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청춘 - 보석같이 젊은 날을 위한 15일 인생수업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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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처럼 잠시 머물렀으나
 먹물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
 그것은 청춘! " 
(책표지에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이 화려하게 피어 있는 봄날에 꽃들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창가에 앉아서 꽃을 닮은 청춘들이 이 시대의 학자이자 인생의 선배인 노스승에게 듣는 '청춘'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이런 봄날에 읽으면 더욱 분위기가 살지 않을까 한다.  

저자인 김열규 님은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지만, 문학, 미학, 신화, 역사를 두루 설렵했기에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폭넓게 전개된다.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15일에 걸쳐서 들려주는 형식으로 매일 한 개의 아이콘을 가지고 글을 전개한다. 시와 소설, 시조, 격언, 전설, 신화, 인물 이야기를 부제에 맞게 구성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주옥과 같은 문장들이다.  이처럼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은 80세를 바라보는 저자의 청년기는 우울한 시대였다.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이데올로기의 싸움속에서 청춘을 보냈던 것이다. 그런 암울하고 우울한 시대에서 그를 지탱해주고 그를 이끌어 주었던 것은 책속에서 얻게 되는 무수한 상징과 의미들이었다고 한다. 책 속의에서 자연스럽게 문학적 상징, 그리고 도전, 인문학적 비판과 성찰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독서는 탐닉.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노스승은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책속에서 얻은,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얻은 지혜를 청춘들에게 낱낱이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자칫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나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 청춘들에게 '한 찰나가 인생의 전부인듯이' 살기를 희망하면서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책 속 내용중의 하나인 '덕파인'이 '운명적 1주일'덕에 자신이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길인 녹색환경운동을 하게 되면서 그가 가졌던 학벌, 출신, 경력 등을 모두 헌신짝처럼 내던질 수 있었던 것도 청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젊은 정열을 바쳐 지구 살리기에 올인하게 된.
그렇기에 청춘 각자들은 남들과 같을 수도 없고, 같은 자아를 가질 수도 없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만 해도 자신의 삶을 풀어나가는데 절반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원하는 일이 뭔지 명확히 깨닫고 용기를 낸 후부터 일이 잘 풀렸어요. 남들에게 보기 좋은 게 아니라 마음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았더니 쉽게 행복해지더군요.- 재미교포 김수진의 일화중에서 (p194)
청춘예찬에도 나오듯이, 청춘은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단어임에는 분명하다. 자신이 지금 그 자리에 있든지, 아니면 그 순간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런데, 아름답고 활기차기만한 청춘들에게 삶은 때론 고단한 길이며, 험난한 모험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험한 길에서 실패와 좌절을 미리 두려워한다면, 삶의 모습 자체가 힘들어 질 것이다. 인생의 역정에서 겪게 되는 사랑, 슬픔, 도전, 모험 .....  이 모든 것을 저자는 청춘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하면 화려하고 빛나는 청춘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아니,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있게 할 수 있는가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야기해 준다.
젊음의 시간은 폭포이다. 그래서 청춘은 질풍노도를 벗한다.
자아는 새이다. 오로지 자기완성을 위해 비상하는!
야망은 불기둥이다. 그것은 청춘을 날아오르게 하는 연료이다.
고독은 불붙지 못한 성냥이다. 그 차가움 속에서 청춘은 단단해진다.
도전은 가시밭이다. 그 너머에 청툰의 꽃밭이 펼쳐져 있는!
고통은 쓰디쓴 풀이다. 그것은 청춘의 보약이다.
결핍은 박차이다. 그것이 청춘을 질주하게 한다.
방황은 미로이다. 그것은 창조로 통하는 길이다.
슬픔은 빛나는 구슬이다. 그것은 청춘을 사색으로 이끈다.
죽음은 주춫돌이다. 그 위에 청춘의 삶이 굳건히 선다.
결단은 달콤한 입맞춤이다. 열정과 집념이 그것을 지속시킨다.
낭만은 태양이다. 그것은 삶의 신천지를 비춘다.
교양은 밭갈이다. 그 옥토에서 인격이 자란다.
사랑은 모든 것 위에 그대 이름을 쓰는 것이다. 우주와도 맞바꿀 수 없는 그 이름을!
