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 1월11일
오늘의정진: 直截根源佛所印 (직절근원불소인) 근원을 바로 끊으면 부처의 도장 받을 것이요.
- 100일 정진, 17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열 여섯 번째 구절은
<決定說表眞承, 有人不肯任情徵 (결정설표진승, 유인불긍임정징 )
결정된 말씀과 참됨의 나타남을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긍정치 않고 정에 따라 구하고 있다> 였다.
확실한 진리의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따라 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고 전혀 다른 길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는 사람이 볼 때는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그 또한 그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과정일 수도 있다.
비록 헤매고 고생은 하겠지만 자신의 목적지만 결코 잊지 않는다면 결국 다 같은 목적지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헤르만 헤세가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 진리의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라고…
오늘은 열 일곱 번째 구절
直截根源佛所印 (곧 직, 끊을 절, 뿌리 근, 근본 원, 부처 불, 바 소, 도장 인 )
직절근원불소인/ 근원을 바로 끊으면 부처의 도장 받을 것이요.
摘葉尋枝我不能 (딸 적, 잎 옆, 찾을 심, 가지 지, 나 아, 아닐 불, 능할 능)
적엽심지아불능 / 잎을 따고 가지를 찾음은 내 할 바가 아니요.
불교에서는 진리에 대한 비유를 나무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는 땅 속 깊이 뿌리가 있고, 땅 위로 줄기를 따라 가지와 잎들이 뻗어 나와져 있다.
뿌리는 흙에 덮혀 눈에 보이지 않고, 가지와 잎은 눈에 보인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위 세계와 눈에 보이는 유위 세계로 나눠서 설명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나무에 뿌리가 없다고 할 수 있는가?
눈에 보이는 것 만이 다가 아니라는 뜻이다.
무위법과 유위법이 함께 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세계이다.
어느 하나만으로 세계는 구성되지 않는다.
나무 가지와 잎에다가 물과 양분을 준다고 나무가 자라는 게 아니다.
나무 뿌리에다 양분을 줘야만 나무의 가지와 잎에도 영양분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뿌리가 나무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하기 때문에 흙에 가려진 땅속의 뿌리를 내 보이지 않는 불성과 같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번 구절에서는 근원을 바로 끊으라고 한다.
진리, 깨달음, 도를 얻으려면 바로 나무의 뿌리를 찾아 파고들어 캐어내 야지, 무슨 가지와 잎을 딸 것인가?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을 찾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깨닫지 못한 사람들은 바로 뿌리를 찾지 않고, 가지와 잎을 따려고만 하는 것과 같다.
눈 앞에 보이는 가지와 잎이 진리가 아니란 말이다.
진리는 땅 속에 가려진 나무 뿌리와 같다.
그러니 밖에서 찾지 말고 안에서 찾자고 선지식들 께서는 말씀 하신다.
내 몸 밖에서 헤매지 말고 내 안의 근원으로 바로 들어가라.
바로 그것만이 부처에게 도장(佛印)을 받는 것, 즉 깨달음의 인증을 받는 것 이라고 영가현각(永嘉玄覺 665~713)스님은 말씀 하신다.
<일일 소견>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본질을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마음의 눈이 어서 빨리 떠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