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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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비롯하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유고슬라비아, 코소보, 보시니아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 위치한 이곳을 우리는 발칸지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그동안 영토분쟁, 인종학살, 종교문제, 이데올로기 문제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래서 발칸지역을 '유럽의 화약고'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발칸 반도의 중간 지역을 남북으로 지나는 발칸 산맥에서 온 용어인 발칸 이라는 용어는 19세기 까지만 해도 낯설었다. 이곳은 18~19세기에는 '유럽의 터키'라고 불렀다. 1912년 제 1차 발칸전쟁이 일어나면서 오스만 지배가 끝나면서 발칸이라는 용어가 통용어가 되었다.

발칸지역에 세워진 비잔티움 제국이나 오스만 제국은 인종을 기반으로 둔 국가가 아니었기에 이들 제국의 통치자들에게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세르비아인인지 불가리아인인지 그리스인인지의 문제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수세기 동안 인종적 갈등이 전혀 없었던 이곳에 약 200여 년 전부터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동서문화의 완충적 역할을 하던 발칸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인종 혼합이 왜 100~200 년 사이에 일어나게 되었을까?

발칸의 분쟁이 19세기부터 시작된 영토 확장에서 비롯되는데, 그 배경과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점들이 의문스러울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에는 발칸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발칸의 역사>의 저자인 '마크 마조워'는 발칸사와 현대 그리스사를 포함한 현대 유럽사의 대표적 권위자이다. 그래서 그는 역사학자답게 19세기 또는 20세기의 역사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했는가를 주의깊게 살펴본다. 그 결과 발칸의 문제를 남동부 유럽의 빈곤이라는 후진적 특징만으로 설명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발칸문제는 종교적 분열, 뿌리깊은 농촌성, 인종갈등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대중정치, 도시적이고 산업적인 삶, 새로운 국가 구조 등장 등에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발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거의 편견적 사고 (유럽의 우월성 등)에서 벗어나 역사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함을 알고 역사가의 필치로 발칸의 전반적인 상황을 재조명하게 된다.

이 책은 발칸의 영토와 주민, 국가 성립 이전의 발칸, 동방문제, 영토문제, 인종동질화에 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발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던 우리들이기에 이 책의 내용은 복잡하고 생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래도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저자가 책 속의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행가, 외교관 역사가들의 글을 인용하여 설명을 해 준다는 점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는 발칸 지도 5장이 실려 있다. 1550년경 오스만 제국 판도, 1870년, 1910년, 1930년, 1950년, 2000년 발칸 반도의 모습이다. 책을 읽기 전에 이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발칸 반도가 어떤 나라들에 의해서 통치되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서부 유럽 중심의 유럽 역사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발칸의 자연환경에서 부터 시작하여 생활상, 문화수준, 인구동향, 역사, 사회, 경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발칸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발칸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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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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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는 1978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만화계에 입문하게 되지만 그당시에 만화란 그리 좋은 평을 받던 시절은 아니다. '만화'라고 하면 불량만화를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자녀들이 만화를 읽으면 꾸지람을 하던 시대이다.

   

그런데, 1984년에 나온 <공포의 외인구단>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만화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한국 현대사의 암울했던 시절에 이런 만화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현세'하면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이번에 출간된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는 이현세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에 인생에 있어서 나를 믿는다는 것이 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는 얻는 것이다.

이현세는 자신의 어린시절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삶의 이야기, 만화 이야기, 인생철학까지 이 책에 풀어 놓는다.

이 시대의 만화 아이콘인 그는 겸손하게 독자들에게 말한다.

" 나는 걸출한 성공 공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요, 어느날 문득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도 아니다. 다만 평생을 이야기꾼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뭔가 좀 색다르고 낯선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 (p. 4)

그는 자신의 만화 인생을 통해서 깨달은, 누구나 자신이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함을 말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현세는 어린시절에 가정사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미술대학에 색약이라는 이유로 진학을 포기하기도 한다. 미대 진학의 좌절을 그는 만화로 돌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에게는 힘든 결정이기도 했다. 당시는 지금과는 다르게 만화에 대한 편견이 심했기 때문이다.

