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 한조각 구름과 같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한다.
아침에 목욕을 다녀오면서 아버지 닮은 분을 봤다.
갑자기 목이 메었다.
밀양에 산 전원주택지를 보면서 지난 주 엄마가 말씀하셨다.
"니 아버지 살아계셨음 정말 좋아했을텐데, 이것을 못 보고 가셨구나."
삶이 이렇게 무상한 것이구나.
그렇다면 남은 생은 어떻게 살아야할까.
버릴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던 박경리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갈 수 있을까,
아버지처럼 하루도 아픈 날 없이 잘 지내다
가볍게 갈 수 있을까,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어디로 갈 것인지 정도는
알고 가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파도처럼 일어났다 사라졌다.
삶이 뜬구름 같고, 하룻밤 비에 지는 벚꽃잎 같아도
삶은 아름답고 감사하다.
이 몸 받고 이런 생을 받아서 감사하다.
아버지 기일이 다가오니, 아버지 생각이 자주 난다.
팔십 넘어서도 책을 좋아하여, 롯데백화점 서점에 가서 한두시간씩 책을 보고 오셨는데
어느 날 가 보니 롯데에서 책읽는 코너를 없앴다던가, 서서 읽게 자리를 치웠다던가
하는 말씀을 하시면서 아쉬워하셨는데
그 때는 귀담아 듣지 않았던 그런 말씀까지도
너무나 그리운 봄 날이다.
아버지, 세월호 떠 올랐어요.
이 소식도 참 기뻐하셨을텐데......
너무너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