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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평점 :
어린시절을 자꾸 들여다 보고 만졌었다.
저 밑바닥에 있으면서 겉으로 드러낸 적은 없지만 중요한 타이밍마다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이 있다. 슬픈 나, 외로운 나, 자신감 없고 자존감 없는 수많은 나를 이제 어느정도 보내줘도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 냈고, 글을 쓰며 어린 나와 부모님을 위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의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느낀 자아에 관한 것들이 이 책으로 갈무리 되었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겪은 중년의 성장통 두번째 스무살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 할 수도 있음을 말이다. 무엇보다 용서가 필요했다. 부모님과 더불어 나 자신까지도 용서해 본다.
내 탓이라는 죄책감에서도 벗어나고 보니 드디어 용서라는 감정이 가능했다.
이제 지난날의 나를 돌아보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이젠 내가 그곳에서 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를 방치해 두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모님께 사랑 받지 못했고 스스로에게도 방치 되었다고 생각 했었다. 나역시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으로 돌아가서 보니 부모님이 안간힘으로 든든히 받쳐주고 계셨음을 직접 보게 되었다. 부모님은 늘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모든 것을 내어 주고 계셨지만 몰랐을 뿐이다.
그리고 나같이 사실과 다르게 사랑받지 못했고 방치되었다고 생각하는 어른아이가 많다는 것을 보았다. 나만 이상한 마음의 열병을 끌어 안고 살았던 것이 아니다. 모두의 성장통을 확인했고 그 고통은 저마다 특별했다.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 그 껍질을 깨는 일에 수많은 고통이 있었음이다.
"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결국은 나자신이 되어야 하는 인생길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나를 지지하고 응원해 줄 이런 빛이 필요하다. 부모님이 그런 역활을 해주고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우린 대부분 그렇지 않거나 그것을 늦게 깨닫는 상황에 있을 것이다. 그 빛을 이 책으로 느낀다. 더없이 감사한 글들이었다.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나의 이야기로 추가된 작가의 이야기들은 아프고 아름다웠다. 그러니 읽어 보시길 꼭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