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렇게 쉽게 잊히는데, 

사는 일도 외롭고 

죽어 잊히는 것도 외롭다. 

동생은 꿈에서도 한 번 만날 수 없는데 

잊고 살던 나는 외로워 견딜 수 없는 날이었다. 

동생의 기일. 

아이 둘과 올케의 뒷모습이 안쓰러워 

마음이 쓰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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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6-1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이군요.ㅠ
혜덕화님 쓰라린 마음으로 보내신 시간
동생분도 내려다보고 있었지 싶어요.
마음 평안하시길 빕니다.

혜덕화 2011-06-17 20:24   좋아요 0 | URL
올케가 워낙 심성이 밝고 명랑해서 씩씩하게 티 안내고 잘 사는 것처럼 보여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혼자 아이 둘과 넘어야 할 인생의 고갯길이 보여 마음이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 사춘기 때, 대학 보낼 때, 아이와 다투고 마음이 심란할 때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데......
가끔씩 누나야, 전화 걸어오고 같이 밥먹자던 동생이 그리워 혼자 울 때가 많습니다. 그것마저도 뜸해지고 있지만.
사는 게 참 외롭다, 지난 주 내내 내 마음에서 일어났다 사라졌던 생각들입니다.

진주 2011-06-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버텨내는 일인가봐요.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고 남은 자들이
감뇌해야 할 외로움은 얼마나 가슴 에이는 아픔일까요......

혜덕화 2011-06-18 18:29   좋아요 0 | URL
어제 일찍 온 딸아이랑 과일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친구들이 남친과 헤어진 이야기를 하며 결국 결혼할 거 아니면 헤어질건데 왜 사귀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아이다운 단순한 생각이지만,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결국은 헤어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 예방 주사 맞는 거라고.
부모도 형제도 내가 아무리 사랑해도 죽음이 데려가면 그 땐 어쩔 수 없으니까 이성을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상처가 이별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게 아닐까 하고요.

오십을 넘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명퇴할 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더 치열하게 살자......
요즘처럼 열심히 교재연구하고 아이들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 봤으면
젊은 시절의 실수가 좀 덜하지 않았을까, 뒤늦은 자책도 하며.^^
아이들 정말 예뻐요.
어젠 작정하고 아이들 혼내면서 "이젠 웃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웃지않고 배길 수가 없어요.
선생님은 자주 웃고 친절해서 좋다고 하는데, 나를 웃게 해 주는 존재가 그들 자신임을 모르고 있는 거죠. 진주님이 꽃을 보내고도 까맣게 잊는 것처럼.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날도 있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는 어린 친구들이 있어 행복한 날들입니다.
진주님도 평안한가요?

북극곰 2011-06-22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까지도 맘이 먹먹해집니다. 평안을 기원할게요.

혜덕화 2011-06-23 18:28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_()_
 

5월 네째 주 

6월 첫째 주 

이 주 연속으로 백련암을 다녀왔다. 

신록이 눈부시다.  

 

주말마다 양산 텃밭에 가는데 3월 4월에 뿌린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자라느라 바쁘다.  

씨앗을 뿌리면 싹이 나고 자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보이는 것의 인과는 쉽게 믿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의 인과는 쉽게 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의 인과가 더 명명백백함을 

느낀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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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1-06-10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부지런히 다녀오셨군요.
늘 마음정진 하시며 사는 모습에 저도 마음 다독여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의 인과!

혜덕화 2011-06-10 20:21   좋아요 0 | URL
보이지 않는 것의 명명백백한 인과를 저도 이제야 보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마음 이렇게라도 닦지 않았다면, 이 인과를 모르고 지나갔겠지요.
모든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_()_
 
소설 무소유 - 법정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기 바랍니다. 

길상사 마지막 법회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길상사의 꽃과 나무들에게서 스님께서 말로 다 못한 법문을 들으라는 말씀을 끝으로 우리는 지금 세상 어디에서도 스님을 뵐 수 없습니다. 

작년 봄, 송광사의 편백나무 숲 길의 산비탈에 서서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던 사람들 중에서도 봄 꽃처럼 세상을 떠난 사람도, 저처럼 소설 무소유를 읽으며 스님의 향기로운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되돌아보는 사람들도, 잊어버리고 살기 바빠 언제 스님의 다비식이 있었는지 조차 아득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덧없어서  아름다운 것이 꽃뿐이겠습니까? 

