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전쟁 - 제2차 세계대전의 미실행 작전
마이클 케리건 지음, 박수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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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 2차 세계대전을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1939년부터 1945년에 걸쳐서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기에 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 영화, 드라마도 상당히 많이 있다.

추억 속의 외화 중에 <전투>라는 외국 드라마가 있다. 일요일 저녁 골든 타임에 방영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당시에는 미군과 독일군이 싸우는 전쟁 이야기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나이에 본 외화이다.

그래도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온 가족이 둘러 앉아서 시청했었다. 드라마 속의 손더슨 중사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독일군은 냉철하고 잔인한 반면에, 미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는 지헤가 있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 드라마인데도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또 생각나는 영화로는 <콰이강의 다리>가 있다. 주제곡이 경쾌하고 발랄한데 특히 음악 속의 휘파람 소리는 지금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이다.

그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말, 태국의 밀림지역에 잡혀온 포로들이 다리를 건설하는 이야기인데, 그들이 힘들게 건설한 다리를 폭파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영화나 소설, 드라마를 통해서 제2차 세계대전에 관한 사실들을 단편적으로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또한 제 2차 세계대전은 전쟁 지역이 넓고, 피해규모도 큰 만큼 전쟁에 얽힌 비화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가짜 전쟁>에서는 우리들이 알고 있는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적 사실이 아닌 전쟁 중에 실행하고자 계획을 세웠으나, 어떤 이유로 인하여 실행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전쟁이 끝난지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주요 기록물이 공개되게 되었다. 그 기록물들은 당시의 정치 지도자들끼리의 서신. 작전 문서, 전쟁 중의 사진, 작전 지도, 비밀병기에 관한 설계도나 그림 등이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알게 된 미실행 계획들은 일어날 뻔한 사건들이기에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그런 계획들이 실행되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자료들은 그당시의 전쟁 상황을 뒷받침해주는 것이고, 전쟁의 실체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기에 한 번쯤 살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책 속에 소개된 사례중에 몇 가지 예를 들면,

독일군의 바다사자 작전의 경우에는 독일군의작전 계획 지도와 영국군이 예상한 독일군의 상륙 계획의 지도가 책 속에 함께 실려 있다.

 

 

 

두 지도를 통해서 독일이 이 작전을 오랫동안 수립하는 과정에서 영국군에게 정보가 흘러 들어갔기에 그 계획을 꿰뚫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 작전이 실행되었다 하더라도 독일군에게는 큰 피해를 가져다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슈래프널 작전도 시행관련 문서와 취소 관련 문서가 함께 실려 있다. 빛바랜 문서들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비밀병기에 관한 내용들은 자세한 설계도까지를 싣고 있다.

1941년말 영국은 폭탄 속에 독침을 넣어서 공중에서 살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수백만 개의 바늘에 탄저균과 포스겐 독가스를 넣어서 독일의 전역에 죽음의 씨앗으로 뿌리는 것이다.

폭탄 속에 바늘 3만개를 넣는다는 계획으로 독침 개발은 성공하나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은 보류된다.

 

 

위조지폐로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고자 한 베른하르트 작전있다. 위조지폐를 만들어서 폭격기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투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작전도 특수작전용 자금이나 암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정도로 사용되었을 뿐, 영국의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의 위력을 발생시키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위조지폐를 공중에서 투하할 폭력기를 동원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못한 작전 중에는 요인 납치 작전 여러 건이 있다. 교황 12세 납치 작전, 주요 전쟁 지도자 암살 음모 등이다.

특히 히틀러 암살 계획은 한 두 번 세운 작전이 아니다. 독일군에 의해서도, 연합군에 의해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세워 졌지만, 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히틀러는 운 좋게 피해 나갔던 것이다.

뭇솔리니의 암살 계획도 영국군에 의해서 계획이 되지만, 뭇솔리니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할 경우에 이탈리아 국민들의 사기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는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탈리아 국민을 애국심으로 단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게 한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원폭투하.