웃음은 솟구치는 분수이다. 그것은 청춘의 화사함을 선물한다. (책 뒷표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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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
최하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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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여러 빛깔의 이미지로 떠오르는 나라인 것같다. 로마노프 왕국의 이미지, 러시아혁명 당시의 처참하고 투쟁적인 이미지, 냉전시대에 미국과 양극관계를 이룰 당시의 이미지들이 함께 잔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생각한다면 너무도 낭만적인 동화속 궁전 모습을 떠오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러시아식 비잔틴 양식의 양파형 지붕과 그를 둘러싼 형형색색의 색깔이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의 호화로움, 또한 바이칼호수를 향해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까지 생각한다면, 러시아는 한 번쯤 여행하고 싶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문학작품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낭만적인 모습보다는 러시아혁명전후를 중심으로 한 암울한 모습들이 더 많이 묘사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인 최하림은 2004년과 2006년에 두 번의 러시아 여행을 하게 되는데, 러시아의 예술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보고, 그곳에서 어떻게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뒤쫒아 본다. 자작나무와 들꽃이 핀 들판에서, 예니세이강이나 네바강이 흐르는 곳에서,도스토옙스키를 찾아서 페테르부르크로, 톨스토이의 자취를 찾아서 야스나야폴라나행 기차에 올라서. 체호프를 찾아서는 멜리호보마을로.

나에게 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의 도시가 아니고 에카테리나의 도시도 아니고 레닌의 도시도 아니다. 나에게 페테르부르크는 도스토옙스키의 도시다. (p43)
그러고 보니 러시아에는 기라성같은 문학인들과 예술인들이 많이도 있다는 것을 새삼깨닫게 된다. 세계적인 대문호인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푸쉬킨, 스카초프, 예세닌, 솔제니친, 파스테르나크, 그리고 음악가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도.
그런데, 왜 시인 최하림은 러시아를 예술인들을 만나기 위해서 두 번이나 찾아 갓을까?
1960년대 초에 '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생가와 묘지를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이런 여행을 계획하게 된 이유란다. 톨스토이가 걸었던 그 오솔길도 걸어보고 톨스토이를 스쳐갔었을 바람도 맞으면서 그의 문학세계에 흠뻑 빠져본다. 그런데, 톨스토이는 워낙에 노름꾼이고 바람도 피웠다는 사실. 그러나 그런 톨스토이는 농민들에게 자신의 재산까지 기꺼이 나누어주고, 함께 농사를 지을 정도로 정이 많은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도 톨스토이는 '부활''전쟁과 평화'를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인데, 최하림은 완전히 톨스토이의 문학에 심취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점차로 톨스토이에 매료되어갔다. 나는 '안나카레리나'를 읽었고, '참회록'을 읽었고, '사람에게는 얼마의 토지가 필요한가'를 비롯한 민화들을 읽었다. 그것은 토스토옙스키와는 또다른 큰 산이었다. 도스토옙스키가 내속에 있는 죄와 악을 보여준다면 톨스토이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라는 도덕적으로 매서운 질문을 퍼붓고 있었다. 70~80년대라는 질풍노도의 시대를 통과하면서도 무력하기 그지없었던 나라는 존재는 그 질문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어싸. 그러니 어떻게 내가 야스나야폴랴나를 서둘러 찾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p 88~89)
그런 면에서 "위대한 작가에게 부여된 책임을 다하라"고 다그치는 편지를 만년의 톨스토이에게 보냈던 투르게네프의 심정을 나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위대한 교사보다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작품이 우리 삶에 기여하는 바는 깊고 크다. 위대한 작품은 시대가 흘러가고 가치관이 변해도 역경에 처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쓰다듬어준다. 위대한 문학 작품은 우리에게 등불이 되어주고 다친 상처를 쓰다듬어 줄 수 있으되 위대한 교사는 역사로밖에 남지 못한다. (p101)
그런데, 이상하게도 최하림은 푸쉬킨의 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것/ 마음은 언제나 미래에 사는 것/ 그리고 또 지나간 것은/ 항상 그리워 지는 법이니/ (...)
학창시절 얼마나 좋아하던 명시인데.....
