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어제 저녁 퇴근 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인강(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말이다. 수업의 주제는 여성의 폐경기였다. 선생님이 우선 여성의 생식기에 대해 설명을 했고 나는 자세히 보려고 화면 캡쳐를 했다. 화면 아래에 질(vagina 바지나)이 보이고 자궁(화면의 초록색 부분)이 보이고 양쪽으로 난소(ovary 오바리)가 보이고 오른쪽은 난소를 절반으로 쪼갠 것이다. 난자가 어떻게 자라는지 알기 위해 화면을 확대해서 다시 설명을 하셨는데,

 

 

 

 

 

나팔관(fallopian tube 팔로피안 튜브) 밑으로 난소에서 난포(follicle 폴리클)가 자란다. 난포는 1차, 2차를 거쳐 성숙난포(graffian follicle 그라피안 폴리클)가 된 후 아래 중앙의 황색 난포에서 알이 떨어져나온다. 요 녀석이 난자인데 이제 장차 정자와 만나러(데이트하러) 싸돌아다닐 예정이다. 난자를 낳고 힘이 딸린 난포는 늙어서 황체(corpus luteum 코퍼스 루테움)가 되어 자식인 난자를 위해 늙은 몸에서 각종 호르몬을 짜내어 난자에게 갖다바친다. 그것조차 마친 황체는 이제 백발(알비노) 노인이 되어 생을 마친다. corpus albicans(코퍼스 알비칸스).

 

 

 

 

 

 

황체가 만들어내는 호르몬으로 여자는 임신도 하고 생리도 하는데 이 호르몬을 조절하는 기관이 바로 뇌하수체이다. 이 뇌하수체는 또 시상하부가 주재를 한다. 시상하부가 어떻게 생겼더라..궁금하니 수업이 진도가 안 나간다. 아..이제 겨우 10분 들었는데.. 일단, 잠시 중지시켜놓고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찾아본다. 잠깐만 찾아보지 뭐. 아..맞다. 저렇게 생겼었지. 마치 남자의 거시기처럼 덜렁덜렁 생긴 저거. 뇌하수체다. 뇌하수체 조금 위는 시상하부. 

 

 

 

 

그런데 다시 자세히 보니, 아까 봤던 corpus란 단어가 여기 또 나온다. 뇌량(corpus callosum 코퍼스 칼로섬). 음..corpus의 뜻이 궁금해졌다. 뭐길래 뇌량에도 나오고 황체에도 나오는걸까. 둘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길래. 네이버 등에 물어보니 이렇게 나온다. 문학에서는 집대성. 의학에선 무슨무슨 '체'라고 해서 몸 체 자의 의미로 쓰인다. 아..그래서 황체란 말에 저 코퍼스가 붙었구나.. 그럼 아까 나온 황체에서 luteum 의 뜻은 따로 또 있을까? 찾아보니 노란색의 의미이다. 아하. 그래서 노란 몸, 황체로구나~ 음..그럼 혹시.. 요새 각광받는 눈 영양제 루테인(lutein)과는 비슷한 걸까? 왠지 발음이 비슷한데 말이다. 

 

빙고~ 

 

루테인은 난소의 황체 세포 안에 잇는 황색 색소의 호르몬이다.

식물의 엽록체 속에 많이 있는 색소로 카로틴과 함께 널리 분포하는 천연색소의 하나이다.

옥수수, 고구마, 당근, 토마토, 시금치, 케일에 많다.

 

 

황반변성을 막아줘서 눈의 노화를 막는 루테인이 그러니까 노란색의 대표주자.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노란색)이 변성되어서 생기는 질환인데 노란색 그러니까 이것도 결국엔 색소이론의 일종이 되겠구나. 인체를 오장육부로 나누어서 간심비폐신의 자리에 적청황백흑의 색깔을 배치시키고, 자신에게 부족한 장기의 기운을 음식이나 옷에서 보충하는 이론.

 

 

다시 뇌로 돌아가서,

 

 

 

 

 

 

 

 

칼로섬은 뇌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땅나리(lilium callosum)를 뜻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여기서 종소명 callosum은 자색반점의 의미. 아..보인다 보여..주근깨처럼 자잘한 작은 점들. 그러고보니 앞의 뇌량에서 반점이 조금 보였어. ㅋㅋ 그렇구나..반점. callosum의 뜻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뇌량. 뇌들보. 변지체.