컬러의 세계인 회화에서 흑백의 세계인 만화로의 전환은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만화를 전공하는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이현세가 만화가로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때 마다의 도전과 노력, 열정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가 만화를 그릴 때에 다른 사람들 보다 자신이 있었던 것은 '몰입'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졌는가. 누구보다 실현력을 가졌는가. 지금 가진 능력만으로 얼마나 내 직업의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p. 85)

그가 말하는 만화천재로는, 고우영과 김원빈 등이 등장한다.

만담과 재치, 데싱력과 연출력이 완벽하게 결합한 만화를 그리는 고우영.

30여 년 세월을 초월해 <주먹대장>이란 작품을 그린 천재 만화가 김원빈 (원고량의 스트레스로 여러 차례 중단을 했기에 30여 년이 걸림)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만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지만, 후반부에 '결혼을 앞 둔 사람들에게' 그리고 '죽음'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그는 죽음에 대한 내용으로 존엄한 죽음을 말한다. 죽음을 어떻게 맞아야 할 것인지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임을.

우리가 살아가면서 죽음을 직시할 수 있다면 소소한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더욱 큰 꿈을 꾸면서 이를 실천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 책은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지침서이자,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꼭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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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
제스민 워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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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2012년 9월 시사 주간지 타임에 오바마 대통령의 특집 기사가 실렸는데, 그때에 대통령의 책상 위에 이 책이 놓여 있었기에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이미 2011년에 '전미 도서상 (National Book Award)을 받은 작품인이며, 작가인 '제스민 워드'는 1977년생 흑인 여성작가로 이 책은 그녀가 쓴 2번째 장편소설이다.

     

 

특히, 이 책은 2005년 허리케인 카드리나가 닥쳐 왔을 때에 작가와 그녀의 가족들이 겪은 기억을 모티브로 썼다. 그당시에 제스민 워드는 허리케인을 피하기 위해서 일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피신하려다가 실패하게 되고, 인근 백인의 집에 머물기를 부탁했지만 거절을 당한다. 거기에서 '인간적인 비극'을 겪게 되었고,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의 참담한 모습에 충격을 받아 한동안 글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후 2년 반 만에 카트리나에 관한 이야기와 변두리에 살고 있는 빈민 흑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바람의 잔해를 줍다>이다.

이 소설은 허리케인 카르리나가 다가오기 전의 10일간의 이야기와 폭풍이 불어 닥쳐서 허리케인과의 사투를 벌이는 당일의 이야기, 그리고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다음 날의 이야기로 12일간의 이야기가 씌여져 있다.

작가는 미시시피 출신인데, 이 소설의 배경도 미시시피 연안의 가상 마을인 부아 소바주이다. 허리케인이 자주 지나가는 이곳에 아빠와 4명의 자녀가 살고 있는 흑인 가정이 있다.

엄마는 막내 아들인 주니어를 낳자마자  죽었고, 그래서인지 아빠는 항상 술기운에 살아 가니, 이 가정은 가난에 찌들어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터전을 가꾸었던 곳이지만 그들도 역시 세상을 떠났다.

첫째 오빠인 랜들은 항상 농구공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농구광이고, 둘째 오빠인 스키타는 투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막내인 주니어는 아직 어려서 형과 누나에게 어리광만 부린다.

이 소설은 15살 소녀 에쉬가 화자이다. 소녀가 이 소설의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된다. 그 축에는 스키타 오빠가 기르는 투견 차이나에 대한 이야기와 에쉬의 임신 이야기가 두 축을 이룬다.

