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세계의 검은 호랑이 1
니혼바시 케이타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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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에는 BL인 줄 알았다. 표지 분위기도 그렇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제목도 그랬다. 작품 소개글을 보고 나서는 흔한 요괴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흔하지 않지만 일본 만화에는 요괴라던가 마물을 소재로 한 만화가 정말 많다. 'xxx홀릭'이나 '나츠메 우인장'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도 역시 그런 종류.

 

설정도 흔하고, 특이하지만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제목에 BL을 연상케 하는 표지까지 갖추었지만 왠지 읽어보고 싶어지는 작품. <절대세계의 검은 호랑이>는 내게 그런 만화였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 나쁘지 않네?'라는 느낌.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형(異形)의 존재들이 눈에 보이는 카게토라가 주인공이다. 여기서 머릿속에 전구가 하나 켜진다. 주인공의 이름 토라(虎). 토라는 일본어로 호랑이를 가리킨다. 제목의 호랑이는 아마도 주인공의 이름을 의미하는 거로구나. 절대세계는 여전히 미궁 속이지만. 아무튼 토라가 외가로 이사하면서 가게 된 새로운 학교에서 이상한 양호 선생(남자)을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을 알게 된다.  

주인공에게 한없이 치근덕(?)대는 양호 선생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BL물의 느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상한 것이 보이는 자신의 체질 때문에 사람들을 멀리하기만 했던 카게토라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피하고만 싶어했던 이형의 존재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다.  

작가는 첫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의 끝없는 인연을 무난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척 보기에도 너무 악역인 게 티나는 전학생이 카게토라와 마주치며 1권이 끝난다는 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만화에서 적 캐릭터가 등장하며 1권이 끝나는 것은 이제 공식이나 마찬가지지만 조금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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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스틸 1
손병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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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면 장르 안 가리고 읽는 편이지만 소위 전형적인 '소년 만화' 장르는 아무래도 내게는 외면받는 축이다. 특히 한국 작가들의 작품은 몇몇 유명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많이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은 신작을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저런 이유로 손에 들게 된 <아이언스틸>. 표지만 봐도 일본의 인기 만화 <원피스>와 <페어리 테일>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뻔하지 뭐'하면서 외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비슷한 그림체와 비슷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용과 세부적인 재미까지 비슷한 법은 아니니까.  

액션 판타지물이 대부분 그렇듯 이 만화도 가상의 도시,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출신을 비밀로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용병으로 살아가는 아이언 스틸이 주인공이다. '재테크 액션'이라는 다소 생소한 홍보문구에 걸맞게 주인공 아이언 스틸은 오로지 '돈'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그는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를 잡음으로 인해 왕국 기사단의 게르히 벨리알과 만나게 된다. 게르히 벨리알은 전형적인 주인공의 라이벌 캐릭터로 부와 명예와 실력을 모두 갖추었지만 성격이 좀 나쁜 폼생폼사 캐릭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등장부터 아이언 스틸에게 바닥 수리비를 요구받는 굴욕을 겪으며 친근감(?)을 불러일으킨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이다.  

혼돈으로 가득찬 왕국이라는 거대한 세계관 속에서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야기인 만큼 아직 1권에서는 어떤 내용도 예측할 수 없다.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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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만 BAKUMAN 1 - 꿈과 현실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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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드롬을 불어일으킬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 <데스노트>의 콤비 오바 츠구미와 오바타 타케시의 신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된 <바쿠만>. 그러나 이번에는 주인공 간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아니라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돌진하는 10대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기대감은 더욱 부풀어올랐다.  

아무 꿈도 없이 하루하루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중학생 모리타카, 그에게 같은 반 친구인 우등생 슈진이 다가와 함께 만화를 그리자고 한다. 황당한 제안에 슈진을 무시하던 모리타카였지만 짝사랑하던 같은 반 여학생 아즈키가 성우를 꿈꾸며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 만화가를 목표로 뛰기 시작한다. 

만화 속 두 주인공은 두 작가의 꿈과 경험을 불어넣은 분신일까. 만화 속 소년들 답게 에너지로 가득차 있는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만화가가 그리는 만화가 지망생 이야기이니만큼 현실감이 넘친다는 것이 이 만화의 가장 큰 매력. 또한 <데스노트>에서 보여준 흡인력도 여전하다. 게다가 앞만 보고 나아갈 용기와 열정이 살아있는 주인공들의 질주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떠올리고 가슴 뛰게 만든다. 

