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으로 끝내는 수채화 - 기초부터 풍경까지
김흥수.서인천 지음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중학교 1학년 때의 짝꿍이다. 그 친구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중학교 1학년 미술시간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래도 그림 꽤나 잘 그린다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 그 시절의 초등학교 과정에서는 수채화가 없었고, 크레파스화가 전부였다.

당시에 소년한국일보를 구독했었는데,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미술대회가 있었다. 장소는 경복궁이었다.

그날 경복궁에는 서울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아이들은 모두 모인듯, 학부모와 학생들로 경복궁은 꽉 찼다. 경회루(그때는 경회루에 사람들이 들어갈 수가 있었다)에 들어가서 그곳의 풍경을 그렸는데, 마침 소년한국일보의 조풍연 주간이 그곳에 와서 미술대회 모습을 보다가 내 그림을 보고 참 잘 그렸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그래서 그 분의 이름을 지금까지 기억한다)

얼마후에 신문을 통해서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게 된 소식을 알게 되었고, 푸짐한 상과 상장은 학교로 전달되어서 월요일 학생 조회시간에 받는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중학교 미술시간은 정말 싫은 시간이었다.

미술 선생님은 서울대 미술대학을 나오고 앙가주망이라는 미술동인에 소속된 화단에서도 인정받는 화가셨다.

그 선생님의 첫 미술 수업은 꽃병에 꽂힌 꽃을 그리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때 수채물감을 사용할 줄을 잘 몰랐다.

그래서 스케치는 잘 했지만, 수채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림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내 짝은 너무도 멋있게 잘 그렸다. 지금도 그 친구의 그림이 내 머릿속에 담겨 있다.

보랏빛 꽃병에 꽂힌 수채화가.

친구는 그 그림을 잘 그려서 졸업할 때까지 그 선생님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수채화를 그릴 줄 몰라서 칭찬은 커녕 그때부터 그림을 못 그린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만약에 그 당시에 이 한 권의 책이 나에게 있었다면 나는 그림 그리기가 취미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자매 중에서도 언니들은 취미로 유화를 그려서 집에 걸어 놓기도 하고, 선물로 주기도 한다.

동생도 취미로 도예와 수채화를 했는데, 모두 전시회까지 할 정도의 수준급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수채화>책을 펼쳐드니 이런 생각들에 잠시 빠져 들었다.

수채화는 약 3500년전 수채물감으로 파피루스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을 시초로 본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채화라고 하면 동양 종이의 제조 기술이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부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수채화의 시작을 동양으로 보는데, 수채화에는 한국적 정서가 스며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수채화 기법 중의 하나인 '번지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 '번지기 기법'에 익숙하지 못했던 것이 중학교 때의 나의 수채화 그리기였다고 생각된다.

예전에는 수채화라고 하면 미술의 기초 과정쯤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수채화 작품은 그리 큰 작품들이 없었고, 수채화로 그린 그림을 작품이라고 칭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기초과정, 습작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 있어서는 재료적, 기법적 한계를 뛰어 넘어 독창적 표현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수채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종이, 붓, 물감 등의 종류에 관한 것부터 설명해 준다.

그리고 가장 기초적인 구와 사과를 수채화로 그리는 방법.

수채화의 기법인 번지기 기법, 닦아내기 기법, 긁어내기 기법, 드라이 브러시 기법, 뿌리기 기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세세한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소재에 따라서, 주제에 따라서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등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이슬과 물방울의 표현, 이런 표현 방법을 익히면 좋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이 책은 읽을 내용보다는 수채화 그림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수채화를 그린다는 것은 책을 읽어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용기를 내서 한 번 그려 보도록 하자~~

집에는 수채화 도구는 모두 갖추어져 있다. 붓, 물감 등이 있는데, 그것을 꺼내서 그림을 그려 본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 책을 펼쳐 보니, 옛 생각도 나고, 한 번 그림을 그려 볼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는 것이다.

수채화의 입문서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같다.

