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베르는 정열적이고 허물없는 이집트인들에게 큰 인상을 받았다고 일기에 적었다. 플로베르의 이집트 여행 체험은 그의 작품에도 반영됐다. 플로베르는 이집트에 다녀와서 7년 뒤에 『마담 보바리Madame Bovary』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됐다. 거기엔 자유롭게 욕정을 즐기고 싶어 하는 엠마 보바리Emma Bovary 부인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에로틱 세계사 220페이지)

 

대문호 플로베르가 이집트로 섹스 관광을 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 누구?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의 작품 몇 편을 접한 게 전부이지만, 적어도 작품으로 만난 그의 이미지는 섹스 관광과 전혀 연결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이집트로 섹스 관광을 다녀온 후에 마담 보바리를 탄생시켰다니, 안 믿을 수도 없지 않은가?!

 

세계사와 에로틱을 연결하여 소개하는 게 이 책이 처음은 아닐 테다. 세계사 속에 숨어있는, 은밀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 나뿐이 아닐지도 모른다. 섹스 이야기는 끝이 있을 수 없고, 인간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화두가 된다. 현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마 오래전부터 인간 사회의 섹스는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면 인류의 역사와 계속되었을 것이다. 종종 세계사에 녹아든 섹스스캔들 비슷한 이야기는 계속 들려왔다. 하지만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1만 년 성의 역사'라는 부분이다. 인류 역사에서 시작된 성 이야기와 후에 발견된 역사의 흔적에서 또 확인하는 성 이야기가 재밌게 들려온다. 앞서 말한 플로베르의 경우만 봐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니, 그 이상의 이야기가 어떻게 들려올지 궁금할 수밖에. 응? ^^

 

수메르인들은 분명 관음증 증세가 심했다. 그들은 남자가 아내의 음부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부자가 되거나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었다. 에트루리아 사람들은 광란의 사도마조히즘 파티를 열었다. (에로틱 세계사 4페이지)

 

기원전 600년 전의 일이다. 참 기발한 믿음이지 않은가? 여성의 음부를 오랫동안 바라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늘날 심각한 범죄로 인식될 만큼 여성의 신체를 몰래 엿보는 일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사람들은 그게 범죄가 아니라 열려있는 성문화쯤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성문화가 변하게 된 것은 신석기 혁명부터라고 한다. 떠도는 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변한 환경, 개인이 가축 키울 땅과 가옥을 소유하게 되면서 그 소유의 주체가 자식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시 됐을 때. 그럼 어떤 자식에게 자기 소유물을 넘겨주어야 하는지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게 적자를 정확히 가려내는 일이 시작되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라는 분명한 관계인 일부일처제가 선호되어야 했다. 그때부터 섹스는 철저한 감시의 대상이 되면서, 소유의 개념 안에 들어간다. 잠자리의 규칙이 생긴다.

 

인간의 갈망은 끝이 없었던 것일까. 이렇게 정한 잠자리 규칙의 제한은 인간의 섹스 욕구를 제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극하기에 이른다. 섹스 테크닉을 전수하는 책이 나오고, 피임약을 만들고, 매음굴을 만들었다. 섹스를 찬양하는 사람과 비난하는 사람이 생겼다. 언제나 양면의 문제를 가지고 존재해온 것이 섹스다. 애널 섹스를 치료법으로 추천한 의사가 있는가 하면, 중세 수도사들은 딜도를 사용하기도 했다. 성문화는 때로는 개방적이고 자유스럽게, 때로는 그 개방성에 반기를 들 정도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민족의 성문화가 대립하기도 했고, 종교와 도덕적으로 규범적인 제한을 받은 적도 있다. 이 책은 지난 오랜 성문화를 다루면서 인류에게 벌어진 섹스의 감각과 역사를 들려준다. 호모사피엔스는 1만 년 전부터 섹스에 대해 광적으로 관심을 가져왔고, 동굴에 포르노그래피를 그리기도 했으며, 파피루스에 음담패설을 썼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하룻밤에 최소 네 번 성적 만족감을 느끼는 게 여성들의 권리였다고 한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는 입으로 여성을 만족시켰다.