그 시점에서 일본에 원자폭탄을 꼭 투하해야만 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들이 있다. 바로 원폭 투하 직전까지 계획되었던 작전 중에 다운 폴 작전 있었다. 미 공수부대와 보병들이 함께 규슈를 공략하는 작전이다. 이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에 원자폭탄을 투하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계획은 했으나 실행하지 않은 작전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연도별로 5장으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각각의 작전들이 수립되게 된 배경, 작전을 실행했다면 성공했을 것인가, 성공했다면 전쟁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것을 분석해 보는 것이다.

 

 

 

'가짜 전쟁'이란 책제목이 어느 정도는 책의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가 아닌 책의 부제처럼 '미실행 작전'인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읽기가 쉬울 것이다.

책 속에는 전쟁의 원인, 발단, 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기에 어느 정도의 학습 후에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과 악의 거대하고 끔찍한 싸움'이라는 제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들.

지구상에서 이런 전쟁들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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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편지가!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1
황선미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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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은 애니메이션 그림책인데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베스트셀러에 올라갈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잎싹은 인형극, 연극, 국악에 이르기까지 각종 무대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심지어는 경제관련 서적에서도 잎싹의 이야기를 사례로 든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것은 잎싹의 행동을 통해서 안일하게 닭장 속에 머무르는 삶이 아닌 꿈과 자유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의 소재는 그리 참신하다거나 특별하지도 않건만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이다.

그것은 작가만의 가지는 장점인 강한 주제의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멍청한 편지가 !>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황선미의 신작 동화이다. 저자의 책들이 그동안 묵직한 주제의식을 다루었다고 평하는데 반하여 이번에 발표한 동화는 유쾌하고 발랄하면서도 달콤한 첫 사랑의 이야기이다.

 

 

첫사랑이라고 하는 범주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것인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이성 친구로 인하여 가슴설레는 감정을 느껴 보았다면, 그것도 첫사랑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가는 첫 사랑의 마법이 일어난 시간을 '요정의 시간'이라 말하는데, 바로 열한 살의 동주에게 요정의 시간이 찾아 오게 되는 과정과 그에 따른 두근두근 설레이는 심리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아름답게 잘 표현하고 있다.

동주와 영서는 처음부터 가슴 설레는 그런 사이였을까 ?

몸짓부터가 차이가 나는, 그래서 오히려 남자인 동주가 영서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그런 처지였기에 항상 티격태격, 짜증나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호진이의 가방에 넣어져야 할 영서의 러브레터가 번지수를 잘못 찾아서 같은 메이커의 가방인 동주의 가방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읽어 버린 편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친구인 마뚱이에게까지 비밀로 하면서 영서의 언행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어느새 싫어하던 감정이 이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왠지 영서의 행동에 동조를 하기도 하고, 영서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되면 그런 위험에서 구해주고 싶기도 한 것이다.

도대체 이런 감정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어린이날 행사를 위한 축구시합, 영서의 해외이민 소식,

 

 

 

영서가 호진이에게 갖고 싶다고 했던 '잠자는 코알라'는 왜 자꾸 마음에서 왔다 갔다하는 것일까?

이런 감정의 변화를 작가는 너무도 잘 묘사하고 있다.

솔직하게 어른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동화 속의 소재들은 너무도 많은 이야기 속에서 나왔던 내용들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처음 느끼는 설레임의 감정이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주와 영서가 헤어지게 되는 그날의 이야기도 여러 책 속에 나오는 흔한 이야기임에도 어린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언젠가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너무도 잘 알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때문인지도, 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다가오는 설레임.

그리고 그런 설레임때문에 가슴이 벅찼던 어린이들에게 <멍청한 편지가 !>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멍청한 편지가 ! >의 그림도 동화 속의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아기자기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 속의 어린이들의 감정을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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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 묘하고 유쾌한 생각의 집, 개정판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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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랄랄라 하우스>의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의 형식을 종이 위에 펼쳐 보여 주었던 그 책'이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그 책 속에 고양이 이야기가 나왔던 것같은데...

