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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의 식사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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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풀밭위에 마네의 작품 '풀밭 위의 식사'가 하얀선으로만 그려져 있다. 이 책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 책을 읽기전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일 것이다. 정장을 한 두 명의 남자와 벌거벗은 한 명의 여자. 마네의 그림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당한 모습의 여자였는데....
 
'전경린'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오래전에 읽었던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그리고 단편이 실렸던 '물의 정거장', 모두 좋은 느낌의 책이었다. '풀밭 위의 식사'를 펼쳐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을수록 작가의 표현력이 풍부한 문장들이 펼쳐진다. 그녀의 문장들은 화려하고, 아름답고, 감성적이다. 배경묘사와 심리묘사도 이렇게 적확한 어휘들과 구절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론, 너무도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식어들이 많이 달라 붙는다. 바로 그것이 전경린의 작품을 읽는 맛이라고나 할까?

누경의 숨소리는 보풀이인 낡은 스웨터의 실을 당겨 푸는 것만 같은 소리였다. 그 숨소리를 따라 옅은 딸기향과 젖은 낙엽향과 마른 버섯향들이 새어나는 것 같았다 (p13)

자신 속에 매몰되어 버린 나, 각질처럼 떨어져 나간 나. 소화되어 배설된 나, 눈물과 땀과 분비물로 흘러나간 나, 머리카락과 손톱과 발톱으로 잘려나간 나, 섬유질만 남은 나뭇잎처럼 나로부터 증발된 나, 겨울날 창문에 낀 성에처럼 결빙의 시간을 안고 녹아내린 나... (p73)

꽃잎처럼 겹겹이 피어나고 향기처럼 상대에게 퍼져 나가는 연인의 눈동자 (p109)

금지된 상자가 열린 것, 영혼속에 갇혀 있어야 할 욕망 (p189)


 