 

들을수록 놀라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특이하게 들리면서 많이 놀랐던 게 몇 가지 있는데, 켈트족은 남자나 여자나 상관없이 몸의 털을 모조리 깎았다고 한다. 속옷 없이 바지만 입고 돌아다녔고, 남성들 간의 동성애가 만연이었다. 상당한 미모의 아내가 옆에 있어도 아내와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동성과 불같은 연애에 쉽게 휩싸인다. 다른 민족의 사람들에게 야만스럽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를 받을 수 없을 정도였나 보다. 그리고 놀라운 건 지금도 존재하는 섹스 파트너 공동체인 모수오족이다. 이들은 결혼이란 개념이 없다. '아즈부'라는 섹스 파트너만 존재한다. 모수오족 여인은 임신해도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다. 아이의 육아는 여자의 어머니와 자매들, 오빠들이 책임진다고 한다. 모수오족의 이런 모습을 본 마르크 폴로는 너무 당황했고, 그것을 미신 숭배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모수오족의 낙원 같은 사회 공동체는 경쟁이나 질투, 분노, 탐욕, 폭력이 없는 세상이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의 사회와는 너무 다른 그들에게는 바로 그곳이 낙원이었으리라. 아니, 낙원인 줄 모르고 처음부터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 환경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독일 항문성교의 역사는 30년 전쟁 기간 동안 독일에서 쓰이던 처벌에서 유래했는데, 당시 죄인들은 교도관의 항문을 혀와 입으로 핥아야 했다. 이는 죄수들의 굴욕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공개적으로 행해졌다. 이렇게 독일 전쟁사에 등장하는 항문 성교는 독일의 고급문화와 일상생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괴테도 '엉덩이를 핥을 수 있다'는 말을 사용했고, 모차르트는 <내 엉덩이를 핥아줘>라는 제목의 캐논을 작곡했다고 한다. 독일에서 시작된 항문 집착은 욕에서도 사용되는 말이 나왔고, 항문 성교 행위가 있고, 애닐링구스라는 성교 행위도 있다. 고상했던 문화도시 폼페이에서는 이천년 전에 그려진 그룹 섹스 모자이크가 발견됐고, 독일 황제 하인리히 4세는 비아그라를 사용하고 있었다. 영국의 헨리 8세는 페니스를 강조한 의상으로 패션을 선도하고 있었다. 플레이보이 카사노사가 페미니스트였다는 기가 막힌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노력이 좀 필요했다.

 

그리고 놀랐던 것 또 하나는 바로 콘돔이다. 타이어가 콘돔에서 탄생했단다. 타이어의 아버지 찰스 굿이어가 아내 몰래 부엌에서 실험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게 콘돔이다. 고무의 적정 비율을 맞추지 못해 매번 실패하던 실험에서 콘돔을 만들게 되었단다.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는 히스테리 치료 목적으로 바이브레이터를 발명했다. 의도적으로 섹스에 관련된 것을 찾다가 개발할 수도 있는 게 많겠지만, 이렇게 우연으로 만들어진 개발과 발명의 현장에서 이뤄낸 성과가 섹스와 연관되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결국엔 섹스에 이용되거나 섹스와 관련된 발견으로 그 목적지를 찍는다.

 

1만 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 곳곳에 숨겨진 성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 순서로 들려준다. 섹스가 인류의 보편적인 주제라는데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위기 탓인지 체면 때문인지, 근엄한 인류 역사 속에서 섹스는 잘 드러내지 못하는 주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성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성 이야기를 재밌게 듣게 한다. 솔직히 나도 이렇게 흥미롭게 읽게 될 줄 몰랐다. 그저 역사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곁가지로 붙여놓은 자질구레한 성 이야기 몇 개 담아놓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니까. 섹스를 주제로 본 1만 년 인류 연대기가 섹스를 책상 위에 꺼내놓아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숨겨야만 하는, 억압된 주제가 아니라는 거다. 수세기 동안의 우리 조상의 성문화를 다루면서, 인류와 함께해온 섹스가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로 들을 수 있다.

 

덧붙이자면, 책의 뒷부분에 저자가 한국 독자에게 던진 발칙한 제안이 있다. 저자는 한국의 성문화가 많이 궁금한가 보다. 독일에서도 유명하다던 제주도에 있는 러브랜드 테마파크와 한국의 비디오방 문화가 듣고 싶단다. 게다가 한국 성의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있는 사건들을 알려달라면서 이메일 주소까지 공개한다. ^^ 역시, 범상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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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왔다.

세월.