투견을 낳게 하기 위해서 차이나를 교미시키는 이야기와 차이나의 새끼 낳기에 관한 이야기는 리얼하게 쓰여져 있다. 가족들 보다도 차이나에게 거는 스키타의 개를 향한 사랑. 그래서 태어나는 강아지를 손수 받아가면서 창고에서 밤을 새우는 스키타이지만 자신의 열정을 위해서는 새끼를 낳은지 며칠 안 되는 차이나를 투견 시합에 내보낸다. 

격렬한 시합으로  상처가 나고 피를 흘리는 차이나를 돌보는 것도 지극정성이다. 그러나, 이런 스키타의 행동은 어쩌면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아무런 내세울 것도 없는 스키타에게는 차이나가 근방에서 가장 싸움을 잘 하는 투견이라는 것이 그의 자존심이기도 하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새끼를 낳은 개가 갖게 되는 모성 본능까지도 외면한 채, 투견 시합에 내모는 이야기에서는 차라리 이 책을 건너 뛰어 읽어야 할 정도로 불편한 마음이 든다.

스키타의 이런 행동은 차이나를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하기에 가능한 행동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 허리케인 속에서 차이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다가 차이나가 물에 떠내려가자 그를 찾아 헤매는 행동에서 확신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의 화자인 에쉬는 엄마에 대한 기억을 차이나의 분만과정에서, 또는 일상 속에서 자주 떠올린다. 그만큼 엄마의 죽음은 에쉬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그녀에게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에쉬는 12살 때부터 남자들과 관계를 갖게 된다. 누구라도 그녀를 원한다면 자신을 갖게 해준다. 성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그것에 대한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은 듯 보인다. 허리케인이 오기 며칠 전, 그녀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5살 어린 나이에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사실에 그 해결 방법에 고심을 한다. 동네 오빠인 매니는 뱃 속의 아이의 아빠이지만 그에게 에쉬가 생각끝에 그 사실을 알리지만  돌아온 말은 황당하기만 하다. 이미 그는 새로운 여자 친구에 빠져 있으니...

에쉬의 마음은 허리케인이 서서히 엄습해 오는 것처럼 앞의 일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컴컴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가난한 살림에 허리케인에 대비할 준비 조차 제대로 못한 이들에게 카트리나는 무섭게 비바람을 치면서 다가온다.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 예상치 못했던 크고 작은 사건, 그것과 맞물려서 허리케인의 급습은 이들 가족에게 가족의 끈끈한 사랑을 찾아준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무엇인가도 알게 해 준다.  흥미로운 것은 가난하고 지적 수준도 갖추지 못한 에쉬가 읽는 책이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에쉬가 읽고 있는 이 책 속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들과 잘 매치가 된다.

에쉬가 읽고 있는 장면은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신화이야기인데, 그것이 에쉬가 처한 상황과 거기에서 어떤 돌파구가 있을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초중반까지는 비루함이 잔뜩 묻어나는 에쉬 가족의 이야기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어린 에쉬의 임신이나 새끼 낳은 개의 투견 시합 등은 차라리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첫째 날' , '둘째 날'.... 이렇게 '열두째 날'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접어 들어 카트리나와 사투를 벌이면서 차이나와 그의 새끼까지 보듬고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는 가족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인다. 결국에 차이나와 새끼들은 물에 휩쓸려 가지만....

작가의 실제 경험이 모티브가 되었기에 묘사가 역동적이면서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가족간의 사랑과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에 대한 빛이 엿 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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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신간평가단 - 베스트 5>

 

1.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헤르만 헤세 ㅣ 웅진지식하우스 ㅣ 2013

 

 

 

 

 

 

 

 

 

 

 

 

 

 

