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북
코바코 토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베이징 올림픽과 WBC의 영향으로 그 어느때보다 야구열기가 뜨거운 올 여름, <스케치북>의 작가 코바코 토탄의 묘한 야구만화가 한국에서 선을 보였다. 작가 자신이 책 속에서 야구 룰을 전혀 모른다고 당당히 밝혔으니 일단 제대로 된 야구 만화이기를 기대하지는 말자. 이 만화는 '탁구만화가 아닙니다. 탁구사 외전입니다'라고 당당히 광고했던 <러버스7> 식으로 하자면'야구만화가 아닙니다. 야구부 매니저 외전입니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까. 

부원이 2명 뿐인 폐부 위기의 한 야구부에 동물들을 끌고 나타난 여자아이 혼마 쿠스코. 그녀는 막무가내로 자신이 끌고 온 동물들을 부원으로 만들고 자신이 매니저가 되어 야구부를 살린다. 일단 2명의 야구부원과 혼마의 꿈(코시엔에 가는 것)이 같다는 이유로 한 배를 탄 그들. 그리고 야구 부원들과 혼마의 동상이몽이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만화는 점점 폭주(?)하기 시작한다. 

<스케치북>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만화가 제대로 된 스포츠 만화가 아니라는 것쯤은 책을 펼치기 전부터 짐작했을 것이다. 4컷으로 그리든 그냥 일반 만화로 그리든 다소 허무한 매력의 개그센스는 변하지 않지만 작품 전체에 묻어나는 '과장'이 읽는 사람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덕분에 <스케치북>에 담긴 '절제'가 돋보이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꿈을 향해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혼마의 뜨거운 열정만은 무척 인상적이다(그것이 어떤 꿈이든 간에!).  

마지막에 실린 스케치북 특별 단편이라는 보너스도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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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 소장판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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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H2> <크로스 게임> 등으로 유명한 스포츠 만화계의 전설 아다치 미츠루의 수영 만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늘 똑같이 생긴 주인공이 등장하고 늘 스포츠가 주제고 비슷한 설정이 반복된다는 비판도 종종 받지만 그 익숙함이 주는 흡인력은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스포츠를 주제로, 10대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가 많기 때문에 작품마다 넘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아다치 미츠루는 스포츠 만화 밖에 안 그린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모험소년> 등의 단편집을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사립 에이센 고교 수영부 신입생인 야마토 케이스케와 니노미야 아미. 둘은 라이벌 과자집의 3대째다. 할아버지 대의 악연 때문에 케이스케에게 처음부터 묘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아미. 하지만 자꾸만 묘하게 얽히는 인연 때문에 자주 부딪히게 되면서 아미는 케이스케에게 조금씩 호감을 가지게 된다.  

아다치 미츠루 특유의 가벼운 터치와 유머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작품.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본인 작품 홍보와 복실복실한 강아지가 여지없이 등장한다. 여름에 딱 어울리는 소재인 수영과 젊음, 사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시원한 물보라 같은 상쾌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자신의 재능을 외면하다가 어떤 계기로 결국 그것을 인정하게 되는, 전형적인 아다치 만화의 주인공 케이스케의 성장 또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다만 소장판임에도 컬러 페이지가 복원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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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삐약 1
모리나 리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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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병아리(로 보이는 새)가 표지 가득한 <삐약삐약>. 표지만 보고 멋대로 깜찍한 애완동물 이야기, 혹은 어린 병아리의 모험 이야기를 상상했던 나를 기다린 것은 '표지의 노란 병아리는 사실 거대 희귀 잉꼬였다'라는 반전. '어디가 잉꼬냐!'라고 따져봐야 소용없음을 알기에 아쉬움을 가슴 한켠에 접어두고 읽기 시작했다. 

닭고기 마니아인 카오루코가 우연히 공원에서 발견한 거대한 새 치요. 원래는 닭고기 대신 잡아먹을 생각이었지만 치요의 치밀한(?) 계략에 넘어가 잡아먹기는 커녕 함께 살게 된다. 새 주제에 못 먹는 음식도 없고, 상상초월 아이큐와 근성, 뻔뻔함까지 가지고 있는 치요와 예쁘고 생활력 강하지만 닭고기 외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는 특이한 여인의 운명적 동거가 막무가내로 펼쳐진다.  