맞다, <랄랄라 하우스>의 시작은 방울이와 깐돌이의 입양 소식이었다.

 

 

 

작가의 아내는 친구가 1주일만 봐달라고 길고양이를 데려 오게 된다.

정에 약한 그들은 이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는데, 고양이 이름이 방울이다. 그리고 약 6개월 후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비에 흠뻑 젖은 검은 털뭉치 깐돌이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방울이와 깐돌이의 이야기가 이 책의 시작이었다.

 

 

 

 

 

 

 

작가는 개정판의 '책을 내면서' 통해서 방울이가 2011년 봄에 퇴행성 뇌잘환이 악화되면서 신체기능이 정지되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해외에 거주하기에 방울이의 죽음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는 말과 함께.

그러고 보면 내가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2009>에서도 그가 시칠리아에서 머물면서 길고양이를 돌보았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그 책은 잘 나가던 작가가 자신의 일상을 훌훌 털어 버리고 유랑길(?)에서 이야기를 담았던 책인데, 외로움이 물씬 풍기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엿 볼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개정판인 <랄랄라 하우스>를 펼쳐든다.

 

 

 

 

 

 

그런데, 독특했던 구판의 미니홈피 형식의 콘셉트는 개정판에서는 볼 수가 없다.

구판에서는 미니홈피의 낯익은 폴더가 특색이라면 특색이었는데,

Free Talk , 사진책, 방명록, 그리고 댓글까지.

free talk는 3부분으로 '방울이와 깐돌이' , '길 위에서' , '문학 앞에서' 로 분류되어 있었다.

 

 

 

 

 

 

 

(2005년 출간된 구판 '랄랄라 하우스'의 책 내용 중에서)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작가의 선곡'까지 있어서 미니홈피의 음악 설정을 보는 것 같았다.

마치 랜덤을 타고 남의 미니홈피를 엿 보는 것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젊은 작가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이런 모든 콘셉트가 사라지고, 책 속의 글들은 꼭지마다 지름 약 1cm의 작은 원에 사진이나 그림이 담겨 있다.

 

 

 

 

2005년에 이 책이 출간될 당시의 책과는 변화가 있는 것이다.

그당시에 인기있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제는 철 지난 해수욕장같다고나 할까.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이동을 하였으니...

책장을 넘기면서 전에 읽었던 내용들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전혀 읽지 않은 내용의 글들도 보인다. 개정판을 내면서 새로운 글이 추가되었다고는 하나, 기억이란 한계가 있어서 전에 읽었던 내용들의 상당수는 그동안 망각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어떤 글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망상의 이야기들도 있지만, 역시 작가의 글은 지적이면서도 재치가 넘쳐 흐른다.

책 속의 내용 중에는 이 이야기가 어떤 소설의 한 부분으로 변하기도 했음을 느끼게 한다.

'썰렁한 대화' (p 76)라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정말 리얼하다. 이런 경우 각 가정에서 허다한 일일텐데, 그 광경 자체가 썰렁하면서도 소통이 단절된 우리네 가정의 모습인 것만 같다.

 

 

 

 

개화기와 해방후에 많이 나온 번안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외국 문학 작품을 줄거리, 사건은 그대로 두고 인물, 장소, 풍속 등 만을 자기 나라 것으로 바꾸어서 쓰는 문학 작품을 일컫는 것이 번안 작품이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일본판 번안 작품은 '암굴왕'이다. 우리나라판으로는 '해왕성'이다.

어릴적에 '암굴왕'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아직도 그 내용의 일부는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암굴왕'이 우리나라 작품인 줄만 알았는데, 일본 번안 작품명인 것이다.

그것 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 그러나 무엇보다도 압권은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다. 임꺽정의 저자인 벽초 홍명희가 이 책을 번역하였는데, 순수한 우리말로 된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너 참 불상타>" (p. 115)

책을 읽다가 " 팡" 터진다.

