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쪽으로
이저벨라 트리 지음, 박우정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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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역사를 되돌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새로운 공간을 찾아 영역을 만들어나가고 확장하면서 개척의 깃발을 꽂아왔다. 지구는 인류세라는 지질연대를 맞이할 만큼 입지전적의 기세로 지구환경에 절대적 영향력을 보여줬다. 미개척지를 찾아가는 인간의 여정은 놀라웠으나 하지만 '미개척'이라는 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인간의 시각에서 개발되지 않은 것은 것이 아니라 이미 동물이나 식물에 의해 점유된 공간을 인간이 개척이라는 이름으로 빼앗아온 것은 아닌가.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의 현실에서 고민끝에 발상의 전환은 가능했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현실을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환경 위기의 앞에서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지금의 편의를 어떤 방식으로 포기해야할지도 막막했다. 그런데 불가능한 것은 없었다. 이 책의 이야기가 주는 놀라운 성취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지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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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되는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우리는 넵이 아직 충분히 야생화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넵은 더 야생화될 수 있고, 그래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는 이곳에 멧돼지와 비버들, 그리고 아마 들소와 엘크도 살길 원한다.
4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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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넵 캐슬의 사유지를 경작하면서 농사를 짓던 부부가 자신들의 농장을 야생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과 헌신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농장을 운영하던 그들이 야생의 땅을 만들기 위한 모험은 경이롭다.
이 과정이 대단한 것뿐만 아니라 이런 결정을 하고 또 고민하며 성취해나가는 그들의 진심이 미래의 가능성을 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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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둔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자연과 함께하기 위한 마음, 환경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인간의 자세인 것이다. 야생화들은 자라나고 새들은 날아들며 다시 생동의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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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불 선진국 - 연대와 공존, 사회권 선진국을 위한 제언
조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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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권 보장에 대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책이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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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10만 부 기념 리커버) -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들려주는 당신 마음에 대한 이야기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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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으로도 남몰래 시선을 피해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물론 이 책을 선택한다는 것이 스스로 매우 예민하거나, 혹은 매우 예민한 사람들 옆에 있기에 "예민함"을 고민한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예민함"을 의학적 지식을 토대로 사회생활과 삶의 방향을 성공적으로 찾아나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라는 질문은 이미 예민함에 대한 부정과 자기검열에 근거하는 것이 아닐까. 예민한 마음을 포용하고 예민함에서 섬세함을 읽고 자신의 강점으로 살려나갈 수 있음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예민한 당사자 뿐 아니라 예민한 사람과 함께할 때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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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함이라고 통칭할 수 있지만 누구나 우리는 예민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민함은 특정한 성격만이 아니라 마음의 걱정과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즉 예민함에 대한 의학적 연구와 그 정당성에 대해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리고 예민함을 극복한 유명인들, 스티브잡스, 아이작뉴턴, 윈스턴 처칠, 슈만, 타이거우즈가 소개 된다. 3부 부터는 저자가 임상에서 만난 환자들이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나오는데 사실 우리 주변에 흔한 혹은 나에게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던 터라 이입해서 읽게 되었다. '예민'이라는 말에서 늘 예민함으로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도 생각했는데 사실상 나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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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책의 5,6,7부는