얼마전에 친구를 만났을 때에 친구는 대형 서점에 같이 가서 스케치에 대한 책을 샀다. 스케치부터 연습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이 책도 친구에게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예전의 수채화 그리던 그 모습이 참 부러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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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2-11-15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채화의 입문서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같다." 라는 말이 굉장한 자력을 갖고 있는데요^^ 꼭 사봐야 겠어요.

라일락 2012-11-16 00:17   좋아요 0 | URL
수채화를 그리기 위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채화에 필요한 용구의 선택부터 시작하여 기초에서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Jazz It Up! 1 - 만화로 보는 재즈역사 100년
남무성 지음 / 고려원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뮤지션이 아니라면 재즈의 역사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 할 것이다.

내 경우에는 '재즈' 라고 하면 그저 '루이 암스트롱' 정도 밖에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재즈의 역사에 대해서 쉽고도 일목요연하게 만화로 그려주니 이해가 쉽다.

이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1장 재즈의 여명 (1900~1930년대)
제 2장 위대한 과도기 (1940년대)
제 3장 모던재즈시대 (1950년대)
제 4장 혼란 속에 피어난 재즈의 르네상스 (1960년대)
제 5장 재즈의 퓨전(Fusion) (1970년대)
제 6장 다변화와 자기성찰 (1980년대 이후)
로 되어 있다.

아마도 이런 구성으로 만화가 아닌 글로 쓰여졌다면 어려워서 중간에 읽기를 포기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만화이기에 복잡한 재즈의 역사를 이해하기 쉬운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저자인 '남무성'은 전문 만화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즈 전문 월간지를 창간한 아마츄어 만화가이다. 그렇지만 그는 수준급에 달하는 만화 그리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재즈는 1910년 경에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안즈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결합되어 잉태된 일종의 '혼혈 음악'인데, 시대의 흐름과 세계적인 공황, 전쟁, 인종 차별 등의 돌발적인 변수에 의해서 그 스타일이 변화를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1920년에서 1930년을 활약을 보였던 루이 암스트롱은 재즈의 대표적인 뮤지션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흑인으로 어릴적부터 소년원을 들락거리던 불량 소년이었다. 그런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은 소년원에서의 코넷 연주를 배우게 되면서 부터이다.

미국 사회가 얼마나 인종차별이 심했었는지 블루스의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 베시스미스는 도로에서 죽어가는데도 백인 응급차가 그녀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방치해서 죽게 만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인종차별이 흑인들에게는 재즈를 더 매력적인 음악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했던가 보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댄스음악으로 인기를 누리던 스윙시대는 물러가고 잼세션이라는 사전 약속없이 처음 만난 뮤지션들이 즉석에서 어울려서 펼치는 연주 형태로 바뀌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오게 되는 것이다.

1950년대는 흑인적 비밥에 비해서 백인적인 감성의 음악인 모던 재즈시대로 또다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재즈는 1960년대에는 재즈의 르네상스, 1970년대는 퓨전의 천하통일시대, 1980년대에는 포스트 모던 재즈, 그후에는 아방가르드 재즈 등으로 변천하게 된다.

이런 재즈의 역사를 저자는 뮤지션들의 일생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펼쳐 보여 준다.

그것은 재즈의 역사는 뮤지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인 것이다.

재즈의 발생에서 약 100 년의 재즈 역사.

재즈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고 싶다면 < jazz it up !>을 만화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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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2-11-15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좋은 책이로군요. 이 또한 꼭 사봐야 겠네요^^

라일락 2012-11-16 00:20   좋아요 0 | URL
좀 특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즈의 역사를 만화로 보는 것이니까요.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 - 현혹시키는 세상, 착각하는 대중
엘든 테일러 지음, 이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의 저자는

"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은 진짜 당신의 것이 아닐 수 있다"라는 글로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의 일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이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것으로는 어떤 물건을 사려고 했을 때에 자신도 모르게 자주 나오는 광고 속의 제품을 집어 드는 순간들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 광고주들은 비싼 몸값의 유명인들을 광고 모델로 쓰고, 비싼 광고료를 내면서 소비자들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위의 사례는 가장 우리들이 많이 접해 본 경우이지만, 실제로 이런 실험을 한 사례가 있다.

