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과 팔정도 소리 시리즈 7
활성 지음, 김용호 엮음 / 고요한소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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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참선과 팔정도

지은이활 성엮은이 김용호 /고요한 소리

   :  한 여름 밤의 꿈에서 깬 후 지르는 고요한 소리

 



교실의 뭔지 모를 적막감.

긴장감 오지게 흐르는 군대의 점호 시간.

나의 힘들었던 첫 직장 생활에서의 인간 군상들.  이곳에서 벗어 나야 돼.

밖은 컴컴하다. 길을 찾아 헤멘다. 가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어딘지 모르지만 너무 덥다눈에 익은 곳인데... 어디지? 여기서 벗어 나야 돼.

, 어디로가?  안돼!



, 꿈. 꿈이 였구나다행이다.

그런데 나이  50먹고서도 이따위 꿈을 꾸다니.... 이거 악몽아닌가?

땀은 왜 이리 많이 흘렀냐? . 너무 덥다보니  이런 꿈도  꾸는 구나.

이제 다시 눈 감기가 두렵다. 또 꿈을 꾸면 어떻하지?

그저께 한의사가 몸에 열이 많고 내 몸 상태는 허한게 아니라 너무 실해서 문제라고 했는데, 복날이라고 몸 보신 한다고 삼계탕 먹지 말라고 했는데...

진짜 몸이 열이  많긴 많으가  보네.

안되겠다.

일어나야 겠다. 참선이라도 해야지.

지금 한 30분 정도 흩어진 마음을  좀 모아야 겠다.

그래, 30분만 마음을 지켜보자.

오른발위에 왼발 올리고, 허리 곧게 펴고, 양손 살며시 포개고, 턱 당겨 눈을 내리 깔고. ~.

 



그런데 왜, 그런 꿈을 꿨을까?

요즘 회사일이 잘 안풀려서 그런가?  지난주에 큰애가 고3 원서 냈다고 나도 고 3때로 돌아간 건가? 회사에서 속썩이는 애들 한테는 군대식으로 군기를 잡으란 뜻인가?

꿈에서 어떤 암시가 있나? 해몽이나 해 볼까?

아 참,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참선 한다고 자꾸 이런 생각이나 하면 어쩌나?

이런 저런 생각을 말자.

그래, 내 마음 중심을 지켜 봐야지.

...

() 한 곳으로 마음을 몰아서 지켜 봐야지.

, 그런데 지켜 보는 것을 요즘은 다른 말로 '마음 챙김'이라고 하던데.

, 얼마전에 본 <참선과 팔정도> 에서 참선이 바로 팔정도(八正道)의 정념(正念)에 해당 된다고 하네.

정념이 곧 바른 마음 챙김이 되는 거 였다구.

그럼 내가 지금 이렇게 관(: 볼 관)을 한다는 것은 팔정도의 정념과 같은 거 였구나.

부처님께서 초전법륜(初轉法輪: 깨달으신후 최초의 설법) 때 가장 먼저 설하신 것이 팔정도 였다고 하는데, 팔정도 너무 쉬운 법문 아닌가?

바르게 보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뭐든 바르게 하라는 건데.

그런데 이게 왜 대단한 거지?

아차여기서 또 내가 놓치는게 있었네.

뭐든지 안다고 생각 하는 순간 좀 쉽게 보는 경향이 생기지.

쉽게 보는 순간 이미 어긋나게 되는건데... 아직도 내 마음이 그렇네.

(: 계율), (: 선정),(: 지혜)  3()이 곧 팔정도라고 했어.

맞아, 계에 해당되는 것이 정어(正語: 바른 말), 정업(正業: 바른 행위), 정명(正命 바른 생계), 정정진 (正精進 바른 정진) 이고 정에 해당되는 것이 정념(正念: 바른 알아차림),  정정(正定: 바른 집중), 혜에 해당하는 것이 정견(正見: 바른 견해 ), 정사유(定思惟: 바른 생각)가 된다고 하던데.

부처님 께서 팔정도에 바로 불교 수행의 핵심이 다 담겨 있다고 했는데.

그런데 솔직히 나는 팔정도를 거의 무시 하지 않았나?

오직 참선과 관만 하면 된다고 생각 하지 않았나?

모든 도는 통하니까 참선과 관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어쩌면 고정된 생각 이었구나.

이제 보니 기본이 없이 바로 테크닉만 바로 추구 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거였구나.

요새 '도인병(道人病)' 걸린 사람들이 많다더니만 어쩌면 내가 그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공부 좀 하면 편안해지고 뭐든지 한번 보면 대략 스캔이 다 되어서 다 안다는 생각이 올라오지. 이런 현상이 어쩌면 아집 (我執: 나라는 집착), 아만(我慢: 나의 교만함 ),아상(我相: 나라는 고정 관념)의 시초인데 나도 모르게 또 빠질 뻔 했네.

