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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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은 여러 의미로 그 불편함을 다루고 있고 말그대로 사람도 물건도 불편했던 불편한 편의점의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로 감동을 끌어냅니다. ​그 사이에 독고씨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는 노숙자 사이에서 왔기에 가장 비천한 희망의 전령이 되어 나타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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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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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8년 출간된 이래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발레로 끊임없이 변주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레프 니꼴라예비치 톨스토이의 대작 『안나 카레니나』 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이 첫 문장은 굉장히 사랑받고 있었고, 앞으로의 이야기의 비극을 암시하며 깊은 통찰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만나보고 싶었던 고전이지만 3권의 분량이라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안나 카레니나를 읽겠다고 마음을 먹고서도 문제가 또 남았습니다.

어느 출판사로 만날 것인가?

번역차이를 느끼고 뭐 그런게 아니더라도 합본도 있고 출판사 별로 느낌이란게 있으니 말이죠. 서점에 나가봐도 출판사별로 나뉘어 한 곳에 진열된 곳은 찾기 힘들더라구요. 그러는 동안 늘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채워진채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습니다.

또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책보다 영화로 먼저 만나시고 다시 책으로 들어오시죠. 저는 이번에 소담출판사보라색 표지가 너무 예쁘기도 해서 지금이 기회다 하고 들어왔습니다. 취미가 독서인 제게 책의 표지는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번역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네요. 이건 아마 대부분이 그러실거에요. 다른 책을 읽지는 못해서 비교는 어렵지만 일단 잘 읽히고 매끄러워서 쭉쭉 읽어갈 수 있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영화를 보았고, 또 얘기도 많이 듣다보니 내용은 얼추 알고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는 알 수 없었던 모든 인물의 시대적이고도 심리적인 분위기의 문장들이 책에 가득하네요. 책으로 만나는 안나 카네니나는 인물에 대한 심리적 상상을 함께하며 각자가 느끼는 것들이 많음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안나의 오빠 스테판은 가정생활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아니라, 원치 않는 거짓말과 가식적인 행동을 해야했고 그것은 천성에 맞지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야기로 어쩐지 비극을 예견하는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그래, 아내는 날 용서하지 않을 거야. 용서할 수도 없겠지. 그런데 정말 끔찍한 건 모든 잘못이 내게 있는데 정작 나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거야. 바로 여기에 모든 비극이 있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안나 카레니나 page 15

내가 이세상의 욕망을 극복했다면

멋지고 훌륭한 일이지.

하지만 극복하지 못했다하더라도

나는 더없는 행복을 맛보았으니.

"당신은 추하고 역겨워요!” 돌리는 더욱 흥분하여 소리쳤다."당신의 눈물은 그저 물일 뿐이에요! 당신은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어요. 당신에겐 심장도 없고 고결함도 없어요! 당신은 역겹고 추한 사람이에요. 당신은 내게 타인이에요!” 그녀는자기가 듣기에도 무서운 '타인'이란 단어를 고통과 적의를 품고 내뱉었다.

p 38

스치는 듯한 대화와 묘사 속에서도 날카롭게 표현된 심리들을 바라보며 40대 중반의 부부의 세계와 사랑을 다시금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안나가 같은 여자로써 돌리를 위로하는 모습은 굉장히 이싱적이면서도 침착하고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요. 그래서 더욱 안나가 이후에 만나게 될 불륜의 사랑이 그녀에게도 비극이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드라마처럼 흐르고 있는 이 소설이 재밌습니다.

브론스키와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은 안되는 이유들이 가득함에도 불같이 시작되었고, 레빈과 키티의 이야기는 사실 안되는 이유가 없었음에도 왠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그려집니다. 그렇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두 커플을 통해 재조명하고 성장하는 관계의 결혼을 보여주는 의미를 지닌 소설이기도 합니다.

p 94 레빈

나는 나 자신과 싸우면서 그것 없이는 살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지. 그래서 매듭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한거야.

우리 같이 나이를 먹고 과거가 있는 사람이 그것도 사랑이 아닌 죄악의 과거를 가진 자가 갑자기 깨끗하고 순결한 존재와 가까워 진다는 것은 나로서는 그게 혐오스러운 일이네. 그래서 난 스스로 그럴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지.

자존감이 낮아보이는 레빈은 사랑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레빈이 그 자신을 평가하는 모습이 어쩐지 평범한 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잘난 사람들이 가득한 관계속에서 그역시 나쁠것이 없지만 그는 스스로를 뛰어난 점이 없는 못난 사내라 생각라는데요. 너무 평범해서 교양과 명예를 갖춘 귀족 집안의 가풍과 품격을 지닌 집안의 키티가 자신을 사랑할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내내 소극적이다가 어느순간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이 자신에게 크게 다가오자 청혼을 결심하지만 거절당합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거든.