"'보풀이 인 낡은 스웨터의 실을 당겨 푸는 것만 같은 소리'는 과연 어떤 숨소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처럼 모든 사물과 사건과 심리묘사가 다채롭다.
사랑, 그건 정말 무엇일까? 이 작품에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 내재되어 있다.
누경은 과거의 어떤 시점에 억눌려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안절부절하며 감추어진듯, 숨은 듯 살아가고 있다. 그녀에게 '열여섯 살의 들판'은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아카시아꽃이 하얗게 핀 아름다운 계절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실제로 일어난 재앙 자체보다 더욱 더 끔찍한 재앙'(p38)은 그 사건에 대처한 부모님의 태도였고, 그것을 밖으로 발산하여 치유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둔 앙금들때문일 것이다. 평화스러운 푸른 들판, 버려진 헝겊 인형, 깨진 유리를 든 사나이- 이것은 누경을 따라 다니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인 것이다. 열여섯 소녀가 성폭행을 당한 후에 그토록 자상하고 딸을 끔찍히 아끼던 아버지는 입다물라고 호통을 쳤고, 엄마는 이불을 쓰고 울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후, 누경은 열여섯 살이전에 때론 함께 생활했던 육촌오빠와의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그들에게 그 사랑은 진실되고 열정적인 사랑이지만, 두 사람이 유리판을 걸어가듯이 위태롭고, 언젠가는 깨질 것이 분명한 육촌오빠, 20살이 넘는 나이차이, 그리고 아내가 있는 남자.
합리적이고 지성적이고 신뢰감과 자상함까지 겸비한 서강주와의 사랑. 세인들이 말하는 '불륜' 사랑의 시작도 누경이었고, 사랑의 끝맺음도 누경이 고한다. 어쩌면 이 사랑을 끝맺게 된 계기도 '치마'였으니, 모든 주도권은 누경의 몫이었으리라.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강주의 사랑은 수동적이고 무책임한 사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출세시켜준 아내를 일컬어 '내 짐'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으니.
'난 인생에 별 기대가 없어. 그저 내 짐에 충실한 삶을 살아 왔지 (p191)
결국엔,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안락함을 위해서 베를린으로 떠나는 그런 사랑.
누경과 강주의 사랑은 진실한 사랑을 표방한 갈망이었고, 욕망이 아니었을까. 이런 누경과의 우연한 첫만남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면서 사랑을 키워나가는 고독한 기현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외롭고 고독했기에 자신과 유사하게 느껴졌을 누경을 향한 마음. 결국엔 선배 인서의 등장으로 끝을 예고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면서 이야기는 끝나지만.
기현의 손금은
인생이 고독할 거라고 했다. 모든 것이 마구 흘러가 버릴 것이라고 했다. 아무 것도 곁에 머무는 것이 없을 거라고 했다. (p15)
후배는 누경과 기현을 '고래와 기린처럼 달라'(p16)라고 했다. 누가 고래인지, 누가 기린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랑이 어떠헤 너에게로 왔는가. 햇살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너를 본다. 네가 밤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 맞추어 주는 것을.... (p55~56)
기현이 누경에게 읊어주었던 '릴케'의 시이다. 기현의 사랑은 잡히지 않는 사랑, 외줄타기 사랑, 그래도 가깝고도 먼 근처에서 바라만 보아도 흡족한 사랑, 사랑하기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그래도 묵묵히 순응하는 사랑인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랑의 유형이 아니라, 누경이 열여섯 살의 들판에서 날카로운 유리조각의 위협에 당했던 사건이 치유되지 않았기때문에,자신은 세월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져 가고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하지만, 과거에 얽매여서 현재의 삶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깨질것이 뻔한 사랑을 하면서 미래의 불안에 사로잡혀 살았기에 현재의 순간들에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유리병. 유리는 폭력의 장소에서 가장 먼저 깨어지는 것이지만, 유리는 또한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것이기도 하다. 먼 기억속의 깨어진 유리조각이 악몽이지만, 의외로 누경은 유리공예를 배우게 된다. 그것도 초록 유리병을 만들고, 중세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인 '장미창'에 매혹된다.
아무리 높은 열에 끓여도 끓지 않고, 아무리 높은 열을 가해도 수증기로 변하지 않는 액체죠, 고무같이 신축성있는 물질로 변했다가 식어서 단단한 덩어리가 굳는 거예요. (...) 다시 열을 가해주면 산산히 깨어진 조각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어요.(p108)
사랑이 머물고 있는 곳에 다른 사랑이 들어갈 수 없지만, 사랑이 깨진 곳엔 새로운 사랑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고통도 기쁨과 똑같이 당신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삶의 일부입니다. (p221)
깨어지지 않는 게 사랑이야. 어떤 균열이든 두 팔로 끌어안고 지속하는 그것이 사랑의 일이야. (p227)
더 많이 더 깊이 사랑한 사람은 사랑으로 인해 다치지 않아. (p235)
또한,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기법으로 독자들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하기를 원하는 문장들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쓸데없이 수선스럽게 사건들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독다들이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은 함축해 버리는 것이다. 다른 작품이라면 누경의 '열여섯 살의 들판에서의 이야기'나 '강주 아내가 두 사람의 만남'을 알게 된 사실들을 장황하게 늘어 놓을텐데, 아주 잠깐 암시적으로 스쳐가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간단하고 커다란 퍼즐을 독자들에게 던져주고 맞추어 보라고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 노르말' - 극복하거나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 역점을 두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안고 일상적으로 돌아가라.
과연, 누경이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인서와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것같은 암시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는 '장미창이 사랑의 궁극적 표상'(p235)이듯이 누경이 과거의 힘겨운 짐을 내려놓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털어버리고, 현재의 기쁨에 충실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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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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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 슈이츠'는 일본의 말기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이다. 그동안 병원에서 지켜본 1,000 여명의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육체적인 고통은 약물로 어느정도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었지만,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은 정신적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짧게는 2~3주의 시간밖에 남지 않은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오츠 슈이츠'가 느낄 수 있었던 환자들의 '죽기전의 후회'를 25가지 간추려 보고 그 사례별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이다. 특히, 저자는 '생과 사의 문제'그리고 '존엄한 죽음'관한 저서들을 많이 집필하였으며, 강연도 하고 있다.
 