 

뇌와 뇌를 연결하는 교량의 역할이니 뇌량이겠고, 양쪽 뇌를 떠받치는 역할도 하니 뇌들보겠고, 근데 변지체는 또 뭘까? 변지..를 찾아봤다.

 

표피가 잦은 마찰로 단단하게 된 자리. 추위 따위로 튼 살갗, 굳은 살, 못 과 유의어.

 

아하하. 여기서 완전 뿜었다. 예전에 이웃님 블럭에서 못이 박이다..를 읽었던 기억이 나버린 거다. 아..웃겨..그러니까 내 공부가, 폐경기로 시작한 내 공부가, 돌고 돌아

 

못이 박히다..는 틀린 표현. 못이 박이다..가 맞는 표현으로 끝이 났다.

 

 

오늘 나는 공부를 많이 했다. ( ")

이제 3월도 되었고 서서히 가게도 한산해지는데 나는 되려 신나서 근무 중에 이런 짓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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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3-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첫번째 사진 밑의 글은 순전히 달사르님의 구어체 문장? 강의 하셔도 잘 하시겠어요 ^^
저도 이 페이퍼 읽으면서 공부 많이 했네요.
'사구체'가 신장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뇌에도 있네!' 이러면서 저도 지금 저 단어 찾으러 다닐 참입니다 ㅋㅋ

달사르 2012-03-07 22:41   좋아요 0 | URL
아하하. 넵! 제 사투리임돠~ 수업하시는 샘은 깔끔한 멘트를 구사하시는데 제 귀에는 왜 자꾸 저런 식으로 번역되어서 들리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글치여? 이렇게 포스팅을 해놓으면 담에 까먹어도 또 볼 수도 있구요. 공부가 제법 되거든요. 아하! 뇌사구체! 저건 저도 못봤네요. 찾아보시고 재미난 에피소드 있으심 살짝 알려주시와요. ^^

그나저나 저 수업이 엊그제 끝이 났더군요. 아직 2주는 남았는줄 알았는데 수업종강날도 엉터리로 알고 있었더라구요. 아유..덜렁거리는게 이렇게 뽀록이 납니다.ㅠ.ㅠ (수업 덜 들었는데 벌써 끝나고..ㅠ.ㅠ)

sslmo 2012-03-0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hnine님 의견에 동감이요.
넘 재밌어요, 강의하시면 안 졸고 잘 들을 자신 있어요~^^

저 누구 블로그인지도 기억하고 있지요.
근데, 더이상 그 분 블로그에서 저 관련 글 읽을 수 없겠죠?


달사르 2012-03-07 22:45   좋아요 0 | URL
하하. 저 수업이 새로 개강하면 그때 또 재미난거 찾아볼께요. 양철나무꾼님이랑 hnine님이랑 좋아해주시니까 왠지 제가 강사가 된 느낌입니다!

아! 못이 박이다! 저 부분요? 저거 후와님 블럭에서 읽었어요. 읽은지는 꽤 되어서 언제인지는 모르겠구요. 후와님 글이 느낌이 좋아서 종종 들릅니다. 힛.

saint236 2012-03-0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궁금한 것은요 왜 성에 관한 교육은 항상 저렇게 복잡하게 할까요? 뇌구조가 어떻고, 호르몬이 어떻고, 나팔관이 어떻고...당최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을 이야기들이....

달사르 2012-03-07 22:51   좋아요 0 | URL
아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을 저런 식으로 하면 다들 졸려하겠군요. 그래서 강사님들이 좀더 자극적인 표현을 쓰기도 하나 봅니다. 위의 내용은 폐경기가 주제라서 저 부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성교육에 대한 부분은 저 부분을 살짝 터치하는 정도로 언급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듣는 이가 젤루 궁금해하는 걸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요새는 뭐 여고생 뿐 아니라 여중생도 노레보 처방전 들고다니는 시대인지라 약국에서도 여중, 여고생과 저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곤 한답니다. 뭐..날짜 피임법의 무의미성이라든지..배란주기 확인법이라든지..이런걸 학생들이 물어보더라구요. ^^

꼬마요정 2012-03-0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음..음...
(이해 못하고 도망가는 1인)ㅜㅜ

달사르 2012-03-07 22: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어디 도망가셔욧!
땅나리 이쁜 사진은 보고 가셔야지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