민턴 승급대회를 치렀다. 작년 하반기에 B조로 승급한 후 첫 대회라 이번 승급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진표를 보고 혹시 1승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지만, 역시 5전 전패.
배드민턴 승급에서 가장 큰 벽은 D조에서 C조, B조에서 A조로 올라가는 구간이다.
인원이 가장 많고, 고인물도 넘쳐나는 말 그대로 개미지옥이다.
아마 당분간 이B 조에서 허우적거릴 것 같다.
빠르면 1년, 보통 3년, 늦으면 5년까지 B조에서 나도 고인물이 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A조에 도달하려면 기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또 정신적으로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
후아… 5년이라. 변화는 정말 아주 천천히 온다.
연습장 열 번째날 (2025.5.25)
오늘은 일요일이라 서둘러 연습장 엘 갔다.
지난주말엔 30분을 기다렸다 입장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100개를 치고, 또 다시 100개를 쳤다.
9번 아이언과 7번 아이언만 썼다. 여전히 공은 높이 뜨고, 길게 뻗지를 않는다.
중간에 몇 번, 공이 시원하게 뻗어 나갔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나는 똑 같이 스윙한 것 같은데, 그 다음엔 또 슬라이스에, 땅볼에, 허공으로 뜨는 공만 보인다.
길게 뻗는 공을 어떻게 쳤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촬영 삼각대를 사서 내 스윙을 찍어야 할까?
배드민턴도 그랬다.
시합 영상을 보고 내 자세를 스스로 점검했다. 아마 골프도 그래야 할 것이다.
운동이든 수행이든, 자기 자신의 동작을 가장 잘 모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대부분은 자기 자세가 맞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하다.
선가에서 ‘눈 밝은 스승’이란 바로 그 뜻이다. 수련의 길은 어둡고, 나는 나를 모른다.
스스로가 밝아지기 까지는 그 눈이 필요하다. 아직 눈 밝은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해도 스스로 자주 거울을 봐야 한다.
헬스장이나 무도장에 거울이 있는 이유가 자신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가 자신의 자세를 교정하라는 뜻이다.
일단 삼각대를 사야겠다.
연습장에서 고정된 삼각대를 놓아 두고 내 스윙 자세를 찍는 상상을 하니 좀 부끄럽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이렇게 라도 내 자신의 잘못된 자세를 봐야 한다.
그리고 변화해야 한다. 아주 천천히, 하지만 분명히…
by Dharma & Mah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