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배 보살들과 인연 맺은 지도 십오년이 넘었다.
세월이 가면 절을 더 잘하고, 힘은 덜 들 줄 알았는데
나이 생각을 못했다.
이제는 그냥 소풍 삼아 따라 간다.
봄 꽃 보고, 백련암 공양주님들이 해 주시는 맛있는 밥 먹고
열심히 수행하고 사시는 도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다.
사람의 삶의 풍경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를 보게 된다.
절하고 기도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하지만 절하고 기도한 마음의 힘으로
일어난 일에 마음이 끄달리지 않는 여유가 생겨서
나는 절을 한 후로 많이 웃고, 자주 웃고, 더 평온해졌다.
만 배 보살들의 원력이 온 나라에 회향되어
어지러운 세상 한 귀퉁이라도
밝음이 가득하면 좋겠다.
삼년 만에 돌아온 세월호의 아이들이
수습되리라는 기대 자체가 헛된 것일 지라도
미수습자들이 남긴 무엇인가가 꼭 가족들에게 돌아가기를 바란다.
올 사월 삼천배, 우리 모두의 바램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만 배 보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낸다.
고마워요, 나의 도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