어쩌면 우리의 장점일지도 모르지.

자기의 결점을 아는 능력말이야.

하지만 우린 너무나 지나친 것 같아."

돌리의 동생 키티는 브론스키를 짝사랑하고 있었고 스테판의 친구인 레빈은 키티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키티는 레빈의 청혼을 거절하고 낙심한 레빈은 시골로 가게 되죠. 키티를 향한 레빈의 마음이 진정한 용기있는 사랑으로 완성되기까지 시대의 기준과 그의 복잡한 심경을 볼 수 있었고, 책으로 읽기 전엔 깊게 마주하지 못했던 것들이기도 합니다.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가는 정치인의 아내이자, 사랑스러운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가던 아름다운 여인 안나 카레니나는 오빠 스테판 아르카디치 부부 사이의 불화를 중재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오는 기차역에서 브론스키와 처음 마주친 안나는 둘이 첫 눈에 끌리게 됩니다

​그리고 안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자신을 따라온 브론스키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유부녀였던 안나는 브론스키의 애정공세를 무시하려 하지만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면서브론스키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거부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은 결국 사교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두 사람은 모든 이들에게 외면당한 채 외국으로 떠납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그들의 불타던 사랑은 흔들리기 시작하는데요.

사랑하는 아들을 보지 못하는 깊은 우울과 더불어 사랑앞에 좌절한 절망의 고통이 그려집니다.

청혼과 정략결혼 시대에 자기의 사랑을 꿈꿔봤던 용기 있는 여자 안나에요. 집안과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숙한 여자가 되어 괜찮은 집안의 아내가 되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에 안나의 일탈이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안나의 죽음은 권선징악이 아니라 죽이는 것으로 묵은 관념을 깨고자 했던 시대상이 아닐까요? 

그러나 지금 같으면 유력 정치인의 젊은 아내의 불륜이니 어마어마한 이슈를 각오했기에 죽음도 작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조건적으로는 왁벽하지만 나이든 남편과의 관계가 욕정에 의한 사랑에 진 것이죠. 안나도 그걸 알기에 비참한 죽음을 통해 자유롭고 싶었을까요?

안나와 브론스키의 운명에 이끌리고 또 운명을 거스르는 듯한 불같은 사랑과 함께 어찌보면 미성숙했으나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사랑으로 완성해낸 레닌과 키티를 보며 후자이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일단 가정생활에 받을 들여놓자.

그는 걸음걸음마다 그 행복이라고

상상하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걸음걸음마다 그는

호수 위를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이

그 보트에 몸소 앉았을 때 느꼈음 직한 것을 경험했다.

행복하게 떠다니는 보트

그는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키티는 병을 얻어 요양을 가고 변함없는 레닌의 사랑을 확인하고서 사랑을 깨닫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키티와 결혼한 레빈은 영지의 농촌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또 형의 죽음을 계기로 인생의 가치에 대해 고민도 하게 되죠. 레빈은 키티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면서, 사람은 타인과 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릅니다.

책표지가 시선을 확 끄는 소담출판사의 안나 카레리나로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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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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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과 정략결혼 시대에 자기의 사랑을 꿈꿔봤던 용기 있는 여자 안나에요. 집안과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숙한 여자가 되어 괜찮은 집안의 아내가 되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에 안나의 건강한 일탈이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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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붙바 2022-09-1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뉘 스포하지ㅠ마세여 힝힝 고전이래도 제목만 봐본 명작 궁금해 들어온 사람도 있다구요 스포 포함 붙이라구요 힝;;;
 
안나 카레니나 전3권 + 다이어리 1종 세트 (다이어리 3종 중 1종 랜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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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과 정략결혼 시대에 자기의 사랑을 꿈꿔봤던 용기 있는 여자 안나에요. 집안과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숙한 여자가 되어 괜찮은 집안의 아내가 되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에 안나의 일탈이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안나의 죽음은 권선징악이 아니라 죽이는 것으로 묵은 관념을 깨고자 했던 시대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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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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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를 굉장히 바쁘게 만드는 책을 만난다. 책 자체의 내용이 풍성할 뿐더러 책 속의 책이나 인물에 대해서도 흥미로워서 함께 알아가고 싶은 키워드를 가득 품은 그런 책은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책도 찾아야 하고 영화도 찾아서 중간 중간 봐가며 많은 시간을 이어가게 한다.

요즘 내 기분을 업 되게 하는 책.

