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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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비롯하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유고슬라비아, 코소보, 보시니아 헤르체고비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이 위치한 이곳을 우리는 발칸지역이라고 한다. 이곳은 그동안 영토분쟁, 인종학살, 종교문제, 이데올로기 문제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그래서 발칸지역을 '유럽의 화약고'라고 한다. 그런데, 이곳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 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발칸 반도의 중간 지역을 남북으로 지나는 발칸 산맥에서 온 용어인 발칸 이라는 용어는 19세기 까지만 해도 낯설었다. 이곳은 18~19세기에는 '유럽의 터키'라고 불렀다. 1912년 제 1차 발칸전쟁이 일어나면서 오스만 지배가 끝나면서 발칸이라는 용어가 통용어가 되었다.

발칸지역에 세워진 비잔티움 제국이나 오스만 제국은 인종을 기반으로 둔 국가가 아니었기에 이들 제국의 통치자들에게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세르비아인인지 불가리아인인지 그리스인인지의 문제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수세기 동안 인종적 갈등이 전혀 없었던 이곳에 약 200여 년 전부터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동서문화의 완충적 역할을 하던 발칸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인종 혼합이 왜 100~200 년 사이에 일어나게 되었을까?

발칸의 분쟁이 19세기부터 시작된 영토 확장에서 비롯되는데, 그 배경과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점들이 의문스러울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르겠다. 이런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에는 발칸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발칸의 역사>의 저자인 '마크 마조워'는 발칸사와 현대 그리스사를 포함한 현대 유럽사의 대표적 권위자이다. 그래서 그는 역사학자답게 19세기 또는 20세기의 역사가들이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했는가를 주의깊게 살펴본다. 그 결과 발칸의 문제를 남동부 유럽의 빈곤이라는 후진적 특징만으로 설명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발칸문제는 종교적 분열, 뿌리깊은 농촌성, 인종갈등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대중정치, 도시적이고 산업적인 삶, 새로운 국가 구조 등장 등에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발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과거의 편견적 사고 (유럽의 우월성 등)에서 벗어나 역사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함을 알고 역사가의 필치로 발칸의 전반적인 상황을 재조명하게 된다.

이 책은 발칸의 영토와 주민, 국가 성립 이전의 발칸, 동방문제, 영토문제, 인종동질화에 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아무래도 발칸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던 우리들이기에 이 책의 내용은 복잡하고 생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래도 이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저자가 책 속의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행가, 외교관 역사가들의 글을 인용하여 설명을 해 준다는 점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는 발칸 지도 5장이 실려 있다. 1550년경 오스만 제국 판도, 1870년, 1910년, 1930년, 1950년, 2000년 발칸 반도의 모습이다. 책을 읽기 전에 이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발칸 반도가 어떤 나라들에 의해서 통치되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서부 유럽 중심의 유럽 역사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발칸의 자연환경에서 부터 시작하여 생활상, 문화수준, 인구동향, 역사, 사회, 경제, 정치에 이르기까지 발칸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발칸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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