심리학자이자 유능한 광고업자인 '제임스 비커리'는 영화가 상영되는 도중 "팝콘을 먹어요", "코카콜라를 마셔요"라는 메시지가 담긴 화면을 상영되는 영화 속 화면에 3000 분의 1초동안 은밀히 내보내는 실험을 했다고 한다.

관객은 모르게 아주 짧은 메시지를 5초 간격으로 화면에 영사했든데, 그결과는 6주 동안 팝콘이 57.7 %, 콜라 18.1%의 판매액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잠재의식 효과는 인간이 의식할 수 있는 수준이하의 자극들이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나간 몇 년 전의 대통령 선거에서 일명 <노무현의 눈물>이라는 대통령 후보 방송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그 광고 역시 대통령 선거에 많은 표를 얻을 수 있게 한 숨은 공로자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엘든 테일러'는 범죄학자인데, 그동안 영업직, 방문판매,거짓말 탐지 검사관 등의 직업을 가졌었는데, 이들 직업은 우리의 뇌를 세뇌시키는 일을 하는 직업들이기도 한 것이다.

그의 경험에 의하면 거짓말 탐지기 앞에서 사람들은 왜 진실을 이야기하게 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그것은 거짓말 탐지기보다도 심문자는 진술자로부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보통 사람들과 미세한 차이로 다르게 표현되는 진술자의 언어를 알아채도록 훈련을 받는 것이다.

그들은 거짓말 탐지기보다도 더 신빙성이 높은 다양한 기술과 기법으로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 뇌가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이지, 우리의 마음이 우리의 행위를 결정하는게 아니라는 것." (프롤르그 중에서, p. 11)을 이야기해준다.

TV, 영화 속에 무심코 배치된 것처럼 보이는 제품들, 이것이 우연이 아닌 효과적인 광고 방법인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방송이 끝난 후에 '김남주 가방'. 고소영 팔찌" 등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단순한 그림같은 주류광고인데, 이 그림 속에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주입시키는 여러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섹시한 금발머리, 칵테일잔, 사티로스가 그려진 목걸이, 칵테일 잔의 손모양, 검지 손가락이 가르키는 얼음 덩어리, 여성의 입술....

이 모두가 인간의 뇌에 각인되어 이 술을 마실 수 밖에 없게 남성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이 그림을 광고로 쓴 사진을 보면 그 밑그림에 섹시한 여성의 몸매가 드러나는 바탕 그림이 있기도 하다니....

우리의 뇌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그 무엇인가에 의해서 세뇌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TV와 컴퓨터 게임에 노출되어 있는 어린이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그 폐해는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이런 것들에 의해서 어린이들은 감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공격성과 적대감이 키워지게 되는 것이다. 청취력발달도 저해되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읽기 능력도 저하되고, 사회성발달과 현실 인식력이 떨어지게 되고 부정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오늘날 학교 폭력과 청소년들의 비행이 어디에서 오게 되는 것인지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밖의 다른 것들에도 그 원인들이 잠재되어 있지만....

이렇게 우리들은 대량 판매 단체, 영업조직, 정치인, 광고, 뉴스 등에 의해서 강력한 영향을 받으면서 세뇌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잉이에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서 세뇌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1부에서는 마음의 작용을 이용해 타인을 조종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집단과 사람들의 교묘하고 은밀한 조종방식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

어떤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진정한 나는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그래서 이 책의 2부를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2부의 내용은 우리의 내면의 잠재력을 깨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마음을 정화하는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1부의 내용을 잘 숙지한다면 우리의 마음이 우리의 생활과 정신을 세뇌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일테니까.

2부의 내용 중에 관심있게 읽을 부분은 '50일 계획'이다. 만약에 우리에게 인생이 50일밖에 되지 않는다면 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그동안 많이 접했던 이야기처럼 "내려놓아야 정말로 중여한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인생의 날들이 50일 밖에 안 남았을 때에 무엇이 필요할까? 이순간 우리들에게서 욕심과 집착은 모두 떠났을테니까, 인생에 가장 주요한 것들이 보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와 행복을 부르는 일곱 가지 원칙을 이야기해 주면서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는 "사랑하고, 용서하고, 지금 당장 실천하라"는 내용을 덧붙인다.