김훈 작가가 원고를 쓸 때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또 다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

작가가 만난 세계적인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글쓰기 뿐만아니라, 여행, 영화, 사진, 그리고 그림까지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그가 쓴 글은 폭넓은 지식과 상식과 잡식이 모두 겸비되어 있다.

그의 소설인 <검은꽃>을 쓰게 된 동기와 과정, 그리고 취재를 위해 간 여행에서의 이야기.

참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가 이우일과 함께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라는 책을 낼 정도로 영화에도 관심이 많으니. 책 속에는 영화이야기도 많이 담겨 있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를 함께 살펴 보기도 하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그리고 왕가위의 사랑 삼부작이라고 하는 <아비정전>, <화양연화>, <2046>을 함께 분석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책을 처음 쓸 당시인 2005년과는 세월이 많이 흘렀기에 그때의 이야기를 지금 읽으니까 다소 어색한 이야기들도 있다.

 

 

 

 

 

'낭독의 발견'이란
내용중에 독일 라이프치히 도서전에서 갔을 때의 이야기를 담아 내용이다.

우리나라 작가들은 신간을 출간하게 되면 강연을 주로 하게 되는데, 그당시에 이미 외국에서는 작가들이자신의 작품의 일부를 낭독하는 행사가 많이 열렸다고 한다. 그런 행사를 접하고 그는 이 책 속에,

" 자기 책을 조용히 읽는 작가와 그것을 귀여겨 듣는 독자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 (p 225)라고 써 놓았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작가들이 독자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는 낭독회, 음악과 함께 하는 북 콘서트 등이 많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김영하의 작품만을 골라 읽던 때도 있었는데, 이 책에 소개된 <검은꽃>은 아직 읽지를 못했다.

이제는 그의 책이 나올 때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즐겨 읽게 되는데, 그래도 빠트린 책이 있는 것이다.

<여행자 2007 하이델베르크>처럼 한 권의 책에 에세이, 사진, 소설이 묶여 있듯이, 그의 책은 기존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독자들의 감각에 따라 새롭게 구성된다.

책의 마지막에는 부록처럼 '추억의 사진첩'이 실려 있다.

 

 

 

 

 

 

 

 

 

방울이도, 깐돌이도, 그리고 그가 여행지에서 담아 온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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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7-06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시작 못했어요. 역시 부지런한 라일락님^^
저 사랑스러운 고양이 발 좀 봐요. 김영하의 소설은 오래 전 한 권 읽었던 게 다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부담없는 에세이, 좋을 것 같아요. 얼른 읽어야 되는데요.^^

라일락 2012-07-06 20:12   좋아요 0 | URL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았어요.
김영하의 책은 에세이로 시작해서 소설까지 읽었는데, 신간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읽는 작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소설보다는 여행 에세이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홀리 스피치 -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련하는 40일간의 언어생활
신은경 지음 / 포이에마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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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981년에서 1992년까지 11 년동안 KBS의 9시 뉴스 앵커로 활동을 했던 전직 아나운서 신은경은 그 시대의 젊은 여성들에게는 롤모델이었다.

꼭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도, 그녀의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고 부드럽고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지금은 절판된 책인데, 1992년에 <9시 뉴스를 기다리며>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당시만해도 아나운서가 책을 쓴다는 것이 드문 일이었기에 호기심에서 읽게 된 책인데, 자신이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터득한 이야기를 진심을 다하여 일반인들에게 알려 주었다.

꼭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일상 생활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그 책의 내용 중에 아직도 생각이 나는 것은 컬러 TV 시대가 도래되면서 아나운서들의 옷차림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빨간 색 옷을 입었을 때에 화면에서 옷의 색으로 인하여 퍼짐 현상이 나타나니 그런 옷은 입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써 있었다.

당시보다는 영상기술이 많이 발전하였으니, 지금은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똑' 소리나는 이미지의 그녀가 방송을 떠나고, 박성범 앵커와 결혼을 하고, 남편을 도와서 선거유세를 하는 모습은 낯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름답게 보였다.