 

 

 

 

 

 

 

 

<사진의 용도>는 지금 읽고 있는데,

느낌이 참 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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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 시리즈를 두 편 정도 읽은 게 전부다. 그 정도만으로도 이 만화의 분위기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지만, 그걸 알면서도 꾸준히 보고 싶은 만화이기도 하다. 특이 이번 베스트 컬렉션은 '베스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녀석들의 모험 같은 일상이 재밌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얘네들 원래 이랬나 싶게 각 캐릭터를 좀 더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한꺼번에 모아놓고 보니, 그 특징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각자 해결하는 자세가 다르다. 각자의 개성이 더 묻어난다고 해야 할까. 그만큼 매력이 달라서 다가오는 색이 다르기 때문에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무엇보다, 이 녀석들의 일상에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들이 우리와 너무 닮았다는 거다. '어라? 이거 나도 궁금했는데, 왜 그런 걸까?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은 문제들을 풀어가는 방식이 가슴으로 한 번에 들어온다. 때로는 고민도 해야 하지만,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 대부분은 의외로 쉬운 답을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보노보노의 엉뚱함은 그가 하는 고민에 그대로 드러난다. 아빠의 보물창고에 새긴 구멍 때문에 사라진 귀한 것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발을 동동 구른다. 너부리, 포로리와 머리 맞대고 고민하지만 찾을 방법이 없다. 여기저기 다 뒤져봐도 마찬가지. 길을 떠난 아빠가 돌아올 때는 다 되었고, 사라진 아빠의 보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러다 누군가의 한 마디에 귀가 번쩍 뜨인다. "혹시 아빠가 길을 떠날 때 그 보물들을 가지고 간 건 아닐까?" 그러네.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럼 처음부터 아빠의 보물창고에 생긴 구멍으로 사라진 보물을 걱정할 게 아니라,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어봐도 좋았을 것을...

 

왜 우리는 아닐지도 모를 일에 걱정부터 하는 걸까 생각해보게 한다. 나처럼 작은 일 하나에도 마음을 계속 쓰고 고민하는 사람이 보면 좋은 안내서 같은 부분이었다. 보노보노가 아빠의 사라진 보물을 걱정할 때 누군가 처음부터 없었을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해주었다면, 아마도 보노보노는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아빠가 들고 간 게 아니었는지 묻고, 그게 아니라면 다 같이 찾아보면 되는 일이라고 말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 대부분이 처음부터 할 필요 없는 고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이 일상적으로 뱉는 쉬운 말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이 녀석들이 아빠의 보물을 찾아다닌 시간을 보고 있자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언제 해도 해야 할 걱정이라면, 확인해보지도 않고 처음부터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꼬리를 떼어버리겠다는 너부리의 다짐으로 궁금해졌다. 너부리의 꼬리는 정말 필요 없는 것일까? 처음부터 있던 꼬리의 쓰임새가 분명 있는 거 아닐까? 그러니까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꼬리는 그 자리에 그대로 붙어 있는 거겠지. 그런데도 너부리는 그 꼬리가 거추장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은가 보다. 떼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도 그렇고, 어떻게 떼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그렇고, 웬만한 다짐은 아닌 듯하다. 꼬리가 없어도 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이참에 확 떼어버리고, 예쁜 너부리로 거듭나고 싶었나... 포로리와 보노보노는 너부리의 꼬리에 마음을 두고 너부리의 마음을 바꾸려고, 그동안 그 꼬리가 너부리의 몸에 붙어 있으면서 했던 활약(?)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혹시나 너부리의 떼어낸 꼬리로 동물 친구들이 놀리면 어쩌려고 그러냐는 둥, 처음부터 한 몸이었으니 당연하다는 둥, 결론은 같다. 꼬리를 떼어낼 필요가 없다는 것. 그때 현명하게 답을 준 족제비 아저씨가 너부리의 다짐을 바꿔놓았는데, 이상하게도 매일 거울을 보면서 내 얼굴을 품평했던 나 자신이 떠오르더라. '나이 먹으면서 눈이 자꾸 처지는데 어떻게 좀 해야 하나? 조금 더 예쁜 외모를 만들고 싶은데 좋은 방법 없을까?' 하면서 하루에도 수없이 생각하던 것을 고민해본다. 떼어내도 죽지 않으니 거추장스러운 꼬리를 떼고 싶다던 너부리처럼, 조금 더 나아지고 싶은 외모를 만든다고 죽지 않으니까. 하지만 굳이 떼어내지 않아도 너부리인 것처럼, 지금보다 더 예쁜 외모가 아니어도 나인 것이라고. 목숨에 지장을 줄 문제가 아니라면, 이대로 사는 게 불편한 게 아니라면, 처음 주어진 상태로 오늘을 살아가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담아본다. 이대로도 나쁘지 않잖아?