미움과 원망의 최대 희생자는 "나"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용서이지만, 포근하게 상대방을 감싸 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의 마음을 세뇌당하지 않고, 스스로 지배하기 위해서는 "용서와 내려놓음", " 믿음과 의도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그 누군가에 의해서 시도 때도 없이 세뇌당하는 뇌라면, 우리의 마음으로도 세뇌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헛된 말은 아닌 것이다.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을 세뇌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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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ㅣ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13
캐서린 패터슨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 Bread & Roses,Too ♥

처음엔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슴이 시릴정도로 아파옴을 느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 소외되고 힘겨운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었으며 그것은 우리들에게 큰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 글의 처음부터 이런 느낌을 전하는 것은 그만큼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잠길 수 있었으며, 그 생각보다도 더 많은 느낌을 받았기때문이다.

미국 청소년 문학의 대표작가라고 할 수 있는 '캐서린 패터슨'은 자신이 살고 있는 버몬트주 배러의 사회주의자 노동회관에서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의 이야기의 사연을 찾아서 3 년여의 조사를 하여 이 소설을 썼다고 하니, 그 사진의 배경이 된 '빵과 장미의 파업'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셈이다. 그러나,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서 로사와 그 엄마의 전설적 슬로건인 '우리는 빵을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 !'는 실증적 사실보다는 허구에 가까움을 말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1912년 미국의 매사추세츠 로렌스의 방직공장들에서 일어났던 파업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 곳의 거대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럽의 빈곤한 이민 노동자들이었으며, 그들은 최소 30여 개국에서 온 노동자들로 열약한 노동 조건에 낮은 임금으로 기업주들의 부만 늘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14세가 안 된 소년 소녀들까지도 나이를 속여가면서 노동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로사 엄마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6달러 2센트의 임금을 받고 일을 하나, 집세로 나가는 돈이 6 달러였으니, 학생이어야 할 로사의 언니까지 공장 노동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 강하게 집중할 수 있을 정도로 소년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노동, 파업, 이민... 그런 이야기들이 무게있게 다루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고, 그런 내용의 소설들의 특징이 칙칙하고 암울하고 때론 거친 말들이 서슴없이 난무하기도 하는데, 어린 소년 소녀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의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도록 마음에 작은 멍울이 되어서 박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상황은 어쩌면 두 아이에게는 다른 색깔로 비쳐지는 것이다.

로사의 경우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엄마가 집안의 경제력을 담당해야 하기에 언니인 애나까지 공장 노동자가 되어야 했고, 어린 동생 리치와 할머니까지. 경제적으로 통밀 한 조각도 먹기 힘든 버거운 살림살이다. 그러나, 로사는 그런 환경에서도 담임선생님에게 신뢰를 받을 정도로 총명하고 야심차고 마음이 따뜻한 소녀이다.

" 육 년가까이 학교에 다니면서 배운 한 가지는 교육이 공장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열쇠라는 사실이었다. " (p.37)

엄마와 언니가 노동자들의 파업에 적극 동참하게 되면서 그것을 말리는 입장에 서게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담임 선생님이 말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갖게 되었던 행동이었고, 그런 과정에서 파업에 대한 생각에 혼돈스러움도 겪게 되지만 결국엔 파업을 저지하는 사람들의 폭력성과 거짓을 알게 되면서, 엄마와 언니의 행동에 동참을 하게 되고, 파업의 정당성을 알게 되는 것이다.

"로사, 알겠니? 저들은 주급에서 시간만큼 임금을 깎겠다는 거야. 그건 우리에게서 빵 다섯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소리야. 일을 해도 내 자식들이 배를 곯고, 파업을 해도 내 자식이 배를 곯지. 내가 뭘 하든, 우리는 굶주리는 거야. 일하고 굶느니 싸우고 굶는 게 낫지 않겠니.응?" (p.42)

로사와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행동이 사악한 짓이라고는. 말도 안된다. 엄마가 말했듯이, 일하면서 굶느니 싸우면서 굶는 게 나았다. (p.77)