의학적 근거에 기초한 조언과 객관적 지표로 스트레스 지수와 걱정리스트를 점검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이 책은 예민한 사람이라는 진단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반갑고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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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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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보고 사유한다는 것. 주체의 눈으로 대상인 일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처럼 60년에 걸쳐서 사유하고 동시에 거리를 두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깊이 통찰하는 시도는 놀랍다. 어떤 것에서든 일본을 보고, 또한 가장 일본적이라고 생각한 통념에서 지금껏 일본인 자신들도 알지 못한 지점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도널드 리치의 시도는 단순히 관찰이 아니라 시선의 관통이며 가장 엄밀한 수준의 애정으로 나올 수 있는 저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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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해 면밀히 전하고 그 안에서 일본인의 정신과 가치관까지 접근하는데 그 방식이 신뢰를 준다. 예를들어 망가(만화)와 워크맨에서 현실세계와의 차단을 읽어내고, 벚꽃에서 찬양하는 것은 개화가 아닌 소멸에서 찾는 것이다. 참신함 이상으로 깊이와 통찰이 인상적이다. 따라서 일본이라는 가깝고도 먼나라에 대해서 지금꺼지 가져온 시선과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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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일본에 처음 도착한 것은 1947년이다. 전후 일본, 패망상태에서 역동적인 성장으로 경제대국이 되는 것을 지켜본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와 모순을 만드는 기묘한 패러다임 역시 그의 발견에 따라 심도있는 설명으로 이어진다. 어떤 대상이든 일본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라면 보편과 특수 사이에서 새로운 통찰로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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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을 극히 중시하는 일본의 태도는 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 반영되어 있다. 의례라는 것은 인간에 의해 변형되고, 윤리라는 것은 즉흥성에 의해 훼손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일본에서는 패턴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고, 이름은 글로 써서 읽을 수 있을 때에만 기억된다. 귀로 듣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고 눈으로 보는 것이 확실하다."(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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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라는 대상을 60년간 깊이있게 사유한 그는 단지 자신의 통찰을 공유하기 위해 칼럼을 쓰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일단 이 책에서 일본을 중심으로 제시되는 주제는 굉장히 다양한데 그 다양한 지식의 해박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전하는 문장이 사유를 담고 있음과 동시에 미문이 많다. <국화와칼>이 떠오르면서도 이 책으로 오늘날의 일본에 대해 업데이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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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 미친 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경영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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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완벽에가까운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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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스타일.
스칸디 느낌.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말이다. 어딘가의 인테리어에 대해 누군가의 인상착의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서로 고개를 끄덕한다.
하지만 북유럽에 대해서 모르는 두 사람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건 우리에게 통용되는 북유럽에 대한 이미지가 정확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연 북유럽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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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북유럽의 기적을 조금 더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제시한 스칸디나비아의 원형이 있을까? 또 북유럽 기적 현상의 다른 이름인 북유럽 예외주의의 전승 가능한 요소들이 잇을까?(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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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인 마이클 부스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5개국의 북유럽을 직접 경험하며 특유의 유머와 통찰을 통해 스칸디나비아 5개국을 새롭게 조명한다. 앞서 언급한 북유럽 '느낌'의 환상을 넘어서 각종 국제적인 지표에서도 항상 우위에 있는 '완벽에 가까운' 나라들에 대해 경험에서 오는 직접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믿었던 막연한 상상의 실수를 깨닫게 함과 동시에 객관적 지표에 실질적인 국민들의 성향이 더해져 굉장히 입체적인 분석과 재치있는 탐방기록이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세계최고 수준의 사회복지에 대해 시민들은 현실적인 태도를 취한다. 평등이라는 공통된 관념은 있지만 과한 세금으로 국가에 대한 믿음으로 저축 등의 노력에는 힘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사회서비스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자부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입장에서 만족과 불편을 이야기한다.
무거운 이야기를 심도있으면서 유쾌하게 풀어가면서도 북유럽을 떠올리는 보편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낸다. 예를 들어 핀란드 산타에 대해서 말할 때도 동심의 영역에 있는 산타에게 여행중 자연스럽게 말하고 가감없이 전한다. 이어서 자연스럽게 핀란드인의 국민성 등으로 이야기가 능수능란하게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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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의 '미친듯이 웃긴 북유럽 탐방기'라는 표현에서 독자가 예상하는 범위와 기준은 모두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부제를 알고 보았을 때 얼마나 웃음이 터지는지 폭소포인트를 찾게 되는데 그보다 이방인 인듯 아닌 필자의 유머에 핵심이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에 대해 진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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