세계적인 문호 헤르만 헤세의 일상을 엿 볼 수 있는 에세이이다. 헤세가 31살에서 77살에 이르기까지 정원과 관련하여 쓴 글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어린시절 작은 화단을 가꾸기 시작하는 이야기에서부터 나이가 들어서 정원에서 꽃을 가꾸면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담겨 있다. 특히, 그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에 사회적 교류를 끊고 정원을 가꾸는 모습을 통해서 그의 망명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계절마다 바뀌는 정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만을 읽었던 독자들에게는 이 책 속에 담긴 헤세의 사진과 그가 그린 수채화들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며, 그것은 헤르만 헤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 작가의 얼굴/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ㅣ 문학동네 ㅣ 2013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을 대표하는 문학평론가이다. 그를 지칭하여 '문학의 교황', ' 최고의 문학평론가'라고 할 정도로 독일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의 평론의 특징은 직설적이고 강렬한 비판을 하기에 그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문학평론가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저자 뿐만 아니라 독일 문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의 나이는 올해 92세로 나치에 의해서 유대인 탄압이 있을 당시에는 바르샤바 게토에 수용되기도 했고, 트레블랑카 강제 수용소에 있었다가 탈출하여 어떤 농가에 숨어 지낸 적이 있기도 한데, 그때에는 그 집 주인 부부에게 세계 문학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만큼 그에게 문학은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담겨 있는 책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이 책에 소개되는 작가와 작품은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셰익스피어, 괴테, 하이네, 체호프, 토마스 만, 카프카, 하인리히 뵐 정도는 그들의 작품을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워낙 명성이 있는 작가들이기에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밖의 작가들은 대체로 생소한 작가들이다.

이 책에는 41명의 작가들에 대한 삶의 이야기, 문학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그동안 저자가 수집해 온 작가들의 초상화가 함께 소개된다.

작가들의 초상화를 보는 재미, 그리고 문학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3. 인생수업 / 법륜 ㅣ 휴 ㅣ 2013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은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았기에 삶의 연륜이 쌓인 중년 이후의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의 부제인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에서 느낄 수 있듯이,  파릇파릇 싹이 트고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봄꽃과 같은 청소년이 아닌, 싱그러운 여름의 녹음과 같은 장년층도 아닌,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같은 연령층에게 그들이 살아온 날들의 추억이나 미련에 집착하기 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그리 특별한 내용들은 아니다. 읽노라면 머리로는 다 아는 내용, 가슴으로도 다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 그래서 그렇게 행동하고 있지만, 가끔은 그것들로부터 벗어나려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 그런 내용들이다.

인생에 있어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점들은 상대적이기에 그런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자신의 마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스님의 글은 꽤나 '쿨'하다. 구태여 설법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래도, 저래도 좋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것은 항상 현재에 있어야 함을 일깨워 준다.

 

 

4.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윤성근 ㅣ 큐리어스 ㅣ 2013

 

 

 

 

 

 

 

 

 

 

 

 

 

 

 

이 책의 저자인 윤성근은 젠틀 매드니스 (Gentle Madness), 즉 책에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책과의 남다른 인연을 쌓았다. 다니던 컴퓨터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 직원을 일하다가 약 7년 전부터 '이상한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헌책방이라고 해서 모든 책을 파는 것은 아니다. 파는 책과 팔지 않는 책이 있다.

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학습교재, 어린이 전집, 유야용 책, 자기계발서, 처세술, 돈버는 책, 대중소설, 로맨스 소설은 팔지 않는다.  그가 읽은 책중에서 권할 만한 책만을 판다.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다.

그의 헌책방에는 이렇게 모여진 책들이 있는데, 그 책들을 모두 꼼꼼히 살펴보는 그의 눈에는 헌책 속에 담겨 있는 손글씨가 들어오게 된다. 

그건 책주인들이 책을 구입할 당시에 책의 첫 장에 남겨 놓은 어떤 서점에서 몇 월, 몇 일에 구입했는지, 그리고 그때의 생각들, 자신의 이름들이 적혀 있는 경우고 있고, 책 선물을 주면서 누구에게 어떤 이유를 책을 선물하는지를 써 놓은 글들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모은 헌책 속에 담긴 손글씨와 그 내용을 사진을 찍어 올리고, 그 당시의 이야기을 엮은 책인데, 책 속의 사람들은 대부분 80년대에서 90년대에 청춘의 순간을 보낸 이들이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그 속에서 책을 읽으면서 희망을 찾았던 사람들, 연인과의 사랑을, 이별의 순간을 맞았던 사람들. 시대에 대한 고뇌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

그들은 책 속에 단 몇 줄의 문장을, 또는 깨알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자신의 생각을 담아 놓기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에게나 있는 헌책방 또는 서점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책이다.