맞아. 계를 뛰어 넘고 바로 정과 혜로 들어 가면 이런 병폐를 유발하게 되지.

계를 지키지 않는 기본도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수행이 더 깊어 지겠나?

결국 팔정도에서 도()'' 을 뜻하는 것 이고 길이 곧 ''인데  도라는 관념을 너무 거창하고 높게 잡고 있는 게 아니 였을까?

맞아. 어쩌면 중국어 중에서 '안다' 는 말을 '知道,不知道', (지도 zhi dao 쯔다오: 안다, 불지도 bu zhi dao 뿌쯔다오: 모른다) 라고 하는데.  얘네들은 노자의 후손 답게 '' 를 그냥 일상 생활어로 쓰고 있었구나.

도를 안다. 길을 안다 라... .

, 그런데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라 했는데...

도는 그냥 이름에 불과 한 것이란 뜻이겠지. 금강경에도 그런 비슷한 말이 나오지 않나?  

역시 도는 길이 맞나 보다. 노자와 부처가 서로 통하는 걸 보니....

결국 팔정도가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핵심이 되는 수행인 것은 확실한데 나는 왜 그동안 너무 쉽게 생각했지?

아휴, 내가 또 망상을 피우고 있구나.

어쨓든 지금 부터 라도 다시 근본으로 돌아 가는거다.

바르게 지켜보기(정념) 를 하려면 먼저 지금 처럼  들떠 있는 마음을 놔야 겠다.

그래야 고요하게 하고 청정하고 맑아지도록 해야 겠지?

생각이 많다는 것은 내 지금 상태가 아직 고요하지 않다는 증거야.

그래, 다시 또 내 근본을 비추어 지켜봐야지.

그래서 이걸 회광반조(回光返照)라고 하지 않았던가?

공부가 깊어지면 세밀해 진다고 하던데.... 현미경으로 보듯이 샅샅히 톺아 보는 경지까지 이르면 좋겠다.

, '좋겠다' 고 바라는 마음도 욕심이다. 이것도 놓아야지.

아직도 난 너무 놓치고 있어. 놓치는게 많다구.

에이? 또 이것도 놓지를 못하고 놓치고 있네.

것과 놓는 것. 한 글자 차인데 천지차이가 되어 버리네.

'털끝만치라도 차이가 있으면, 하늘과 땅사이 만큼 벌어지나니   

 (毫厘有差天地懸隔  호리유차,천지현격)'증도가(證道歌)에서 한 말이 이거 였구나.

, 이제 다리가 저려온다.  보통 20분 지나면 다리 저리는데 20분은 지나겠지?

그나저나 30분 다 된 거 아니야?

, 다시 주. . . 모으자.

아니, 벌써  40분이나 지났네?

30분만 앉아있으려고 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시간이 훌쩍 지나 버렸지?

, 망상만 피다가 시간 보낸 것 아닌가?

에휴,  오늘 공부도 또 헛 탕인가?

그나마 참선이라도 하니 잠깐 더위는 피한 것 같네.

, 이제 다시 자러 가야 겠다.

이제 악몽을 다시 꾸진 않겠지?

 



* 고요한 소리는 내면으로 지르는 치열한 소리다

   나 처럼 고요한 망언이 되어서는 안된다.

부처님은 교주가 아니셨고 불교 역시 교주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종교가 아닙니다. - P14

에베레스트에 남이 다 올라가니까 덩달아 도전장을 던지고 오르는 겁니다.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에베레스트 끝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까? 그래서 도중에 엄청난 사고를 내고 심지어 조난을 당합니다. 그런데 눈 안보이는 이 공부길에서는 에베레스트보다 더 많은 조난자들이 속출하고 있어요 - P28

왜 계 공부를 먼저 해야 하는가? 계가 어느 정도라도 이루어져야 정에 들어가도 순조롭고 장애나 위험이 적기 때문입니다. 불교 공부를 하는 정신세계의 길은 물질세계의 길보다 더 위험천만합니다. - P38

소위 도인 바람 때문에 계를 안 지켜요. 전부 도인이 되어버려서 첫걸음부터 계를 초월해서 놀려고 합니다. ‘계 같은 것은 하근기 중생들이 닦는 것이지 우리 도인들은 그런 데 구애되면 안된다‘하는 식의 병이 있지요. 이 병은 단연 고쳐야 합니다. - P50

정신세계의 욕심은 일종의 확신이 되기 때문에 문제입니다.일단 확신이 자리 잡으면 고칠 방법이 없으니 그야말로 지옥에 가도 안 고쳐진단 말입니다. - P56

계를 통해 청정을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바른 집중을 통해서 고요를 얻고, 그 청정과 고요가 기반이 되어서 참으로 찬란한 지혜의 밝음이 나옵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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