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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가네 1
이케자와 하루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쿠로가네>는 표지의 죽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검도만화다. 하지만 검도에 대한 분석이나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논하는 종류의 만화는 아니다. 주인공 쿠로가네 히로토는 '강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이런저런 스포츠에 도전하지만 그 무엇에도 재능이 없다. 그야말로 동료선수들에게 민폐덩어리일 뿐이다.
이런 히로토에게 어느날 열정 넘치는 미소녀 츠바메가 검도부 입부를 권유하지만 자신감이 땅을 파고 들어간 히로토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한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그냥 포기하게 두지 않는다. 하교길에 사쿠라 일도류의 마지막 사범인 토조 사유리의 유령과 딱 마주친 것. 사유리는 히로토의 범상치 않은 '시력'을 알아보고 그가 검도를 하도록 종용한다.
사유리의 유령은 히로토네 집에 있던 인형에 들러붙어(?) 이렇게 깜찍한 모습으로 지내게 된다.
결국 히로토는 사유리의 유령에게는 후계자로 찍히고, 도쿄 최고의 검사(劍士)라 불렸지만 부상으로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하야쿠라 시도에게는 라이벌로 찍혀 검도부에 입부하게 된다.
히어로라는 건 싸워서 누군가를 구하는 사람을 말해. 히어로는 누구보다 세고... 어떤 위기에서도 반드시 이겨.
(...)
어떤 팀이라도 승리로 이끌어주는 구세주-. 그게 히어로야.
최고의 스승과 믿음을 주는 친구와 자신보다 훨씬 강한 라이벌을 만나 히로토는 '히어로'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시작은 어정쩡했지만 히어로를 향해 일취월장할 쿠로가네 히로토의 성장기, 그것이 바로 이 만화의 주제이다.
<쿠로가네>는 현실적인 스포츠 만화와는 거리가 멀다. 열정과 시력만으로 검도부에 입부하자마자 모두의 주목을 받다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 만화는 <슬램덩크>가 아니라 <피구왕 통키> 같은 느낌의 작품인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그런 것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던 한 소년이 뜨거운 열망과 운명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꿈을 향해 용감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니까.
사람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설령 어떤 곳에서부터라도. 반드시-
주장 츠루기의 이 말은 아마도 이 만화 전체의 테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힘겨운 훈련과 시도와의 경쟁을 거쳐 조금씩 강해질 히로토의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 츠바메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양념처럼 만화의 분위기를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쿠로가네의 죽도가 누구보다도 강한 히어로의 칼이 될 때까지 이 만화, 앞으로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