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글자 낚시 상상 동시집 16
김성진 지음, 민지은 그림 / 상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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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글자낚시
김성진 글
민지은 그림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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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제목이다. 고양이글자낚시. 전혀 연관성 없는 세 단어의 나열 같지만 이 책에 실린 시를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고양이는 글자를 낚는데, 먹이가 될만한 것들을 낚는다. 시각적으로 시의 행을 자유롭게 배치해 낯설지만 유쾌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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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어린이들이 읽는 시라고하지만 어른들도 읽어보면 그 재미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나의 경우에는 독해력을 회복(?)할 때 동시집을 읽는 편이다. 부담없고 시간의 할애도 거의 없고 좋은 동시는 어린이에게 같이 읽으며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아마 발상의 참신함일 것이다. 이 동시집은 그 점에 있어서는 가장 만족스러웠다. 참신함을 느끼게 하는 건 일단 시인의 눈에서 그려지는 세상이 생각치 못한 지점에 닿아있고 그 발견의 섬세함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한편으로는 시를 쓰는 자체가 아주 자유롭다. 글자들은 나란히 행을 이루지 않고 발상에 따라 행을 이탈한다. 특별한 리듬이 부여되고 읽는 재미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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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창조한 세계는 아주 인상적으로 동시러서 구성되고 읽는 독자는 깊게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런 재미로 시작해서 시인이 던지는 메시지는 따듯하게 혼자가 된 이들에기 다정한 응원을 보내기에 감동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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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 6천 년 인류 전체의 지혜에서 AI가 찾아낸 통찰
챗GPT.이안 토머스.재스민 왕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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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인생의질문에 답하다
챗GPT
이안토머스
재스민왕
현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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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을 확인한다. 요즘 가장 핫한 인공지능 챗GPT. 참신한 시도에 호기심이 생긴다. 하지만 인간도 아닌 인공지능이 인생의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답하기를 주저하는 질문들에 던지는 답은 때론 명료하면서도 깊은 지혜를 담고 있고 때론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설명한다. 인공지능이 쓴 책이라고 설명서나 해설서 수준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인류의 지혜가 차곡차곡 쌓인 대답에는 인류의 현명함이 응축되어 있어 감동적이기도 하다. 신속하고 매끈한 답변이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고민해본다. 그건 바로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닐까. 호기심에 인공지능의 대답에 감탄하지만 일단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책은 챗GPT가 답한 194가지 인생문답을 전한다. 그중 몇가지를 소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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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인생을 조화롭게 가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인생을 사랑과 친절로 수놓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지속하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성공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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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해온 인공지능은 다소 기계적이고 또 검색에 의존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책에 실린 답들은 굉장히 현자의 대답처럼 지혜가 담겨있고 시인의 목소리처럼 상징과 비유도 구사하고 있다. 대답에서 어떤 인격성을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역시 답변자가 인공지능이다보니 그런 부분이 어렵다. 하지만 그의 대답에는 만족스러워서 오랜 세월의 지혜를 빅데이터로 모아 가장 정확한 대답을 한다는 것에는 확신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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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랑은 꽃과 같아서, 한번 찾으면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진다.
사랑은 모래시계와 같아서, 위쪽 절반에 가득 찬 모래가 아래쪽 절반으로 천천히 흘러내린 후, 그 모래가 다 떨어지면 다시 채울 수 없다.