선거유세 기간동안에 서울 중구의 골목 골목을 돌면서 어르신을 보살피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모습의 신은경을 볼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박성범을 둘러싼 잡음때문에. 신은경이 국회의원 후보자로 나서게 된다.

나경원과의 선거전 모습을 보여주던 TV 프로그램에서 길 위에선 그녀의 모습은 왠지 초라해 보였다.

그리고 이번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그녀는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을 받지를 못했다.

그녀가 정치계를 떠났는지, 아니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시점에서 출간된 책이

<홀리 스피치>이다.

 

 

책띠의 추천사에서 아나운서 최윤영은 <9시 뉴스를 기다리며>를 읽고 아나운서의 꿈을 품은 것이 중학교 졸업을 앞둔 때였다고 이야기한다.

요즘이야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코스처럼 되었지만, 신은경 아나운서가 앵커로 있을 당시에는 롤모델을 따라하기가 꿈을 향해 가는 지름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아나운서가 되는 지침서라고 생각하고 읽을 수가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말을 잘 하는 법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모태신앙인 남편을 만나서 신앙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신이 인생의 후반부에 할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 중의 하나인 것이다.

" 성경을 바탕으로 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여 방송, 강연, 집필을 통해 이 땅의 청소년, 여성, 직장인들이 변화된 삶을 살게 한다" (p. 277)

그동안 그녀는 강연, 간증 집회, 북한으로 가는 방송에서 성경 낭독 등을 통해서 자신의 신앙 생활을, 그리고 복음을 많이 전파하였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성경말씀을 기초로 하여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그것도 하루 아침에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40일에 걸쳐서 배워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비법, 호흡법, 발성법, 발음, 낭독 등을 하기 위한 실전 예문들이 나와 있으니 따라해 보면 자신의 언어 구사 능력을 측정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말을 자연스럽게 잘 한다는 것은 언어의 전달뿐이 아닌 비언어 전달( 눈맞춤, 손짓, 몸짓, 표정)도 있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아니 요즘은 '무조건적인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한다.

그래도 저자는 '칭찬은 사랑의 언어'임을 강조한다.

이 부분의 내용에서는 많은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와 있으니, 좀 어색하더라도, 가까운 사람들끼리 칭찬의 말 한 마디를 나누는 것을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신은경의 30초 스마트 스피치 ★

 

칭찬할 때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진실하게 칭찬한다.

둘째,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세째, 결과를 칭찬할 수 없을 때는 노력을 칭찬한다.

 

이 책은 꼭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책의 내용중의 상당 부분이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하기에 신앙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부 반응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종교든 그 교리를 알아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을까.

 

 

 

" 세상의 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

하늘의 뉴스를 전하다 ! " ( 책띠 글 중에서)

이 책에는 '성공을 부르는 지혜의 한 마디' 라는 강연 동영상 DVD도 첨부되어 있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이었던 저자가 정치계가 아닌 스피치에 관련된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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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엄마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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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가요, 엄마"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이 한 마디를 건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슴이 아리도록 아프다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죽음이 슬프지 않겠느냐마는 엄마의 죽음은 자식이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햇볕이 쨍쨍 내리 쬐는 여름날이나, 장마비가 구질구질하게 내리는 날이면 신촌 세브란스 병원의 언덕길을 갓 돌이 지난 아들을 데리고 문병을 다니던 때의 생각이 난다.

지금은 그래도 병원의 면회시간이나 유아들의 병원 출입의 통제가 그리 심하지 않지만, 그당시에는 하루 2번 면회시간을 지켜야 했고, 유아들의 출입은 엄격하게 통제를 받았기에 병문안을 가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엄마의 마지막을 오래도록 함께 해 드리지 못한 것이 일생의 후회로 남아 있다.