 

 

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 시미즈 레이나 ㅣ 학산문화사 ㅣ 2012

 

 

 

 

 

 

 

 

 

 

 

 

 이 책은 아주 아름다운 책이다. 우선 책의 크키가 200mm×247mm로 일반책으로 옆으로 놓은 크기의 2배가 조금 안된다. 책 속에는 몇 명의 포토 그래퍼가 찍은 서점의 사진들로 가득 차 있다. 글 보다는 사진이 더 많아서 마치 사진첩을 보는 듯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0 곳, 그 서점에 대한 소개글, 그리고 3편의 interview 와 3편의 column 이 실려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미즈 레이나'는 세계 각국의 서점 100 여곳 이상을 취재하고 그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0곳을 이책에 소개해 준다.

여행길에 만나게 되는 외국의 서점들, 그러나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들을 찾아 다닌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꼭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책이다.

 

★ 13기 신간평가단 에세이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은 :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 13기 신간평가단을 마치면서 ♥

지난 6개월간에 12권의 책을 받았습니다. 내가 꼭 읽고 싶었던 책도 있었고, 별로 관심이 없던 책도 있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제가 책을 읽는데 더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좀 더 폭넓은 독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지요.

보물과도 같았던 12권의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알라딘 신간평가단 담당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읽고, 알라딘 독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알라디너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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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수업
로시오 까르모나 지음, 김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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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소녀의 사랑의 진실 찾기 수업이라는 주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유학온 이레네에게 찾아 온 사랑의 아픔으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하여 영국의 기숙학교에 보내진 이레네는 이 학교의 킹카인 리암과 데이트를 한다.

리암에게 사랑을 느낀 이레네는 꽃 사진 선물 문자를 받게 된다. '나의 특별한 공주님을 위한 꽃다발'이란 짧은 글과 함께 보내진 장미. 이레네가 좋아하는 꽃은 해바라기지만, 장미꽃이면 어떻겠는가.

기쁨도 한껏 젖어 있던 이레네는 문자의 말미에 번호의 나열을 보게 된다. 무려 10개의 휴대전화 번호.

리암은 이레네를 비롯하여 10명의 여학생에게 이 문자를 보냈던 것이니....

여기에서 끝났으면 사랑의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날 수업시간에 이레네를 향해서 던져지는 종이쪽지들. 그건 이레네가 리암을 생각하면서 써 두었던 첫 사랑 고백의 시를 담은 편지였는데, 우연히 리암의 손에 들어가서 그의 친구들에게 모두 공개된 것이다.

창피함, 분노 등등의 감정으로 하염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로 덤벅이 된 이레네는 교실을 뛰쳐나가서 학교 밖의 절벽까지 달려간다. 그의 뒤를 쫓아 온 휴그스 선생님은 이레네에게 특별한 숙제를 내준다.

1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매주 수요일에 만나서 그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사랑의 문법' 수업이란 특별한 프로젝트이다.

휴그스 선생님은 매주 한 권의 소설을 정해주는데, 그 소설에서 이레네가 찾아야 하는 것은 '사랑'이다.

이레네의 첫 사랑은 아주 아픈 기억만을 남겼는데, 소녀는 책 속에서 사랑의 진실을 찾을 수 있을까...

