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클래식 이야기
손열음 (Yeoleum Son)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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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연히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칼럼을 보고

피아노만 잘 치는게 아니라, 글도 참 잘 쓰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 칼럼들이 결국 책 한권 분량으로 나왔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잘 모르던 작곡가인 샤를 발랑탱 알캉에 대한 평을 보니 매우 궁금해짐.

2015. AUG.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맞서 싸워 이겨낼 힘도 없기에 그에 대한 부정 또는 착란으로밖에 대하지 못하는 연약한 한 인간의 모습은, 현실을 사는 우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베르트의 작품들에는 마치 이내 돌아올 봄을 기다리는 듯한 작은 희망이 늘 도사리고 있음이 놀랍다. 이것은 물론 베토벤 식의 희망, 즉 훌륭한 한 인간의 의지의 발로 혹은 성취의 구현, 그 무엇도 아니다. 그저 이 삶이 끝나지 않고 지속되기만을 바라는, 모든 인간의 최소한의 소망과도 같은 것이다. 그의 음악이 우리 모두에게 각별하리만치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이리라. -P. 51

고유의 악마적인 시상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멘델스존보다도 더 뛰어나다. 강한 내러티브를 배경으로 하는 리스트의 `이유있는` 광기에 비교하자면 알캉의 광기는 영 앞뒤가 없어 훨씬 더 공포스러우면서도, 뭔지 모를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다. -P.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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