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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길을 두고 돌아서 걸었다 - 마흔 넘어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
박대영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3월
평점 :
https://m.blog.naver.com/kih451145/221863429046
내가 볼 때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기'와는 또 다른 걷기였다. 하정우가 자신과의 싸움으로 사람들과의 교감으로 걷기를 택했다면, 저자 박대영은 길은 어디에나 있고 그곳이 어디든 걸어야 할 이유 또한 충분했다고 하는 여유와 사색이 있다. 그의 걷기에는 자연이 있고, 계절이 있고, 그것들과 대화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또 한번 마흔이라는 나이의 언저리가 신비롭게 느껴진다. 살다 보면 알거야~~
어느새 자연과 대화 할 수 있음을! 나는 아직 들리지 않는데, 보이지 않는데, 궁금해서 따라가 본다.
여정을 마음먹고 출발하면서 이 더운날, 비오는 날, 추운날 길을 떠날 마음을 먹은 자신의 선택을 질책하기도 하는 모습이 많이 공감되었다. 그러면서도 출발하는 그 의지도 높이 사지만 그럴때 마다 마주하는 자연의 매서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전혀 가보지 못한 모든 길들이 마치 숨겨둔 보물지도 처럼 모두 미지의 세계였기에 열심히 눈과 마음을 함께 하며 책과 동행했다.
자연과 계절을 대하는 저자 박대영의 언어가 오색 찬란한 자연의 빛을 닮아 있어 즐겁다.
아마도 40년 이상 살면서 내가 가장 들어보지 못햇던 언어의 표현과 시선들이 여기에 다 있지 않았을까!
지름길만을 선택하던 성장을 위한 목표에는 없는 것들이었다. 두려움을 이기며 앞 을 보고 똑바로 가라고만 외치다가 자연을 대하는 오감을 느끼게 되니 온도차이가 느껴진다.
나처럼 많은 분들이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값진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여기에 담겨 있다.
글로 배울 수 없는 경험으로 가득한 이 책이 가뭄의 단비같이 메마른 정신을 촉촉히 적셔주었다. 시집보다 시집같고 환타지 소설보다 더 자연의 환타지에 녹아들게 하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봄이 왔으니 봄을 영접하는 것이 살아있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겠는가~하고 본문을 시작해서는 섬세한 언어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이 책 이전에 나는 자연을 보고 느끼는 법을 많이 몰랐던 것이 틀림없다. 이제야 귀가 열리는 기분에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내내 동행을 함께했다.
꽉채운 글밥에 담고 싶은 순간순간이 너무 많아서 발췌를 그안두고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