'삐약', '삐이' 소리로만 의사를 표현하던 치요가 어느 순간부터 말도 하고, 새 주제에 젓가락질까지 하는 등 점점 과도한 진화를 보여주지만 별 생각 없이 읽다 보면 정신없이 돌아가는 내용에 아,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가게 된다. 따져서 무엇하리. 웃자고 그린 것을. 

개그 만화에 상식과 개연성은 사족일 뿐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만화 <삐약삐약>. 말도 하고 변장도 하고 운동하면 근육질도 되지만 일단 '새'인 치요와 숨길 수 없는 조식(鳥食)본능을 가진 카오루코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마음껏 즐겨보자. 치요와 카오루코의 끈끈한 미운정에 감동까지 느끼기에는 너무 막나가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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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호실의 진코씨 1
야마다 나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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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운 여름에는 뭐니뭐니해도 귀신 나오는 만화가 좋다. 하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무서운 것은 정말 싫은 사람이라면 이런 작품은 어떨까? 귀신이 수도 없이 등장하지만 무섭기보다는 훈훈한 만화 <203호실의 진코씨>.

 예쁜 얼굴과 과도한 식탐을 가진 여고생 진코는 혼령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혼령을 쫓아내고 싸우기보다는, 귀찮아하면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을 성불시키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큰 도움은 안 되지만 늘 옆에 붙어다니는 요스케, 그리고 종종 찾아오는 큰 귀를 가진 정체불명의 남자 혼령과 함께 자신을 찾아오는 수많은 혼령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을 도와주는 진코. 그때문에 위험한 일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악한 일을 하는 혼령이라고 해도 먼저 그들이 그리 된 이유부터 알아보려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용감하고 순수한 그녀의 배려심과 당당함은 만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예쁜 그림체와 아기자기한 내용 덕분에 순정물로서의 강점도 놓치지 않고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혼령이 실재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답을 내지 못한다. 봤다는 사람도 있고 절대 없다는 사람도 있다. 한마디로 믿거나 말거나. 어쩌면 혼령의 존재는 사후에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미련한 바람이 낳은 환상일 수도 있고, 권선징악을 완성하기 위한 도덕심의 산물일 수도 있고, 혹은 진실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이 사실이든 살아 있을 때 충실한 인생을 살아 이승에 미련 두지 않고 떠나는 것이 산 사람에게나 죽은 사람에게나 좋은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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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보 3
윤지운 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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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작가들의 단편을 엮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월간 순정지 <이슈>의 <순애보> 시리즈, 그 세 번째 테마는 고전과 비극이다. 주제에 걸맞게 고풍스러운 무대에서 펼쳐지는 슬픈 사랑 이야기 다섯 편이 실려있다. 
 

<파한집> 완결의 아쉬움을 달래 줄, 중국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 사랑 이야기인 윤지운의 <월궁>을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와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매력적인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신비롭고 잔혹한 운명을 그린 신지상, 지오의 <이호델라루나>, 비밀지킴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비극의 강도를 높인 강혜진의 <비밀>, 엇갈린 사랑이 결국 파국을 부르는 이시영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순정지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작가 김선희의 강하고 개성적인 그림체와 동양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애(哀)> 등의 작품이 실려있다. 장편을 연재 중인 작가라고 해도 단편에서는 연재작과는 전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작가들의 단편은 더욱 가슴을 뛰게 한다. 특히 <순애보>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기 때문에 추상적인 키워드를 작가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내는지 보는 즐거움도 함께 선사한다. 
 

세번째 시리즈까지 오면서 각기 다른 테마를 가져가긴 했지만 '순애보'라는  메인 타이틀의 한계 때문에 작품 간의 차이가 조금씩 사라져간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기존 작가들의 수준 높은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장이라는 점에서 '순애보' 시리즈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기회가 된다면 네 번째, 다섯 번째 시리즈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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