또 다른 소년인 제이크, 이 소년의 이야기는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일찍 엄마는 죽고, 아버지는 술주정뱅이. 13 살 공장 노동자. 아버지의 술값으로 번 돈을 모두 빼앗기고, 쓰레기더미 속에서 잠을 자고, 성당의 헌금함의 돈을 훔치고, 곰팡이 슨 빵을 훔치는 가여운 소년. 제이크에게 아버지는 죽어 버렸으면 좋을 존재. 추운 겨울에 변변한 옷조차 없어서 추위에 떨고, 배고픔에 떨고, 온 몸에는 매맞은 자국이 있는 소년. 집에 가기 싫어서 시위에 참가하기도 하고....

'빵과 장미'. 이 두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로사의 엄마는 노동자 파업의 피켓에 쓸 문구를 생가하면서 말한다.

" 내 생각엔." 엄마가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지 우리의 배를 채워줄 빵만은 아닌 것 같아요.우리에게는 빵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죠. 우리는 우리의 가슴과 영혼을 위한 양식도 원해요. 우리가 원하는 건... 그걸 뭐라고 해야 하나. 우리가 원하는 건. 그 뭐냐... 푸치니의 음악과 같은거예요.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것들도 어느 정도 필요해요.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죠."(...) "우리는 장미도 원해요..." (p.p. 114~115)

우리는 빵으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 그저 빵만 필요한 게 아니야. 물론 배가 고프지. 맞아. 하지만, 빵만으로 부족해. 장미도 필요한 거야." (p.319)

"우리는 빵을 원한다. 그리고 장미도!"

'빵'과 '장미' 그것이 은유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노동시위현장에서 우리는 빵만을 원하지 않는가? 그러나, 노동자들에게는 '빵' 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안락한 근로조건 못지 않은 인간이 누려야 하는 행복이 필요한 것이다. 그들에게 '장미'는 나름대로 각자가 원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노동자들도 그들의 '장미'를 원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로렌스의 파업을 돕기 위한 손길들은 이곳 저곳에서 오고, 그중에서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파업 노동자의 아이들을 돌보아 줄 사랑의 마음들.

아이들의 미국 각지의 가정으로 잠시나마 보내지게 되고, 제이크와 로사는 우여곡절끝에 버몬트의 사랑많은 제로바티 씨 부부의 가정에 머물게 되는데....

로렌스를 그리워하는 로사와 이곳은 임시 거처일뿐 뉴욕으로 탈출하려는 제이크.

묵묵히 자신의 아들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아픔보다 더 큰 가슴에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제이크를 보듬어 주는 제로바티 부부.

제로바티 씨의 마음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13살 제이크의 눈물에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제이크에게 그 무슨 잘못을 말하라고 할 수 있을까?

'차가운 회색 화강암에서 피어난 꽃들'이 보여준 작고 엄한 제로바티 노인의 다정함. 죽은 아들을 향한 그 마음이 다시 피어난 꽃들이 되었듯이, 제이크에게로 향한 그 따뜻한 마음....

그 마음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 절절한 마음은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만이 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서 약 100 년전의 노동현장의 모습과 비참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것도 가장 순수해야 할 소년소녀들의 눈을 통해서.....

로사는 총명한 소녀이면서 맑고 밝은 마음을 가지고 따뜻하게 가족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씨가 아름답게 느껴졌으며, 제이크는 어린 나이에 힘겹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안스러웠지만, 세상은 그리 어둡지만 않다는 것을 제로바티 씨 부부를 통해서 일깨워 주었다.

이 이야기는 100 여년 전의 미국의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는 이미 끝나 버린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강도는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나는 '빵과 장미'가 그런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설이 되었으면 한다.그리고, 우리들의 작은 힘이나마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아낌없이 제로바티 부부가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싶다. 제로바티 부부처럼 큰 힘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아주 작은 맘을 나눌 수 있는~~~

차가운 회색 화강암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장미가 되었으면 한다.