사람도 덧없이 간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 주어진 하루가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되새기게 됩니다.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젊어 보이는가 온통 겉치레에 대한 이야기들이 난무한 세상에서 그 사람의 말을 보지 않고 행동을 보게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연꽃을 연꽃으로 보지 못하고 불교의 꽃으로 보고 다 뽑아버린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사는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게 해 줍니다. 종교가 사람을 가르는 방편이 되어가는 세상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스님이 봄 꽃처럼 지고 없는 이 세상에도 올 봄엔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도 피었다 졌습니다.  한 사람이 깊은 산 속에 숨어 살아도 그가 실천한 삶의 향기가 세상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것을 알기에,벚꽃처럼 환호받고 드러내지 않아도 세상의  맑음과 향기로움을 보태는 수많은 수행자와 부모와 직장인과 아이들이 스님의 향기를 이어가리라 믿습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소설 무소유의 책갈피에서 발견한 스님 글씨의 사본입니다. 

책상 유리 밑에 넣어두고 이 말처럼 살기를 서원합니다. 

 평온하소서.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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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많이 울었다. 

어버이날이라고 효도한답시고 찾아가고 선물을 사 드리고 용돈을 드리는 행위 자체가 

우리가 스스로에게 주는 면죄부임을 이 영화를 보며 느꼈다. 

평새을 다 내어주고 내어주고 내어 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랐으면서 

100만원 용돈 드리는 것도 속으로 몇 번 계산기를 두드리는 얄팍한 효도가 

무슨 효도란 말인가.  

시어머니도, 친정 부모님도 아프시지 않고 건강하신 것만도 우리에게 이미 베풀고 있는 것인데도 

우리는 매달 드리는 용돈과 가끔 찾아가서 밥 먹는 것으로 우리가 받은 것을 갚은 줄 안다. 

딴에는 부모를 생각하는 것인양 아무렇지도 않게 소를 팔라고 하는 영화 속의 어리석은 자식들처럼, 애초에 부모와 자식의 사랑은 잴 수 없는 소나기와 물 컵에 담긴 물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우리 힘으로 잘 사는 것인양 착각하고 살아도 

모든 것이 부모님의 희생이 있어 가능한 것임을  

어제 영화를 보며 다시 느꼈다. 

처음 볼 때는 소와 사람을 분리해 보았는데, 이번에는 소나 사람이나 우둔할 만큼 맹목적인 <사랑>을 보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이 노후를 편안하고 평온하게 보내시기를 오늘 새벽 기도엔 빌고 또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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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5-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효효효...............................
부모님 이야기에 저는 그저 한숨만 나오네요...
시어른 다 돌아가시고...얼마전에 또 아버지 여의니,
이제는 친정 엄마만 남았는데............
이제사 철이 쪼까 들어 잘 해보고 싶은데......어쩔 도리가...ㅠㅠ

혜덕화 2011-05-11 16:22   좋아요 0 | URL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우리는 자식에게 베풀며 갚는 것이겠지요.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우리 삶의 한 단면을 참 잘 나타낸 것 같아요.
진주님,
한 분이라도 계시니 다행이지요.
동생 보내고나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애틋해져서,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좋아요.
애증을 남김없이 표현하며 사는, 속옷 바람으로 있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어제 안그래도 진주님 안부를 방명록에 물었는데, 바로 만나게 되네요.^^
 

여리고 아름다운 봅꽃 

온 세상이 봄의 진언으로 가득합니다. 

예전에 나는 '진언'은 특별한 주문인 줄 알았습니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든, 옴마니반메훔을 부르든 특별한 의식에 쓰이는 주문이 만트라, 진언인 줄 알아서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진언을 외우면 좋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물결을 멈추어 잘 살펴보면 

우리가 하루하루  내뱉은 모든 말들이  

진언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모진 겨울, 가지 끝 어디에 그 여리고 아릅답고 애틋한 꽃잎들이 숨어 있다가 

이렇게 일제히 환한 웃음으로 터져나오는지 

겨울의 모진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숨었다 피는 꽃들이 대견하고 아름답습니다. 

 

사소한 말 한 마디가 내 인생의 꽃을 피우게도 시들게도 하는 만트라입니다. 

생각도 말도 잘 살펴볼 일입니다. 

꽃 한 송이도 이렇게 아름답고 향기롭게 피어나는데 

사람이 꽃 한 송이만도 못해서야  부끄럽지 않겠나,   

벚꽃 가득한 해인사 고갯길을 내려오며 

 마음 가득 꽃향기를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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