이번엔 낭만적 은둔의 역사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한 달 내내 끼고 살고 싶다. 혼자 있는 시간, 고독에 관하여 매우 독보적이고 흥미로운 책이라서 손에 꼽는 베스트 도서에 남기게 된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너무 좋아서 잠도 잊은 채 밤을 훌렁 보내고 있다는 글부터 남기게 했던 책이다. 읽으면서 동시에 다시 읽어야지 하고 다짐한다. 너무 좋은 책은 긴 말이 없이 '그냥 꼭 읽어보세요.'로 감상을 마치고 싶을 때가 있다. 앞서 읽은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로 스토아 철학과 사상가들을 먼저 만났던 인연으로 이 책이 더욱 의미 있어졌다.

 


인간은 은둔 욕구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건강한 고독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사색하거나 창의적인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은둔을 택하곤 했다. 18세기에는 혼자 있기의 매력이 점점 뚜렷이 나타났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도 나는 은둔의 즐거움을 익히 맛보았고 그 가치를 알고 있었다. 은둔이 내게 주는 행복감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은둔은 단순히 외톨이를 칭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안다.

퇴근 후 저녁 시간 가족과의 식사와 이야기기가 오간 다음 밤 10시 이후 책방에 들어와 그저 혼자 있는 것 만으로도 내게 휴식과 충전이 되고 있음을 감사히 느낀다. 바로 그 시간이 우리가 바라는 은둔이고 누군가에겐 산책으로 또 여행과 여가 활동으로 이어지며 전문적인 활동으로 나아가는 향유이다.

그러나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 상황들은 굉장히 많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내 친구들이 그렇고, 숨 돌릴 틈이 없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청년들도 그렇다. 몸이 아픈 가족이라도 있다면 혼자 있고자 하는 욕구는 죄의식이 되어 스스로 덮어버린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서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갈증이 우울증을 낳기도 한다.


단칸방에서 자라며 내 꿈과 희망을 마음껏 향유 할 수 없었던 유년시절의 나는 좁은 다락방으로 기어 올라가곤 했다. 춥고 더운 공간이지만 그곳을 정리해서 이불을 깔고 불을 켜고 밥상 하나 가져다 두는 것으로 나만의 방이 되었다. 나는 책상을 꾸며가며 나만의 유토피아로 만드는 시간 속에서 행복해 했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그때의 나를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자 은둔, 고독이라는 말이 아닐까 한다. 오늘날의 우리가 그토록 찾는 나다움은 혼자 있는 시간에 발견되는 빛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책 내용은 시작도 못했는데 리뷰를 꼭 내 책처럼 쓰고 있다. 가끔 이런 책을 만난다.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고독을 느끼는 것이 에너지로 바뀌는 사람들이다. 철학자, 예술가, 음악인, 작가, 시인, 블로거, 유튜버, 내가 아는 한 모든 분야의 창작자들은 모두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필요로 했고 그 시간들이 우주에 흔적을 남기게 했다.

집단에서 벗어나는 것은 꾸준히 매력적이다. 꼭 필요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의 모임이어도 우리에게 숙제거리가 되곤 한다. 어떤 면에서 고독은 단순히 휴식의 문제다. 관계와 삶의 변화를 생각해 볼 기회인 것이다.

은둔을 선택하면 그 시간 속에서

새 목표를 찾고 새로운 만남을 위해

영혼을 충전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은둔이라는 역사 자체를 모두 보여준다. 개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재밌었고, 이 책을 보고 나서는 18세기, 19세기의 깊은 배경을 알게 된 것 같아서 고전을 읽는 것이 더더욱 흥미로워지고 잘 들려서 매우 기쁘다. 고전 읽기를 하시는 분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상처 입은 영혼은 경쟁이 주는 충격, 그릇된 친구 관계, 악의적인 적대감의 공격을 피해

혼자 쉴 수 있는 피난처를 찾는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던 시대에 북적대는 중산층 가정이 있다. 많은 가족들과 사촌들까지 한 공간에 있다 보면 모든 것이 엉키고 있어서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도저히 알 수 없다.

단지 문을 열고 산책을 나가는 것 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정신적 휴식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된다.

그 시대 최고의 야외 여가 생활이었던 산책이 가진 역사가 인간의 노동과 경제 활동까지 잘 설명해 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 교통이 발달하기 전 걸어서 가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던 시대에 걷기는 누군가에게 노동의 연장이었고 누군가에겐 여가 활동이었다. 세계 여행이나 에베레스트, 몽블랑 등의 고차원 하이킹을 선택할 수 있으려면 고급 부츠와, 장비가 있어야 했고 이것은 자연스레 부자들의 전유물이자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만났던 월든, 소로의 일기, 몽테뉴, 고독한 산책자 루소가 새롭게 들리고 로빈슨 크루소, 올리버 트위스트, 자기만의 방, 프랑켄슈타인이 읽고 싶었다.