사랑은 거울과 같아서, 우리를 있는 그대로 비춘다.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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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로 인공지능은 인간과 가장 닮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고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의 감정 역시 공상과학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소재다. 하지만 지금 챗gpt는 현실이다. 언제든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세계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채로 열린다. 질문을 많이 쌓아두었다면 이제 챗gpt에게 물고 답변에 귀기울이는 것이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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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라는 환상 - 사랑과 모험의 서사
이정옥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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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서사에는 ‘로맨스’가 있었다. 특히 여성이 주인공이라면 로맨스로 인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독자역시 깊게 공감하며 동조하게 된다. 사랑을 하는 당사자나 그것을 지켜보는 독자나 모두 사랑 앞에서 무장해제되고 이를 통해 희열을 느낀다. 소설이나 영화의 주제가 사랑이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무수하지만 사랑의 서사에 대한 특별한 이론서인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좀더 풍요로운 해석이 가능하리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로맨스는 인물과 배경에 의해서 시대를 반영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을 통해서 동시대의 욕망과 열망을 포착한다. 이 책은 궁정풍이라고 볼 수 있는 로맨스의 발생부터 오늘날 여성의 서사까지 폭넓게 접근한다. 예외없이 로맨스에 대한 추억이 있는 독자라면 해박하고 깊이 있는 지적 만족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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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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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무엇인가
셸리케이건
웅진지식하우스
인문학 철학 종교 예일대명강의
웅답하라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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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무엇인지 질문하지만 그 대답은 삶에 대한 것이다. 셸리 케이건의 명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누구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마침표는 너무나 필연적인 것이지만 마지막에 도달한다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과 슬픔을 내포한다. 죽음을 통해서 현존재로서 자각을 이끄는 하이데거의 주장은 공감은 되었지만 성숙하지 못한 내게는 어려운 것이었다. 죽음을 감각할 수 없기에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에피쿠로스의 주장 역시 마음을 일순간 단단하게 하더라도 지속적인 힘이 되지 못했다. 많은 철학자들이 죽음을 이야기했지만 아직 나는 ‘죽음’에 대해 직면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최대한 멀리에서 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외면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 말하듯, 죽음에 대한 태도는 부정, 인정, 무시를 오고 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에 대해서 논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성과 논리를 통해서 다루고 있다. 죽음에 대해서 상세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영혼, 육체, 정체성, 영원, 삶을 폭넓게 이어진다. 그리고 하나의 주제마다 대학강의처럼(실제 예일대 강의) 진행되기 때문에 난해하거나 막연함이 느껴지기 않는다. 철학적 접근 뿐만 아니라 일상의 문제들도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철학자나 작가를 비롯해 평범한 사람들과도 나눌 수 있는 것처럼 그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두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심도깊게 논의를 전개한다. 그리고 그 종착지에서 삶이라는 답을 만났을 때, 죽음에 대한 질문의 답이 결국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감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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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면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상상해보자. 이 말이 옳다고 한다면 죽음은 결코 나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일단 내가 죽었다면 죽 음은 절대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죽음이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내게 아무런 피해를 입힐 수 없는데 어떻게 죽음을 나쁜 것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살아있는 동안에도 죽음은 당연히 내게 나쁜 것이 아니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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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의 모든 것 - 여자의 몸과 성에 관한 내밀한 질문들
실라 드 리즈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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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의모든것 도서협찬
실라드리즈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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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한 첫번째 시도는 잘 아는 것이다. 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아프거나 변화기 있어야만 증상을 검색하거나 병원에 갔다. 여자로서의 몸과 성에 대해서는 더욱 소극적이었다. 아주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묻는 것도 주저했으며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전문적인 지식을 알아가는 것이 당연한데도 그 과정은 어색하기만 했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일단 잘 알아야한다. 여성으로서의 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적극적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떻게 여자로서, 여성의 몸으로서 살아왔을까. 적당히. 남들처럼. 눈치껏?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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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발 앞서서 여성의 몸이 펼치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세계로 들어갈테니 당신은 따라 오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날 여성과 여성 청소년은 자신의 몸을 잘 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몸을 향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19쪽..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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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선언과도 같은 문구가 이 책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지금껏 내 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또 그럴 필요도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진정 부끄러워야할 것은 무지와 무관심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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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성의 몸이 느끼는 욕망과 건강한 신체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섹스와 오르가슴을 여성의 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읽을 수 있고 나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도 여성이라면 필독해야하는 부분이다. 또한 여성으로서 반드시 고민하게 되는 월경과 질건강에 대한 고민도 상당한 분량으로 상세하게 접근한 점이 유익했다. 여성의 몸을 심도있게 다루며 여성으로서 건강에 유의할 수 있는 구체적 조언들이 많았다. 독일 베스트셀러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늘 몸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마다 함께하고 싶은 책이며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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