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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소유 - 법정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열림원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기 바랍니다.
길상사 마지막 법회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길상사의 꽃과 나무들에게서 스님께서 말로 다 못한 법문을 들으라는 말씀을 끝으로 우리는 지금 세상 어디에서도 스님을 뵐 수 없습니다.
작년 봄, 송광사의 편백나무 숲 길의 산비탈에 서서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던 사람들 중에서도 봄 꽃처럼 세상을 떠난 사람도, 저처럼 소설 무소유를 읽으며 스님의 향기로운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되돌아보는 사람들도, 잊어버리고 살기 바빠 언제 스님의 다비식이 있었는지 조차 아득한 사람들도 있겠지요.
덧없어서 아름다운 것이 꽃뿐이겠습니까?
사람도 덧없이 간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 주어진 하루가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되새기게 됩니다.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젊어 보이는가 온통 겉치레에 대한 이야기들이 난무한 세상에서 그 사람의 말을 보지 않고 행동을 보게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를 비춰보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연꽃을 연꽃으로 보지 못하고 불교의 꽃으로 보고 다 뽑아버린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사는 현주소를 생생하게 보게 해 줍니다. 종교가 사람을 가르는 방편이 되어가는 세상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스님이 봄 꽃처럼 지고 없는 이 세상에도 올 봄엔 벚꽃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도 피었다 졌습니다. 한 사람이 깊은 산 속에 숨어 살아도 그가 실천한 삶의 향기가 세상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것을 알기에,벚꽃처럼 환호받고 드러내지 않아도 세상의 맑음과 향기로움을 보태는 수많은 수행자와 부모와 직장인과 아이들이 스님의 향기를 이어가리라 믿습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소설 무소유의 책갈피에서 발견한 스님 글씨의 사본입니다.
책상 유리 밑에 넣어두고 이 말처럼 살기를 서원합니다.
평온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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