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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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만물의 영장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또 다른 생명에 대한 존중과 해석보다는 항상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는 큰 단서를 달고 제일 으뜸으로 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앤서니 윌리는 완전히 뒤집어 윌리라는 침팬지를 만물의 으뜸으로 내 세우고 있다. 이곳에서 만큼은 윌리는 제 1인자다. 윌리는 웃고 있다. 뭔가 비웃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너희 인간이 제일이 아닌 원숭이인 나 윌리가 제일이다라고.

두 발로 걷는 침팬지는 우리 인간과 흡사하다. 아니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에서처럼 우리 인간과 같다고도 할 수 있는 존재가 침팬지이다. 그래서 앤서니는 이곳의 주인공을 인간과 가장 비슷한 침팬지를 택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윌리가 스케치북을 찢어 그리기 시작한 명화들의 첫 페이지에는 정말 박장대소를 하게 한다. 누구나가 다 한 번쯤은 접한 “비너스의 탄생”을 윌리는 “야, 어서 옷 입어!”라고 소리치며 옷을 벗은 주인공의 알몸을 누가 볼까봐 천으로 가리고 있다. 옆에 놓인 비누와 목욕 모자, 그리고 바람의 신이라고 표현한 침팬지 두 마리를 보라. 이 얼마나 우리의 상상을 뒤집는 그림인가? 또한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의 작품을 보라. 원작의 기법과 터치를 그대로 살리면서 인간을 애완인으로 끌고 가고 있는 침팬지 부부의 모습에서 우리는 분명 침팬지가 만물의 영장임을 느끼면서 뭔가 모르는 섬뜩함도 느낄 것이다.

우리가 명화라고 갖는 선입견은 뭔가 어려울 것 같고 작가의 심도를 이해할 수도 없을 것 같아 다가가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렇듯 우스광스럽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는 명화들은 어른뿐만 아니라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어린이들도 쉽게 다가 갈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작품이 세계 명화라고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일 지라도 이 윌리의 그림들을 보면서 지금은 비록 가볍게 보며 웃을 수 있지만 나중에 원작을 보고 난 후에는 강렬한 느낌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을 보는 중간 중간에 원작과 비교해 보며 어떤 점이 원작과 다른 지 숨은 그림 찾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자 이제 윌 리가 그림을 다 그리고 스케치북을 들고 문을 나서고 있다. 그런데 왜 책상위에 윌리 가면이 놓여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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