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조실 오현스님의 하안거 해제 법문을 들었다.
작년 교황이 왔을 때 교황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묻고 기도했다.
오늘 이 한여름의 하안거를 해제하는 날, 납자들의 화두는 무엇인가고 물으셨다.
행여 우리는 천년 전의 도담을 화두로, 참선을 위한 참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화두와 참선을 통하여 어떻게 세상에 회향하고 부처같은 행을 하고 살 것인지를 물으셨다.
오늘 생각하는 것이 화두이고
생각에 따라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해제날 세상으로 만행을 떠나는 수행승들이
하안거 수행의 결과를 세상의 삶 속에서 어떻게 육바라밀로 나타낼 것인지를 생각하라고 하셨다.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아비라 기도에 참여했다.
힘들까 두려워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피해왔던 기도였다.
똑같은 동작을 30분 이상 유지하는 것은, 참선이든 그냥 가만히 서 있는 것이든 다 힘들다.
2일째 되는 날, 힘들다, 아프다는 마음을 탁 내려놓았다.
무릎 꿇고 앉아 있으니 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고 받아들이니 기도에 마음이 집중되었다.
마지막 회향 일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좋은 인연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으며
물질로도 부족하지 않으며
이미 모든 것을 구족하고도 잊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은 문제는 어떻게 회향하고 살 것인가의 문제이지
무엇을 더 가질까가 아니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꼈다.
책을 읽어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
이번 기도의 가피였다.
무엇을 하고, 어떤 사람으로 늙어갈 것인가
오늘 나의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