심지어 넷플릭스 영화 <빨강 머리 앤>에서 애이번리의 품평회가 열리던 장면들까지 묘하게 이어서 볼 수 있었다. 큰 채소 기르기, 특이한 농작물, 바느질, 수예품, 베이커리 등 자기의 노하우를 가진 결과물들은 각자의 은둔의 시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으로 연결해 본다. 그 외에도 연결점들이 너무 많아서 모든 배경들과 장면들이 다시 다가온다.

누군가는 경험하지 못한 각종 안내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책이 널리 보급되던 시대는 스마트폰 이후 사람들이 각자의 콘텐츠를 일구는 오늘날의 변화와 다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현대는 은둔의 시간을 꿈꾸고 일구면서도 외롭거나 외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인터넷 연결을 18세기 사람들이 만난다면 뭐라고 할까?

은둔, 이라는 키워드가 이렇게 매력적이고 인문학적인지 처음 알았고 더 알아가며 철학, 문학을 만나고 싶다. 은둔은 그야말로 문학과 예술의 시작이나 다름없었다. 인간이 동굴 속에 벽화를 남기던 순간부터 동굴 속에 은둔하던 사람들 역시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남긴 흔적들은 역사가 되었다. 시간의 지배자, 시간의 철학을 경험했다.

은둔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며 나오는 결과들은 매우 창의적이거나 생산적이거나 순수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어느 분야이건 창작자라는 사람들은 적당히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고독을 즐길 줄 아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도 있었다.

어떻게 행복한 혼자가 될 것인가?

책을 관통하듯 함께하는 책이 있다. 요한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를 통해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혼자 있는 이유에 집중해서 볼 수 있다. 치어만은 '혼자 vs 집단 ' 중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은둔과 사회생활의 균형을 강조했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눈부신 범위의 문학과 자료를 아우르며 변화하는 혼자의 역사를 세세히 따라간다. 무인도에 고립됐던 로빈슨 크루소는 속편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자신은 “수많은 인파 속에서 진정한 혼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람들 속에서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일 또는 집단에서 벗어나 혼자된 시간을 즐겁게 마주하는 법은 현재까지도 우리의 관심사이다.

그 방편으로 독서, 우표 수집, 자수, 애완동물의 유행부터 단독 세계 일주라는 극한의 은둔까지 각종 여가 활동이 탄생하고 취미로 자리 잡는 과정이 펼쳐진다.

대표적으로 ‘걷기’가 그 시작이 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님, 전 비참한 혼자가 아닌가요?”라고 슬프도록 외친 괴물이 새봄의 자연에서 한 줄기 희망을 찾듯이, 자연 속에서 산책하기는 여전히 낭만적 은둔의 핵심을 이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에겐 혼자 있는 시간의 의미가 전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는 외로움과 고독을 잘 구분하여 홀로인 시간을 건강하게 보낼 용기를 보탠다. 역사, 사회 경제, 심리, 종교, 문화를 종횡무진하는 모험을 함께하며 풍성한 교양과 귀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빈센트

옮긴이 공경희


너무 좋아서 저자 데이비드 빈센트의 다른 책을 검색했는데, 이 책이 유일하다. 책에서 언급한 책들도 거의 국내 번역 책으로는 없어서 아쉬웠다.

옮긴이 공경희 님, 책이 많은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잘 읽혀서 옮긴이를 꼭 같이 언급하고 싶었다. 찾아보니 어마어마하신 이력이시고 영미 문학의 대가로 평가 받고 계셨다. 이후 다른 책을 만나더라도 믿고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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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23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것이좋아님 정말 풍성하게 읽으셨군요! 공경희 번역가는 훌륭하기로 소문난 분 같습니다. 이 책 찜~ 합니다^^

mini74 2022-02-26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 정말 좋은 리뷰 ~ 고맙습니다 잘 읽었어요 *^^*

mini74 2022-03-08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넘 재미있게 읽은 리뷰 ~ 당선 축하드립니다 *^^*

새파랑 2022-03-08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것이좋아님 당선 축하드려요~!!

이하라 2022-03-08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립니다. 모든것이좋아님^^

물감 2022-03-08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당선 축하드립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고독을 느끼는 것이 에너지로 바뀌는 사람들이다.‘ 이 문장 너무 좋습니다. 저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라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