만화가가 되려고 한 계기는 다소 불순(?)했을지 몰라도 모리타카와 슈진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는 냉정함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정하고 고민하고 연습한다. 확고한 목표와 피나는 노력과 대담한 배짱. 이 모든 것을 갖춘 무모한 소년들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대리만족이어도 좋으니 거칠 것 없는 미래의 만화가들의 앞길에 밝은 빛이 함께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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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 1
우스타 쿄스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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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루가 돌아왔다. 마사루의 같은 반 친구들에게는 고난의 시작이지만 마사루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는 기쁨의 시작이다. 

친구 100명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미역고등학교에 전학 온 후지야마 오코메츠부. 이름부터 수상한 이 학교에서 무적의 '섹시 코만도'를 수련하고 있는, 어딜 봐도 수상한 마사루를 만나 후밍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후지야마는 친구 100명은 커녕 마사루의 마수(?)에 걸려 섹시 코만도부의 일원이 되어 점점 더 깊고 어두운 늪(?)에 빠져든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지는 작품 <섹시 코만도 외전 : 멋지다! 마사루> 오나전판. 완전판도 아니고 오나전판이다(일본판이 완전(完全)의 한자를 분리해 ウ元ハ王라는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을 달고 나온 것에 기인한 듯 하다). 수염과 섹시 코만도를 사랑하는 마사루의 열정적인(!) 마음처럼 책 속은 온통 형광핑크색으로 가득차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개그가 쉴새없이 터지는 우스타 쿄스케표 만화의 절정인 <멋지다! 마사루>. '이걸 어쩌라고?'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모두가 똑같아야 살아남는 시대에 남들은 인정할 리 없지만 당당하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고 있는 마사루가 말이다. 그는 우습고 황당하지만 가볍지 않고 진지하다. 남들 가는 대로, 남들 좋다는 대로 튀지 않고 어영부영 사는 삶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용기는 없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라. 대리만족도 좋고, 현실도피도 좋지 않은가. 겨우 만화책 한 권 읽는 시간 동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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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1
타파리 그림, 윤승기 글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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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바람의 화원>이 만화책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마와 만화를 비교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니 만화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도록 하겠다.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신윤복이 여자라는 가설 아래 시작된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도,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미인도>에서도 신윤복은 여자로 설정되어 있다. 특유의 섬세하고 화려한 그림체 때문에 신윤복이 남장여자였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신윤복을 여자로 설정함으로써 두 화가의 삶은 훌륭한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만화책 <바람의 화원> 역시 1권부터 스승 김홍도와 제자 신윤복의 미묘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암시하고 있다 . 

이미 조선팔도에 이름을 날리고 있던 화가 김홍도. 그러나 그는 도화서를 버리고 이곳저곳을 떠돌며 한량처럼 지낸다. 어느날 그는 우연히 냇가의 바위에 그려진 여인 그림을 보게 되고, 그곳에서 윤복과 처음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직접 자신의 찾아온 임금의 제안으로 도화서의 어린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게 된 홍도는 그곳에서 윤복과 재회하게 된다. 

궁이라는 곳은 예술가에게는 독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특히 홍도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예술가에게 궁은 숨막히는 감옥이었을 것이다. 꽉 막힌 유교적 질서 속에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관료들이 득실거리는 궁에서 김홍도가 감내해야 했을 고통은 그의 말 한 마디에 잘 드러나 있다.
'봐선 안 될 그림이 어디 있느냐! 그려선 안 될 것이 어디 있냔 말이다!! 그저 마음껏 그리고 마음껏 보면 되는 것을!'
자유로이 그리고 자유로이 보는 것, 그것이 그림일진대 왜 이것만을 그려야 하고 저것은 그리면 안 되는가. 예술조차 윤리의 틀에 얽매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 조금 슬퍼진다. 

그토록 궁을 혐오하는 홍도지만 사랑하는 스승과 친구를 잃고 버렸던 그곳에 그는 스승과 친구의 죽음의 비밀을 풀기 위해 다시 들어가 운명처럼 윤복과 다시 만나게 된다. 궁 안의 세력다툼과 홍도의 스승과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 그림과 사람과 사랑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시작된 <바람의 화원>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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