다음은 죽음을 앞에 둔 환자와의 대화이다.

병실 침대에 누운 그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선생님은 무언가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후, 회라고요?"/ "네.... ." / 그는 쏟아지는 졸음을 간신히 떨치고 죽음의 사신을 힘껏 밀어내듯 고개를 끄떡인다./ " 선생님은 후회같은 거 안 하시죠?/ 나는 목덜미에 매달린 청진기를 만지작거린다./ 손끝에 닿은 서늘한 감촉이 척수를 통해 뇌에 이른다./ " 하지요, 후회...."/ " 정말요?"/ " 늘 후회합니다." (프롤로그중에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오면서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의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면 담담해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모든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마지막을 떠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언젠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에서 읽었던 구절이 생각난다. 아마 까뮈의 말인가보다.

그렇게 살았거든 후회하지 말고,
 후회하려거든 그렇게 살지 말아야 했다
   (까뮈)




인생의 나날들을 뒤돌아보면서 하는 후회....
너무도 늦은 후회임에는 틀림이 없다. 죽음을 앞둔 그들이 앞다투어 이루고자 했던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그곳으로 향하는 길 자체였던 것이다. (p62)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이런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들려 주는 것일까? 저자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치료하면서 느낀 이야기들이기때문에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진실되고 그 속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는 어떤 사람에게는 25가지 그 이상의 후회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 이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애잔해지고, 가슴 뭉클해지기도 한다.
 
 
아름다운 생을 살기 위해서,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있으면 여기 제시된 한 가지, 한 가지를 실천해 보자는 것이 이 책이 갖는 의미일 이다. 일생을 죽도록 일만하다가 당뇨병에 걸려서 죽음을 앞둔 사람이 하루에 10km를 걸으면서도 힘겹지 않고,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한 계절, 한 계절이 가지는 의미와 그 계절드리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는 늦은 고백은 결코 늦지 않은 그 사람에게는 가장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세상을 떠날 수 있를 것이다.



사례중에 "방울이 울리는 길"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초년 체육교사가 학생들에게 시범을 보이다가 다쳐서 전신마비가 된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구필화가가 되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그 휠체어에 방울을 달아 놓는다. 평탄한 길에서는 방울소리가 나지 않지만,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방울소리가 요란하다. 그런데, 그 방울소리가 아름다워서 좋단다. 이처럼 모든 상황에는 어떤 사고를 가지고 접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저자가 의사이기에 희망없는 연명치료와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 한 번쯤 생각해 보았던 것이리라.

 

벚꽃은 만개하여 절정을 이루는 순간에 낙화하는 꽃이다. 떨어지는 벚꽃을 보면서 '오츠 슈이치'는 벚꽃도 과연 떨어지면서 후회를 할까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인간처럼의 마지막 모습처럼.

남은 꽃잎들도 먼저 떠난 이의 뒤를 쫓다/ 잠시 허공을 여행하다가 이내 땅바닥에 떨어진다./ 현관으로 이어지는 돌담은 하얀 화강암이 아닌, 엷은 분홍 꽃잎으로 뒤덮여 있다./ 그렇게 모두가 떠나고 홀로 남은 나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벚꽃은 떠나가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후회는 없을까?/산화한 꽃잎들의 표정에는/ 후회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흔히들 '한순간'이라고 너털웃음을 짓은 인간의 일생과 비교하면, 정말 찰나를 살다간 그들이지만/ 슬픔이나 미련은 없는 것이다./'"떻게 아무 미련없이 떠날 수 있을까?"/아마도 그건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리라./ 시간에 관계없이 꽃을 피운다는 소명을/ 완전히 이루었기 때문이리라. (p226~229)