 

 

꿈을 꾸는 이유를 궁금해하면서도 왜 꿈은 이상한 걸까 고민한다. 꿈이 이상한 건 현실이랑 구분하기 위해서라는 답을 내놓는 너부리의 말에 공감도 된다. 꿈은 그냥 꿈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래서일까. 현실에서 이루기 어려운 상황들이 꿈에 나타나는 걸 보면, 정말 현실과 구분하기 위해 꿈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꿈에서라도 간절한 바람을 이뤄보는 거, 잠깐이지만 행복해지는 순간이 될 것 같다. ^^

 

읽다 보면 이 녀석들이 모여서 일으키는 문제들만 보는 것 같다. 나쁘지 않게 웃음을 주면서 그들만의 엉뚱함을 뽐내는 것 같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에피소드에 이 만화가 더 가까이 다가온다. 걷는 게 좋은데 걷는 게 왜 좋을까 자문하는, 혼자 있다는 것을 외로움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하는 보노보노의 모습에 사색적으로 된다. 심심하니까 걸을 수도 있고, 풍경을 보면서 걸으니까 좋고, 좋아하는 곳에 갈 수도 있으니까 걷는 게 좋다고 말하면서도, 아주 쿨하고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걷는 게 좋으니까 좋은 거라고. 걷는 순간에만 보이는 것들을 소환하면서 천천히 가는 순간의 미학을 담는다. 어떤 의미도 답도 더는 필요 없다는 듯 '좋아하는 것' 자체에 모든 의미가 있다는 거. 생각해보니 그러네. 다른 이유가 있을 수가 없잖아?! 좋으니까 좋은 거, 그 사람이 좋으니까 좋아하는 것. 같은 의미잖아. 좋은 건 그냥 좋은 대로 놔두고 받아들이면 되는 거였다. 흐뭇하게 마음에 두고 그냥 생각하면 되는 거였네.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이렇게 쉬웠는데, 왜 우리는 자주 그 쉬운 일을 어렵게 해야만 했던 것일까 되묻고 싶어진다. '외로움'이라는 화두, 계속 머릿속에 남을 질문이 되었다.

 

 

그렇게 포근해지는 답을 듣다가도,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꺼낸 이 녀석들을 보면 진지해진다. 혼자 있는 아빠의 모습이 외로워 보였던 보노보노의 고민에 동물 친구들의 답이 가지각색이지만, 다 맞더라. 원래 모두가 외로운 거라고 말하는 포로리는 모두 쓸쓸하니까 시시한 얘기라도 하고 싶은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라도 외로움을 달래고 싶다는 말일까? 그러다가 듣게 된 홰내기의 말. '우리는 보통 누군가와 같이 있으니까 혼자 있으면 외로워 보이는 건 당연하다'고. 반대로 혼자 있다가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외로워 보이지 않는 걸까? 행복하기만 한 걸까? 홰내기의 말에 시선을 멈추고 한참 생각했다. 타인의 시선에 외로워 보인다는 말이지 외롭다는 건 아니지 않을까? 그 사람이 외로운지 아닌지 누가 정해주는 걸까 궁금하다. 그래서 자꾸만 사람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어 하고, 연애나 결혼으로 짝을 만들고 싶어 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이 녀석들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어느 순간 인생 철학을 말하는 것 같은 퀄리티가 되어 새겨진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마음이 힘든 하루에서,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찾아내는 보물 같은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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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지 마... 제발...


윤태호의 로망스를 이제야 알고 구매하려 했더니 절판...
생각보다 중고 가격도 좀 쎄더라.
찾아보니 다행히도 도서관에 딱 두권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래된 책이다 보니 책 상태가 다 지지하더라는...
그나마 깨끗한 책으로 골라서 빌려왔는데,
한참 재밌게 읽고 있는데...
누가 이렇게 찢었어!!!!!
여덟쪽이나...
없으니까 사라진 페이지가 더 궁금해... ㅠㅠ
너무 재있는 이야기라 찢어간 거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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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3-11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의 책을 누가 감히 찢으셨나요!!!???^^

구단씨 2019-03-13 14:34   좋아요 1 | URL
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ㅠㅠ
딱 한 챕터 찢어간 것 같은데, 없어지니까 그 부분 내용이 더 궁금합니다. ^^
 

 

휴대하기 편하고,

내용도 괜찮은 한국 문학 시리즈.

벌써 세번째 도서가 나왔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이 오려는 길목에서 만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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