" 빵이 넘치고 돌에서 장미가 자라는 새로운 삶. 그것을 향해 달리는 기분은 정말 야릇하고도 황홀했다."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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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로 그의 이름을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을 해 보면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많은 추리소설 독자들이 읽은 책으로는 <백야행1~3 / 히가시노 게이고 ㅣ 태동출판 ㅣ2000>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많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에서 <탐정클럽>과 <교통경찰의 밤>만을 읽었다.

<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ㅣ 바움 ㅣ 2010>은 '교통경찰'을 소재로 한 6편의 연작소설인데,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처리하는 교통 경찰의 모습과 함께 사고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 속에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있다.

추리소설의 특징인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추리소설의 묘미인 독자들의 섣부른 결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탐정클럽/ 히가시노 게이고 ㅣ 노블마인 ㅣ 2010>의 경우에는 VIP 고객들에 의해서 고용된 탐정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이 소설 역시 5권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완벽한 범행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헛점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인데, 반전, 또 반전이 이 책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그러나, <탐정클럽>의 특색은 범인을 아는 상황에서 탐정들이 이 사건을 추적하여 사건의 결말을 전달하는 과정으로 끝맺음을 하기에 추리소설의 묘미인 독자들이 범인을 찾는 즐거움을 빼앗아 버린다.

이 두 권의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아가사 크리스티', '코난 도일, '존 그리샴', '가스통 루르'와 같은 서양의 추리소설과는 또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번에 읽게 된 <용의자 X의 헌신>은 그동안 쭉 읽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책인데, 한국영화로 만들어지게 되면서 관심이 가게 된 것이다.

'천재 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 오기도 했다.

'완벽한 알리바이', 그러나 헛점이 있을텐데....

이야기는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데, 다소 평이한 이야기처럼 생각된다.

한때는 클럽의 호스티스였던 야스코가 찾아 온 이혼한 남편을 순간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그 살인 사건을 옆 방에 사는 수학교사인 이시가미가 완벽하게 처리해 준다는 것이다.

" 나를 믿어 주세요. 나의 논리적 사고를 믿고 그냥 맡게 주세요." (p.57)

그러기 위해서 이시가미는 야스코와 그녀의 딸에게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 의문점으로 남는 것은 천재 수학자의 머리로 완벽하게 처리한다면, 왜 사체의 신원을 감추기 위한 장치는 했으면서 왜 근처에 지문이 묻은 자전거를 방치했을까?

물론, 그것도 하나의 장치이기는 하지만, 사체의 신원이 너무도 빨리 파악되고,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는 인물이 야스코가 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가 찾아 가게 되는 대학 동창인 유가와.

그는 이 사건에 20 여년 전에 자신과 라이벌이었던 수학 천재 이시가미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추리를 해나가게 된다.

수식과 수학문제 풀이의 대가인 수학천재 이시가미와 실험과 관찰을 주로 하는 물리학 천재 유가와의 심리 대결과 두뇌 싸움은 이 책을 읽는 재미 중의 재미인 것이다.

책을 읽는내내 이시가미의 행동이 수학천재라기에는 어눌한 부분들이 눈에 띄게 되는데, 그것 역시 이 소설의 결말을 돕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이시가미와 야스코 모녀의 첫 만남.

그것은 이시가마에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해 주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대학원에서도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천재 수학자가 고등학교의 수학 교사로 근무하게 되고....

초라하게 변모해 가는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려는 순간에 그는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렇기에 이시가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녀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소설의 끝부분에서 유가와가 밝혀내는 진실.

그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이시가미의 멍청할 정도로 순수한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 이처럼 순수한 사랑이 있을까.

자신보다 그녀를 더 사랑하였음을.

이야기의 처음은 우발적인 살인사건이었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세밀하게 깔린 장치들이 돋보이는 추리소설이다.

책제목을 보는 순간 '헌신'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 왔는데, 이런 소설의 경우가 바로 '헌신'이 아닐까 한다.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교통경찰의 밤>을 읽고는 작가의 추리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탐정클럽>을 읽고는 뭔가 미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는 작가의 추리소설들이 궁금해진다.

어떤 작품에 매료된다는 것은 그 글을 쓴 작가에게 관심이 간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또 그 작가의 책들을 골라 읽게 되니, 은근히 부담스럽기도 한 일이고, 즐겁기도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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