죽음을 앞두고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알고, 눈을 감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짧막한 내용들이지만, 단숨에 읽기에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여서, 천천히 지나온 나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나자신을 뒤돌아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씩 다시 책을 꺼내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 후회없는 삶, 미련없이 아낌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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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쉬워지는 냉동 보관법 - 반찬 걱정 없애주는 냉동 비법
이와사키 게이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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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각종 조개류를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서 이걸 사서 조개껍질채로 그냥 냉동해도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느해 여름에는 동해안에 갔다가 꽁치와 오징어가 너무도 신선해서 박스채 사와서 친지들과 나누고 남은 생선들을 냉동시켜 놓고, 생각날때마다 먹은 적이 있는데, 신선한 생선을 냉동시켜서 그런지 참 맛있게 먹었던 적도 있다.


이렇게 난데없이 값싼 식재료들을 보면 주부들은 욕심이 난다. 냉동시킬까하면서....

그런데, 막상 냉동시킨 후에 사용하려고 하면, 해동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맛이 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요리가 쉬워지는 냉동 보관법'은 각 식재료에 따른 냉동 방법과 해동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 주고 있다. 우리들은 육류나, 어류, 건조 식품, 냉동식품을 주로 냉동하는데, 이 책에서는 야채류, 과일 등까지도 올바르게 냉동시키고, 해동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part1~ part5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데, part5는 책 전체 내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냉동의 원리와 함께 재료의 맛과 신선도 유지 방법 등을 적고 있다.

여기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냉동의 주의사항은 우선 식재료가 신선해야 하고, 급속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냉동시킬 재료는 1차적으로 랩으로 싸고, 2차적으로는 냉동용 지퍼팩이나 보관용기를 사용하되, 가장 중요한 공기를 최대한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꼼꼼하게 팩이나 용기에 보관 날짜를 기록하여 너무 오랜 기간 보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동은 자연 해동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냉장실의 해동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 물론, 이 정도 상식이야 많은 주부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재료 나름대로의 냉동방법을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갑자기 손님이 오셨을 때, 시장에 갈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너무 많은 재료를 사왔는데, 처리하기가 곤란할 경우에, 음식을 만들었는데 너무 많아서 보관해야 할 경우에, 직장 생활을 하는 주부들의 경우에 시간 절약을 위해서 '냉동 보관'은 필수적이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주니, 마치 학창시절에 가정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냉동 재료를 가지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 만들기까지 알려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거기에 냉장고의 효율적 사용방법이나, 새로 냉장고를 사려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도 함께 적고 있다. 요리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서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본다면 가족들이 식탁에서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냉장고 옆에 두고 두고 가끔씩 필요할 때마다 펼쳐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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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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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10년 만의 후기'가 인상적이다.

이 책이 간행된 것은 약 10년전이다. (...) 어떤 작품을 써도 팔리지 않고 찬사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나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여러 분야에도 도전했다. 아이디어를 짜내기보다 소재거리를 찾아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한심한 짓을 하기도 했다. (p268)
저자는 그래서 자신이 한때 자동차 부품회사 엔지니어였던 경험과 자동차하면 '교통사고'라는 생각에서 자신의 주변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고, 그것이 다시 10여 년이 흘러서 중판이 된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자신도 참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며, 문학지망생들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자신이 교통사고에 연관된 적이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교통사고라는 것이 자칫하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기도 한다. 특히, 사망자가 있고 목격자가 없으면 그런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목격자들은 경찰서에 불려 다니면서 귀찮아지는 것이 싫어서 신고를 기피하기도 한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법규에도 문제가 있어서 가해자가 억울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바로  '교통경찰의 밤'은 이런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처리하는 경찰의 모습과 함께 사고 뒷이야기들이 소개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에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이 숨겨져 있다. 한마디로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가 한 편, 한 편을 읽을때만다 소름끼치듯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한 두 작품을 읽다보면 섣부른 결말을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추리소설의 대가의 글을 읽는 묘미라고나 할까?



