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클래식 이야기
손열음 (Yeoleum Son)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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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연히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칼럼을 보고

피아노만 잘 치는게 아니라, 글도 참 잘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 칼럼들이 결국 책 한권 분량으로 나왔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잘 모르던 작곡가인 샤를 발랑탱 알캉에 대한 평을 보니 매우 궁금해짐.

2015. AUG.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맞서 싸워 이겨낼 힘도 없기에 그에 대한 부정 또는 착란으로밖에 대하지 못하는 연약한 한 인간의 모습은, 현실을 사는 우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의 작품들에는 마치 이내 돌아올 봄을 기다리는 듯한 작은 희망이 늘 도사리고 있음이 놀랍다. 이것은 물론 베토벤 식의 희망, 즉 훌륭한 한 인간의 의지의 발로 혹은 성취의 구현, 그 무엇도 아니다. 그저 이 삶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만을 바라는, 모든 인간의 최소한의 소망과도 같은 것이다. 그의 음악이 우리 모두에게 각별하리만치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이리라. -P. 51

고유의 악마적인 시상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멘델스존보다도 더 뛰어나다. 강한 내러티브를 배경으로 하는 리스트의 `이유있는` 광기에 비교하자면 알캉의 광기는 영 앞뒤가 없어 훨씬 더 공포스러우면서도, 뭔지 모를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다. -P.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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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문학과지성 시인선 278
김행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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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도 흔들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분명히 장애물이 아니다. - 사소한 기록 중

사춘기 아이들과 귀신과 어른이 뒤섞여서 정신이 혼미하다.

과연 이 시들을 좋아할 수 있을까.

2015. Aug.

우리는 아무도 흔들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분명히 장애물이 아니다. - 사소한 기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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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 2005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이장욱 지음 / 문학수첩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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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느린 리듬으로 행동을 감지?하는 서술방식에 묘한 매력을 느끼면서 왠지 그것에 집착하게 된다.

시인의 언어인가?

일단의 내용은 처음과 끝의 내용이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초반의 의아함과 어색함을 지나오면 그 서술 방식에 푹 빠지게 되는데 어느 부분은 섬뜩하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슬프기도 하고...

온갖 감정의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듯한 이야기.

다만 캐릭터의 내밀한 속사정은 조금 피상적이어서 개연성?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십년전의 소설임을 생각하면 무척 세련된 느낌.

시인 이장욱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소설까지 조금씩 발을 디뎠는데, 역시나 하는 취향의 저격.

책장에 수납?되어 있는 다른 이장욱도 어서 읽게 되길.:)

2015. Aug.

남자는 신호등에 눈을 두고 있었다. 붉은 신호가 오래가고 있었다. 인생의 모든 것은 어쩔 수 없이 미묘한 타이밍에 이루어진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에 치여 있다가 갑자기 죽음 같은 것을 맞닥뜨리면,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리기라도 한 듯, 그제야 삶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돈을 벌기 위해 보낸 시간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허점과 약점과 단점을 파악한 후 비아냥 거리면서 보낸 시간들, 그리고 뭔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며칠이 지난 후에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 많은 사건들이, 갑자기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것을 허무라고 부르는 것이겠지만, 그런 것이 허무라면, 허무야말로 그냥 인생 자체이자 인간의 역사 전체일 것이었다. 남자는 인생에 대한 자신의 결론이 마음에 들었다. 남자는 조지 해리슨이 왜 인도에 가서 장례식을 치렀는지를 처음으로 곰곰 생각해보았다. 왠지 조지 해리슨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도에 가서 죽는 것 자체가 있는 자들의 사치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따라왔따. 결국 죽음이라고는 해도, 죽음에 대해서 열심히 생각한다는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남자는 다시 결론을 내렸다.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고 해서,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문제는 애초부터 간단한 것이었다. 죽음이 온다면 죽음을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허무의 본질이자 요체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살아 있을 때는 역시 삶과 몸과 기쁨과 슬픔 따위가 중요한 것 아닌가. 그것들을 최대한 즐기면 되는 것 아닌가. 삶과 몸과 기쁨과 슬픔을...... -p.73

시와 소설은 나에게
등소평의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의 느낌을 준다.
모든 종류의 고양이들은
괴로움이다가...... 즐거움이다가......
즐거움이다가...... 괴로움이다가......
둘을 한몸으로 끌어안고 울다가......
문득 침묵에 닿게 될 것이다.
고양이들은
인생과 같다. -p. 작가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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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
빈센트 반 고흐 지음, 박은영 옮김 / 예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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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만한 2편 없다는 말은 누가 처음 한 말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테오와 고흐의 편지에는 그야말로 그들의 영혼의 무게가 실려 있었지만,

고작 5년간 지속됬다는 라파르트와의 교류는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다.

다만 궁핍한 고흐의 입장만 확인 될 뿐...

2015. Aug.

작업, 투쟁 그리고 고통으로 얼룩진 그의 삶을 지켜 보았다면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에게는 위대한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p. 11, 라파르트의 편지 중.

그래픽을 대충 넘기면서 보는 일은 그리 나쁘지 않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 아주 이기적인 심보로. "아무려면 어때, 비록 시대가 무미건조해도 나는 권태로워지고 싶지 않아." 그러나 우리는 매일 그렇게 이기적이지는 않네. 그리고 이기적이지 않을 때 후회는 쓰라리다네...... -p. 145, 고흐의 편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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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밥에 가지 겉절이를 만들어 비벼먹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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