떠나시기 전날 마지막으로 엄마의 모습을 보았을 때, 당신의 건강보다는 외손자의 안부가 더 궁금하셨던 분이시다.

중환자실을 오르내리면서 죽음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셨겠지만, 그 두려움을 종교의 힘으로 이겨 내셨던 분이시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도 목이 메이도록 남아 있는 슬픔이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다.

 

 

<잘 가요 엄마>의 전반부를 읽는내내 책 속의 화자인 아들이 자신의 엄마의 죽음과 장례를 대하는 냉담한 태도에 마음이 불편하다.

'아니 뭔 아들이 이래'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나쁜 놈'이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

아흔 네 살의 어머니는 몇 차례에 걸쳐서 노인병원에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면서 죽음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들은 고향에 내려가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는 커녕 새벽 세시에 걸려 온 전화를 통해서 어머니의 죽음을 아우로부터 듣게 된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기 보다는 먼 친척의 부음을 들은 것처럼 강건너 불 보듯이 평소처럼 자신의 할 일을 하고는 오후에야 자신의 고향에 도착한다.

어머니는 자신의 장례절차를 장례식도 없는 화장으로 하기를 당부하셨다.

" 형님이 곤란한 처지를 당할까 봐서, 돌아 가시는 날까지 철저하게 배려하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 (p. 35)

아들은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아우가 입관 절차까지를 끝냈기를 바랄 정도로 어머니와의 깊은 앙금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아흔 네 해를 살아온 엄마의 인생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궁핍했고, 추레했던 인생이다.

엄마는 두 번의 결혼을 통해서 화자와 이복동네인 아우를 낳게 된다. 그러나 결혼식도, 결혼 사진도 한 장 없는, 잔치도 벌인 적이 없는 혼례였다. 호적조차 친정에 남아 있는 2번의 결혼이었다.

엄마의 인생이 그렇게 후줄근했듯이 죽음 역시 무허가 장례식장에서 한 줌의 재로 변한다.

" 잘 가요, 엄마.

안개처럼 씨앗처럼... 한평생을 무겁고 가혹한 삶의 중력에서 벗어날 날 없었던 어머니는 결국 한줌의 먼지였다. 그러나 민들레 꽃씨가 되어 바람을 타고 멀리로 흩어지는 것은 잠깐의 착시였을 뿐, 먼 느낌이 들도록 던진 몇 줌의 먼지는 대부분 우리들 두 사람의 바짓가랑이와 구두 위에 내려 앉았다. " (p. 88)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하여 떠오르는 어머니와의 기억들.

사망 소식을 들은 후에,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에, 유골을 뿌리면서, 지난날의 기억들이 하나 하나 생각이 난다. 그것들을 모두 짜 맞추면 하나의 커다란 퍼즐이 되듯이.

장례식이 끝난 후에 들린 중국집 장춘옥에서, 다음날 고씨 고택과 외갓집에 가면서 아우의 이야기를 통해서 지난날의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거기에 자신의 기억들도 합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은 전체 중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아우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된다.

"자나 깨나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 가슴 속에는 형님 한 분뿐이셨습니다. " (p. 35)

이복동생인 아우를 통해서 듣게 되는 어머니를 둘러싼 그들의 가족사.

독자들도 생각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이야기들이 너무도 서글프게 들려온다.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또래들로부터 멸시를 받고 따돌림받던 이야기들.

어머니가 새아버지를 만나게 된 때의 이야기, 외삼촌의 딸이었던 애숙이 누나의 이야기.

고씨의 병신 아들인 정태와의 이야기.

자신을 친동생이상으로 돌보아 주던 애숙이 누나가 어느날 야반도주를 하게 되고, 단 하나 밖에 없던 친구인 정태가 바람처럼 사라진 배신감에 15살 나이에 집을 떠나 객지로 떠돌아 다니면서 살아온 날들.

그 날들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증이 그토록 아들을 아프게 따라 다녔건만, 그 속에 감추어졌던 진실은 왜 그리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이 책은 전반부에 느꼈던 아들에 대한 꽤심한 마음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아들이 느꼈을 마음의 아픔을 공감하게 된다.