☆ 천사의 귀: 교차점에서 일어난 경차와 외제차의 충돌, 오빠는 사망했지만 장님 여동생을 살았다. 사고 직전에 라디오를 통해서 들었던 음악의 가사와 오빠와 나누었던 대화의 시점까지 모두 기억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여동생, 사고후 목격자에 의해서 촬영된 캠코더의 영상에 남아 있는 신호등 색깔. 그속에 함께 남아 있는 건물의 시간. 이것을 가지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별하여야 한다. 여동생의 기적의 힘과 같은 장님 특유의 소리에 대한 감각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누구도 장담하지 마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까.

"그녀의 기적의 귀는 진실을 호소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지 경찰을 농락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이 아니다." (p56)
왜, 교통경찰 지나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분리대 : 앞차가 급정거와 함께 중앙분리대를 박고 마주오던 차와 충돌했다. 사고후 쏜살같이 앞을 빠져 나가던 차를 목격한 뒷차의 운전자. 앞차는 운송차였고, 자세한 상황판단은 힘들었지만 사망자의 아내는 자신의 끈질긴 추적과 고등학교 시절의 교칙위반이라는 억울한 경우를 당했던 것과 자신의 남편의 사망이 같은 이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교통법규의 모순을 이용하여 가해자는 아무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없다. 피해자의 부인인 '스기누 마아야코'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법률은 조금만 어긋나면 때로 적이 되기도 하고 아군이 되기도 한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던져서 법률의 분리대를 넘은 것이다. (p100)
♠위험한 초보운전: 골목길에서 앞차가 '초보운전'이라고 속력을 내면서 겁을 준 뒷차 운전자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처리도 없이 가버린 가해자. 피해자는 '단기 기억상실'이란다. 초보 운전자를 놀린 죄, 사고를 방치한 채 내뺀 죄. 그대로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날밤, 저는 살해될 뻔했어요, 운전하고 있을 때, 누가 뒤에서 공격했어요.(p118)
♡ 불법주차 : 눈이 펑펑 내린 날, 골목길에 불법주차를 했다. 다음날 보니 누군가 차를 긁어 놨다. 그런데, 며칠후 자신이 한 행동이라면서 순순히 나타난 가해자.
"아싸" 피해부분이 아닌 부분까지 이 기회에 수리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자꾸 친절을 베푼다. 과연 " 아싸" 하고 소리질렀어야 할까? 당신이 한 불법주차로 인해서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때론 누군가의 생명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 보았는가?
★ 버리지 마세요 : 차창밖으로 던진 쓰레기, 그것이 흉기가 될 수도 있고,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캔커피를 창밖으로 던져서 결혼을 앞둔 여자가 한쪽 눈이 실명이 되었다. 가해 차량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하얀색 볼보, 뒤에 유리창에 작은 가스등, 그 차가 지나갔던 그 길.... 이들에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 거울속으로: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사건, 그 차에는 올림픽을 앞둔 유명한 마라톤 선수였던 코치가 타고 있었다. 그들은 순순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다. 그런데, 뭔가 석연치 않다. 왜?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과의 연관성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눈에 교통사고 현장이 발견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작품들에는 작가의 재치가 넘쳐 흐른다. 반전의 묘미, 그가 '10년만의 후기'에서 썼듯이 이 작품들을 쓸 당시에 꼼꼼하게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한 작품에 들인 뜨거운 열정은 그 어떤 때와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소설 작법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야말로 커다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흔히 말하지 않는가? 초보운전일 때보다 운전에 익숙하다고 자만심을 가질  때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가장 높다고.... (p273)
저자의 이야기처럼 자만심은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재치 넘치는 작품 구성과 작품 내용은 자만심이 들어가지 않은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만큼 재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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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 네팔의 어린 노동자들을 찾아 떠난 여행
신명직 지음 / 고즈윈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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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잠깐 이야기 해보련다. 몇 년전에 김혜자씨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와 박범신의 소설 '나마스테'가 생각났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는 전쟁과 가난으로 헐벗고 굶주린 곳을 찾아다니면서 구호사업을 하면서 그곳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쓴 책이었는데, 읽는내내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해 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나마스테'는 아름다운 히말라야 마르파 지역의 젊은이가 우리나라에 와서 외국인 노동자로 겪는 아픔과 사랑 이야기였는데, 주인공 카밀의 죽음이 너무도 슬펐지만,훗날 아버지의 나라인 네팔을 찾는 자식의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소설이다.
바로, 네팔의 어린이들의 현실이 이런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다.
  작품 이름마저 생소한 '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 우리나라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혼란을 겪던 1970년대후반에서 1980년에 연세대학교를 다니고, 그 시절 '연세춘추'에서 활동을 하던 그 시대의 한국을 가장 잘 안다고도 할 수 있는 세대인 신명직의 에세이이다. 한때는 '부천노동법률사무소'를 만들기도 했고, 현대문학과 만화, 영상을 공부한 사람이다. 저자가 네팔에서 보고자 했던 것은 바로 1987년에 한국노동조건이 향상되어 우리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처참한 노동 현장이 시대와 장소를 건너뛰어 파키스탄, 네팔, 필리핀 등의 아시아 일대에서 그대로 행해지고 있기때문에 그 현장을 가서 보고 그 현실을 책으로 펴내고자 한 것이다.
 
