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꼭 1년이다. 에세이 신간평가단으로 두 기수 동안 활동하며 참 많은 에세이를 읽었다. 좋은 책도 있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책도 있었고, 리뷰 쓰기는 늘 어려웠지만 새로운 책을 만나고 읽고 글을 쓰는 일만큼은 즐거웠다. 

에세이의 매력은 누군가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보다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 든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지냈던 6개월을 다시 한 번 마감하며 좋았던 책들을 가만히 돌이켜본다. 

 

14기 신간평가단 에세이 파트 도서 중 내맘대로 베스트 5 


* 순서는 순위과 관계없음

 

1. 장서의 괴로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괴로움이 잘 표현된 책. 줄여도 줄여도 그보다 더 많이 늘어나는 책들을 정리하는 법을 수많은 장서가들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서가보다는 진정한 독서가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책 속에 소개된 작품들을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아이러니야말로 이 책의 재미인지도 모르겠다.


 



 

2.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그저 그런 여행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하고 아무 기대 없이 읽다가 반해버린 책. 세상 어떤 여행지보다 매력적인 유럽의 사진과 유명한 관광지뿐 아니라 테마를 가진 색다른 여행들이 소개되어 있어 유럽여행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감성 가득한 정여울의 글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이다. 







 

3.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이보다 재미있는 여행기가 있을까.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거나 깨달음을 얻는 여행이 어울릴 법한 히말라야에서 너무나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고생을 하는 작가 정유정의 여행기는 코미디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다는 것은 그녀의 소설과 똑같다. 역시 정유정은 명불허전.







 4.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마스다 미리는 이제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작가가 되었다. 만화, 소설, 에세이까지 전방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늘 양질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대단한 작가이다. 처음으로 읽은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는 그녀의 만화와 무척 닮아있었다. 여자로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마스다 미리의 담백한 이야기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에게 권하고 싶다.







 

5.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라는 작가의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제목에 끌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 이 책을 읽은 후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에 대한 흥미가 강하게 생겼다. 작가로서의 자세, 편집인으로서의 자세, 독자로서의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책이다. 











내맘대로 베스트 5 중에 단 한권만을 고른다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은행나무


정유정의 소설을 정말 좋아해서 오히려 에세이는 읽기 꺼려졌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정유정의 이미지가 깨지는 게 아닐까 해서.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정유정이라는 작가가 더 좋아졌고, 다음 소설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졌다. 에세이마저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쓰는 능력을 가진 정유정은 역시 타고난 글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말라야에서 깨달음을 얻고 자신을 정화한 이야기'일 거라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건 그냥 속된 말로 '히말라야에서 개고생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배꼽빠지게 웃으며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다가오는 감동이 있다. 이보다 더 멋진 여행에세이는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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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말라야 환상 방황>은 정말 추천해주신 분들이 많아요. 추천글들을 읽다가 저도 매혹당해서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활동 감사드려요. 건강하고 즐거운 계절 보내세요!
 
13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처음 신간평가단에 지원하면서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했던 기억이 난다. 설렘도 있었고, 기대감도 있었고, 그와 반대로 '내가 될 리가 있나' 하는 자괴감도 있었다. 그래서 신간평가단으로 뽑혔다는 소식이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그때의 느낌이 생생한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6개월이 정말 빨리 가고 말았다.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 기수에도 활동하고 싶다.

 

13기 신간평가단 에세이 파트 도서 중 내맘대로 베스트 5 


* 순서는 순위과 관계없음


 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서점, 그 중에서도 독특한 콘셉트와 아름다운 정신을 가진 스무 곳이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독자들에게 필요한 서점이란 어떤 곳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했던 책.


 






 2.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평소 무척 존경했던 故 이윤기 선생님의 글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책인데 담긴 내용은 더욱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 어떤 식으로든 글을 쓰려는 사람으로서 한 문장 한 문장 버릴 것이 없었다.  










 3. 모든 게 노래

 틈만 나면 노래를 듣는 나에게 이 책은 한 장의 앨범 같은 책이었다. 그동안 몰랐던 노래를 알아가는 재미, 노래에 담긴 사연, 노래가 담은 사연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정말 빨리 읽었던 책이다. 









 4. 작가의 얼굴

 개인적으로 책 받기 전부터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책.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작가들의 초상화와 유명한 평론가였던 저자만이 알 수 있는 뒷이야기를 읽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더불어 라이히라니츠키의 문장을 통해 '잘 쓰는 글이란 무엇인가'를 느꼈던 책.









 5.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소설가가 아닌 정원사 헤세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일단 신선했고, 읽으면서 점점 '인간 헤세'에 대해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할 수 있다면 나도 작은 정원을 가지고 싶어졌다. 











내맘대로 베스트 5 중에 단 한권만을 고른다면?


『작가의 얼굴』,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문학동네


추천할 책을 고를 때부터 꼭 선정되기를 기원했고, 받기 전부터 기대치도 무척 높았으며, 읽고 나서 만족감도 컸던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 이름만 알고 있었던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반했다. 또한 이름조차 몰랐던, 그러나 꼭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작가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실제로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된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이름을 어떤 전시회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매우 신기해했다).

그만큼 좋은 책이어서 리뷰도 다른 책보다 좀 더 노력을 많이 기울여 썼고, 우수 리뷰로 뽑히는 영광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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