새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순간, 아들이 느낀 감정을 책 속에서 간추려 보면,

외삼촌과 엄마의 계략, 음모, 거기에서 느끼는 소외감, 슬픔, 절망...

 

 

그리고 그나마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애숙이 누나와 정태가 어느날 각각 사라지면서 거기에서 오는 배신감.

그것은 아들을 육순이 넘는 나이에 이르기까지 마음 속의 녹지 않는 멍울로 남아 있게 했던 것이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접어 들면서 아들의 마음도, 어머니의 마음도 그렇게 너덜너덜 찢어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던 가짜 악어백, 그리고 가짜 악어백 속에 담겨 있던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빨간 립스틱.

그것은 무거운 짐을 짚어졌던 어머니도 여자였음을 상징하는 표현들이 아닐까.

마치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의 어머니에게도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남자가 있었던 것처럼.

아들의 울타리가 되어 줄 것같아서 함께 살기로 생각했던 새 아버지도 결국엔 어머니에겐 짐이었고, 어머니의 비밀을 알고 있는 외삼촌도 어머니에게는 짐이었지만, 그 가난 속에서도 불평 한 마디하지 않았던 것이 그 시대의 어머니 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들은 자신의 글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쓰기도 하고, 소설 속에 자신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집어 넣기도 한다.

박완서는 여러 작품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교육열과 당당한 자녀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썼고,

최인호는 막내로 태어났기에 학교에 찾아오는 엄마가 다른 엄마들 보다 늙었기에 할머니처럼 느껴져서 도망갔던 것을 후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경숙은 그의 소설 속 구석 구석에 어머니의 모습을 담아내다가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서 어느날 사라진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엄마의 삶과 존재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엄마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이청준의 <눈길>의 어머니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렸지만, 오랜만에 집에 온 아들에게는 그 집에서 하룻밤을 재워 보내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 집주인에게 사정을 해서 밤을 보낸 후에 돌아가는 아들을 배웅한다고 조금씩 조금씩 함께 걸어 갔던 어머니의 마음.

" 눈길을 혼자 돌아가다 보니 그 길엔 아직도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지나간 사람이 없지 않았겄냐, 눈발이 그친 그 신작로 눈 위에 저하고 나하고 둘이 걸어온 발자국만 나란히 이어져 있더구나 " (눈길 / 이청준 ㅣ 문힉과지성사 ㅣ p.p. 117~115)

자식에게는 나쁜 것은 알려주고 싶지 않은 어머니의 마음, 자식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마음 속에 응어리진 미움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갈 수 있지만, 어머니는 결코 자식을 어떤 경우에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다.

언제나 어머니 자신보다는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인 것이다.

<잘 가요 엄마>에 나오는 아들은 성장과정에서 고통과 상처로 가슴 속에 응어리가 생겼고, 그것을 분노와 술로 풀면서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장례식이 아들의 명성에 누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 그렇다 하더라도... 엄마는 죽음으로써 너와 화해하기를 바란 것 아니겠느냐, 장례 그 자체보다 그것의 의미가 더 컸을 게다. " ( p. 263)

작가는 " 이 소설은 그토록 진부했던 어머니에 대한 섬세한 기록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어머니에 대한 참회록이라고도 한다.

작가도 역시,

" 어머니와 내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어머니는 나로 하여금 도떼기시장 같은 세상을 방황하게 하였으며, 저주하게 하였고, 파렴치로 살게 하였으며, 쉴새 없이 닥치는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 ( 작가의 말 중에서)고 말한다.

더 늦기 전에 어머니에 대한 글을 남기고 싶어서 <잘가요, 엄마>를 쓰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어머니'란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어머니가 떠나신 후에 참회하는 잘못을 하지 말고, 살아 계신 적에 따뜻한 말 한 마디, 해맑은 미소 한 번 더 보여 드리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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