 

희뿌연 길 건너편으로부터, 사라졌다고 굳게 믿었던 난장이들이 하나둘씩 나에게 다가왔다. 필리핀 쓰레기 산의 신의 아이들이, 방글라데시 다카의 봉제공장 아이들이. 동아시아의 난장이들이 전태일의 손을 잡고 뚜벅뚜벅 근대의 국경을 넘어 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p10)

갑자기 '난장이'(올바른 맞춤법은 난쟁이 - 작품명이라 난장이로 한다) 가 왜 나오는 것일까? 여기에서'난장이'는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난장이'이다. 우리나라 1970년대의 사회상에서 볼 수 있었던 '난장이들'  바로 노동 현장에서 착취당하고, 인권이 무시당하고, 힘없는 노동자, 특히, 이 책에서는 아동 노동자들의 지칭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파키스탄의 '이크발 마시흐'라는 아동은 카펫공장의 아동 노동자였는데, 카펫을 만드는데 아동 노동자들이 동원되는 현실을 전세계에 알린 장본인이라고 해서 카펫 마피아에 의해서 살해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파키스탄을 찾아가서 아동 노동자들을 만나보려고 했으나, 정세가 안 좋아서 네팔의 어린이 노동자를 찾아서 떠난 여행의 기록이 바로 이 책의 이야기인 것이다.
빨간 색의 코카콜라 광고판이 어떤 마을에 들어서게 되면 그 마을의 어린이들은 시골마을을 떠나 큰도회지로 간다는 말이 네팔에는 있다고 한다. 가난에 찌들었던 아이들, 부모로부터 매를 맞으면서 자라는 아이들은 문명이 밀고 들어오는 속도와 같이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의 고향을 등지고 수도인 카투만두로 모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카투만두의 뉴버스터미널은 이런 어린이들의 유입창구이며, 이들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어린이들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아침 6시부터 비닐더미에서 비닐을 하루종일 주워서 100루피를 벌거나 (1루피는 16원정도),템포(버스같은 교통기관)에서 보조역할을 하거나, 채석장에서 돌을 깨거나, 벽돌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다. 아니면 거리의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고 고작 60~150루피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잠자리는 사원근처의 도로변, 아니면 쓰레기더미, 비닐더미.... 그래도 이 어린이들은 시골 고향집에서 죽도록 얻어맞고, 죽도록 일했던 기억보다는 지금의 도시 생활을 더 즐거워 한다.
그들에게는 빵을 먹을 수 있는 일을 원하는 것이다. 그런 어린이들이 그들의 형이나 누나정도가 되면 가는 곳은 중동의 도하, 한국, 일본 등의 돈을 벌 수 있는 '해외이주 노동자'의 길이 되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이크발 마시흐'의 일이 있은 후에 카펫 공장에서 일하던 아동들은 거의 사라졌다. 유럽에서 아동들이 만든 카펫의 구입을 원하지 않고, 아동이 만들지 않았다는 인증까지 원하기 때문이다. 카펫 공장의 어린이들은 어디로 감추어 진 것일까? 바로 이렇게 채석장, 쓰레기더미, 비닐 더미, 도시의 구석 구석에 새로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좀더 성장하면 '해외이주 노동자'로....
'아동 노동'과 '해외이주 노동'은 이와같이 동전의 양면가 같은 존재인 것이다.
망치를 든 여자아이- 아스팔트를 만드는 돌을 작게 부수는 일을 한다. 표정만은 너무 밝지 않은가?



