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익살스러운 딜레마는 우리인생의 숱한 환희의 재료입니다. 그런데 아킬레스씨, 이제 맨처음에 제기되었던 물음, 지금까지 우리가 토론을 하게된 발단이었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사고는 마음속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아니면 뇌 속에서 발생하는 것인가.>라는 문제 말입니다.
아킬레스:이제 저는 <마음>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것이 뇌나 그 활동에 대한 일종의 시적표현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말은 <미(美)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군요. 그것은 공간의 어딘가에 위치지울수 없는 무엇이지요. 하지만 천상의 다른세계를 떠도는 무엇도 아닙니다. 오히려 복잡한 실체의 구조적 특성에 가깝지요.
거북: 수사적 표현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면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신비화음을 만든 러시아 작곡자이자 피아니스트)의 음악이 갖는 아름다움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소리속에 있읍니까? 인쇄된 음표속에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감상하는 사람의 귀나 마음이나 뇌속에 있습니까?
아킬레스: 제 생각으로 <미>는 우리의 신경 발화가 뇌의 특정영역, 그러니까 <이름표가 붙은 방>을 통과할 때마다 우리가 내는소리와 같은 것 같습니다.우리는 이런소리에 대응해서 어떤 <실체 entity>가 즉 존재자<xisting thing>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싶은 경향이 있습니다.다시 말하면<미>라는 말이 명사이기 때문에,우리는 미를 어떤 <사물 thing>쯤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미>라는 말은 어떤 사물도 표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말은 우리가 어떤 사건이나 지각을 경험할 때 말하고 싶어지는 편리한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북: 좀더 이야기를 확장시키자면, 그러한 성질을 갖는 단어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가령<미>,<진리>, <마음>,<자아>등이 그런 단어들이지요. 그 단어들도 우리가 발언하게 되는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우리는 여러가지 기회에 신경발화에 의해 그런소리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각각의 소리에 대응하는 <실재>, 즉 < 실재로 존재하는 것 real thing>이 있다고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의미>라고 부르는 것을 그에 비례하는 정도의 양만큼 물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결론적으로 우리가 고민하는 진리,자유, 행복,자아, 마음,등등의 단어들이 우리 사고의 많은 부분들을 차지 하지만 결국 실체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