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과 선녀 - 한국전래동화 4
신세계 편집부 엮음 / 신세계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가장 먼저 나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아내와 자식을 그리워 하며 닭이 되어 매일 하늘만 쳐다 보며 통곡하는 나뭇꾼의 모습이었다. 죽어서라도 천계에 이르겠다는 원망과 애절함.그리고 노모를 떠날 수 없는 효성스러운 마음.여러가지 나뭇꾼의 선택할 수 없는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산골에서 노모를 모시고 살던 마음씨 착한 나뭇꾼은 어느 날 사냥꾼으로 부터 쫓기고 있는 사슴을 구해 주었다. 은혜를 갚고 자 하는 사슴의 말대로 목욕을 하고 있는 선녀 옷을 감춰서 오갈데 없는 선녀와 결혼을 하였다. 아들,딸 낳고 잘 살던 나뭇꾼은 사슴과의 약속을 어기고 선녀 옷을 내어 주었더니 선녀는 아이둘을 데리고 자신이 살던 하늘 나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다시금 사슴의 도움으로 하늘로 올라가 가족들과 잘 살던 나뭇꾼은 고향의 노모를 잊을 수가 없었다.나뭇꾼은 선녀의 도움으로 천마를 타고 노모를 만나러 왔다가 다시금 지상에 머무러고 말았다. 하늘로 다시 올라 갈 수 없는 나뭇꾼은 매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죽어 수탉으로 환생하여 하늘을 향해 울부 짖었다.

내가 만약 나뭇꾼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비록 동물과 한 약속이라도 어겼을까? 그리고 사랑하지도 않은 선녀옷을 훔쳐서 선녀의 발목을 잡아 결혼을 했을까? 그 결혼생활이 행복해서 다행이지 선녀가 하늘나라에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선녀라면 어떻게 했을까? 선녀는 비록 오갈데가 없어 나뭇꾼과 결혼을 했으나 자식을 낳고 행복하게 살지 않았나? 선녀의 부모와 하늘을 그리워 하는 심정은 오죽 했겠지만 꼭 선녀옷을 입고 자식을 데리고 하늘로 승천해야만 했을까? 남은 남편과 노모에 대한 생각은 조금이라도 했을까? 우리 선조 어머니의 희생처럼 선녀도 자기 한 몸 희생해서라도 자신의 형성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켰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매일 행복한 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또한 선녀와 나뭇꾼의 사이에 존재하는 노모의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식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 낼 수 있는 어머니의 마음은 오죽했으랴.

선녀가 부득이 하늘로 가서 살게 되었다면 남편뿐만 아니라 노모를 모시고 살았으면 선녀와 나뭇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그리고 효성스런 나뭇꾼도 노모를 곁에 두고 모시고 살았으면 가족들과 헤어지는 일을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 나의 남편또한 사랑하는 가족과 살지라도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를 잊지는 못했을 것이다.가족의 사랑이란 나의 부모도 포함하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생각이 차츰 차츰 퇴색하고 있는 오늘 날 부모님께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나중에 나의 자식이 나를 따라 행동할 것이다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