그 아이들이 들려 주는 노래가 '거멀라이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이다.
거멀라이 자이는 네팔어로 흙그릇에 핀 꽃이란다.

흙 그룻에 꽃을 심어서, 꽃이 피었어요, 거멀라이 자이.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기다리라고. 거멀라이 자이. 나는 떠난다고......나는 가는데, 기다려 달라고.... (p104~106)
네팔에는 이런 아동들을 위한 '씨윈'이라는 아동 보호기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위한 일들을 하고 있다. 민간 단체로는 벨기에인이 운영하던 '달뜨는 집'도 있다. '달뜨는 집'의 경우에는 식사 5루피, 숙식 10루피를 아동들이 낸다. 물론, 영리보다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힘으로 먹고 잔다는 의식을 일께워주려는 것이다. 벨기에인은 아이들의 돈을 맡아주는 뱅킹시스템과 아이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멤버십카드까지 발급해주었는데, 얼마전에 그의 고향으로 돌아간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보호단체로는 원불교가 세운 마을회관인 '비하니바스티'가 있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조그만 일에도 불평 불만을 일삼고, 자신의 처지에 힘겹다고 떠들던 사람이 있다면, 네팔의 어린이들을 생각해 보라. 아니, 그보다 더 힘겹게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지구촌의 사람들을 돌아보라. 아직도 투덜거리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책에 실린 어린이들의 사진들을 모아보았다. '아이들의 눈' 똘망똘망 맑은 눈동자들, 장난기가 어린 눈동자들.....


저자는 힘든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런 아이들의 눈동자들을 사진으로 함께 실어서 그들에게 희망이 남아 있음을 전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전세계적으로 5~17세에 이르는 어린이 노동자의 수는 2억 4천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할 문제는 이런 어린이들의 노동을 막으면, 결국에는 그들은 그 수입마저도 없어서 더욱 굶주린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네팔의 어린이들도 말했다. 일을 하는 것은 막지 말아달라고... 빵을 얻기 위해서 일을 해야 한다고.... 누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무능한 정부도 아닐 것이고, 민간 단체나, 세계 구호단체의 힘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인데..... 참 많은 생각이 든다. 공정무역, 공생무역도 이야기하지만 그것도 해결방안에는 못 미칠 것이다.
누가 이 어린이들을 학교에 가게 해 줄 수 있을까?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어린이들의 의무이며, 권리이건만....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는다.
이 책에는 DVD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생동감있는 영상으로 책의 내용은 내레이션으로.
가족들과 함께 감상해도 좋을듯 싶었다.
♡ 도와주세요 ♥
지구상의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자랄 수 있게....
그리고, 헐벗고 굶주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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