시대를 초월하여 명작으로 꼽히는 7권의 소설. 그 소설 속에 담긴 사랑은 다채롭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은 12살 하지메와 시마모토의 첫 사랑이야기이다. 이레네는 " 무라카미를 통해서 첫사랑의 중요성과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 (p.p. 40~41)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달리기를 하면서 달리기 대회를 준비한다. 11살 때 만난 친구인 마르셀로가 이레네의 달리기 트레이너를 자처하면서 그와의 우정을, 그리고 사랑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마르셀로는 앞서 말한 토착식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지만,

어쩌다 주의깊게 관찰해 보면 그것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p. 106)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시대에 뒤처진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레네는 이 작품을 통해서 " 우리가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들에 대해서 이야기" (p. 75)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 지금 사랑하고 있는 상대방보다 내가 열등하거나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그 사람의 세상에는 어울리지 못할 거라는 염려,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잘못된 해석으로 빚어지는 오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의 힘 말입니다.  우리가 현재의 순간 순간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고, 일시적이고 덧없는 삶의 방식이 우리 주위에 만연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대한 사랑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니 유효해야 합니다! " (p. 75)

이레네는 휴그스 선생님이 내주는 과제물인 소설을 읽기 위해서 그 책과 관련된 서적을 먼저 읽을 정도로 독서를 깊이있게 하는 문학소녀이다. 그래서 이레네가 작품을 이해하는 수준은 보통 학생 이상의 독서수준을 갖추고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남자만을 바라보고 살다간 여인의 이야기로 비운의 사랑, 일방적인 사랑, 지독한 짝사랑 이야기이다.

휴그스 선생님은 자신이 정해준 소설을 읽고 만나는 날이면 그 소설과 연관된 어떤 장소나 음악, 행동을 통해서 그 소설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준다.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에 대한 토론을 하는 날에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 2번>을 틀어 놓고 잠시 사무실을 비우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하고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후에는 기차 여행을 같이 한다. 그리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관한 소설을 읽은 후에는 배를 타고 수업을 하기도 한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을 읽고 이레네는 과제물의 제목을 '사랑의 두 얼굴'이라 정한다. 브론스키와 안나의 사랑, 그리고 키티와 레빈의 사랑.

브론스키와 안나의 사랑이 절도를 잃은 정열적인 사랑, 방해되는 모든 걸 파괴해 버리는 사랑, 결과에 개의치 않는 사랑이라면, 키티와 레빈의 사랑은 결과에 개의치 않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샬럿 브론테의 <제인에어>는 지금까지 읽었던 사랑에 관련된 소설들이 모두 자살이나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면 행복한 결말을 가져다 주는 사랑이야기이다.

물론, 제인의 사랑이 처음부터 행복했던 것은 아니고, 유부남을 사랑하고 그의 부인의 존재로 인하여 헤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로체스터에게 돌아오게 되는 해피엔딩의 소설이다.

지금까지 이레네는 사랑은 비극적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 소설을 통해 행복한 사랑의 결말을 접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수업인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읽고 휴그스 선생님과 배를 타고 나갔다가 난파될 뻔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휴그스 선생님이 이레네에게 사랑의 진실을 찾아 주려는 소설읽기 수업을 하게 된 이유는 그에게도 아내를 잃은 아픈 사랑의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이처럼 특별한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계시다면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 책 속에 나오는 7편의 소설, 그런데, 그중의 4편 밖에 읽지를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읽었던 소설에 관한 내용은 관련지어서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소설의 경우에는 소설 속의 내용에 몰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작가는 그런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소설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소개해 준다.

또한, 이 책의 주인공인 이레네가 열여섯 살이지만 우리나라의 여학생과는 좀 다른 학교 생활을 함을 느낄 수 있다. 학교 공부만을 하는 우리나라의 고등학생들과는 다른 학교 생활과 개방적인 이성교제가 우리와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이기에 문화적 차이도 느낄 수가 있다.

첫 사랑의 아픔으로 사랑을 아프고 슬픈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성장기 소녀에게 문학작품 속의 사랑이야기는 많은 사랑의 유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그런 소설을 깊이있게 읽을 수 있는 독서력이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그저 소설의 줄거리만을 대충 읽고 넘어가는 것이 아닌, 소설 속에 담긴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청소년들도 그런 독서를 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곁들여서 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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