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진구청에서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저녁마다 공부가는 곳이 있어서 다른 날이었으면 못갔을텐데
마침 아무 일도 없는 목요일이라 딸과 함께 가게 되었다.
티비로는 몇 번 본 적이 있고, 책도 많이 사 보았지만 실제로 가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느긋하게 30분 전쯤 가면 되겠지 하고 갔는데, 이미 강당은 다 찼고 구청 복도마다 내 놓은 의자도 거의 차서 겨우 복도에 앉을 자리를 구했다.
실제로 보니 참 재미있었다.
농담처럼 던지는 말에도 고민을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인식하도록 하시는 것도 좋았고,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데도 군데군데 웃음이 터져서, 무거움에 빠져서 문제의 본질을 놓치지 않고 다른 각도로 해석하게 하는 것도 참 좋았다.
심각한 주제를 심각하게만 받아들인다면 누가 그런 강연을 들으러 올까 .
우리 모두 삶의 무거움에서 허덕이면서 사는데,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관점으로 한 번 쯤은 돌아보게 하는 것. 그게 스님의 말씀이 지닌 힘이 아닐까 싶다.
남의 고민을 듣다 자기 문제도 해결되었는지, 어떤 젊은 질문자는 자기 차례가 되자, 이미 해결되었다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고, 스님과 일일이 말대답하며 자기 할 말 다 하는 질문자를 보면서도 폭소가 터지고, 정말 즐겁고 유익한 저녁 시간이었다.
또 우연히 부산에 담마야나 선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러 권의 초전법륜경을 읽었지만 이 책이 정말 좋아서 서면 공부방에 기부를 해 버려서 지금은 책이 없다.이 스님이 지도하시는 미얀마 선원이 대연동에 있다고 해서 위빠사나 수행도 하고 싶고 해서 방문한 적이 있다. 지금은 공지사항에 보니 90일 안거 안내가 되어 있어 언제 초보자 수행교실이 열릴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아신 빤딧짜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위빠사나 수행을 해 보고 싶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호두마을에서 집중 수행 기간 중에 스님의 법문을 모은 책이다.
초기 불교의 대해 자세하고 친절한 안내도 좋고, 팔정도, 사성제와 12연기 등을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신다. 미얀마를 다녀와서인지, 미얀마 스님의 책과 선원이 인연이 되었다. 이 인연의 실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갈지는 모르겠지만, 부처님의 정법을 향한 길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