그리고 러시아의 문호중에 반가운 시인이자 소설가인 파스테르나크. 그의 시는 잘 모른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중에 '의사 지바고'에 푹 빠져서 날밤을 새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그 소설이 영화화되어서 시내 극장에서 상영이 되었을 때에 학교에서 단체 관람을 갔다. (예전에 서울의 중고등학교는 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나면 시내 극장으로 단체관람을 가곤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꽃미남인 주인공 오마  샤리프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하얀 눈이 덮힌 설원의 풍경. 이 책에서도 소개되는 장면인 페레델키노의 2층집. 창문에 하얀 성에가 잔뜩 낀 유리창. 시를 쓰는 그의 귀에 들리는 늑대소리. 특히 여주인공 라라의 주제곡이 너무도 아름다웠던 기억들. 그런데, 러시아의 예술기행을 통해서 그곳의 모습을 접하게 되니 새삼스럽게 옛 추억들이 떠오른다. 그 때 읽었던 '의사 지바고'의 시대적 배경을 난 그때 잘 알지 못했다. 그 시대적 배경이 1905년의 러시아 제1차 혁명과 1917년의 10월 혁명,그리고 그 혁명들이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시기였음을 알지 못했다. 어렴풋이 어떤 사회적 혁명이라는 것 밖에는. 우리는 대부분 세계적인 고전들을 학창시절에 많이 읽는다.



그렇기때문에 제대로 작품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줄거리 위주로 읽는다는 것을 이제와서 생각하면 많이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읽었다는 생각에 다시 그 작품을 읽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제대도 된 작품 이해는 많은 문학 작품을 읽고, 역사적, 사회적 인식이 정립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아직까지도 모르는 많은 작가들의 작품도 조금씩이나마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어느 정도의 문학적 소양을 갖추어야만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작가들을 알고, 그들의 문학세계를 이해하고, 문학작품을 읽어 보았다면 이해가 쉽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하림의 여행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를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이제부터라도 오래전 읽었던 고전들을 한 달에 한 권씩이라도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러시아의 모든 작가와 시인들은 시베리아의 검은 몽상을 경험하고서 러시아의 대작자가 된다. 도스토옙스티도 체호프도 스카초프도 시베리아에서 유형 생활을 하거나 시베리아에서 살거나 시베리아를 경험했다. 그들은 수백 리 자작 나무 숲을 헤맸다.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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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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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 있는 가장 큰 위헝인자인지도 모른다. '좋은 이별의  '김형경' 작가는 독서에 몰입하다가 독서라는 자페공간에 갇힐 수도 있다고 했고. 조정래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를 '황홀한 글감옥'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와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독서에 빠지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것인지 모르고 날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는 것이 바로 책과의 인연인 것이다.  젠틀 매드니스 (Gentle Madness). 책에 미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바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저자인 윤성근은 책에 미쳤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책과의 남다른 인연을 쌓아 갔던 것이다.


독서가라면 추억속의 한 부분을 차지했었던 종로2가의 '종로서적'(몇년 전에 폐업)을 정릉에서부터 약도만을 가지고 3시간을 걸어서 갔을 정도였다면 책을 읽고자 하는 의욕이 얼마나 대단했던 것인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초등학생이 걸어서 3시간, 다시 걸어서 3시간을.....
이런 책에 대한 열정은 마침내 헌책방을 열게 만들었고, 그 헌책방은 정말로 이상하고 이상한 헌책방이다. 헌책이라면 모두 파는 책방이 아니다. 파는 책과 팔지 않는 책이 있다. 팔지 않는 책은 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학습교재, 어린이 전집, 유야용 책, 자기계발서, 처세술, 돈버는 책, 대중소설, 로맨스 소설은 팔지 않는단다.
'어휴~~ ' 성격도 특이하시네~~~
그럼, 무슨 책을 파세요? '내가 읽은 책중에서 권할 만한 책을 팔자.' 바로 이것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파는 책이랍니다.
'헌책방'
내가 어릴적에는 헌책방이 학교근처에는 한 두군데 정도는 꼭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2월경에는 다쓴 교과서, 참고서 등을 헌책방에 갖다 팔았다. 깨끗하게 쓴 참고서중에서 유명 교재들은 값이 나갔지만, 그밖의 책들은 별로 돈도 안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헌책을 팔고 받는 돈은 공돈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헌책방에서 나는 헌책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헌책이라면 고물상 폐지, 싸구려같은 느낌이 들지만, 결코 헌책은 그런 의미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한 번쯤 읽었을 책들이지만, 책은 새책이든지, 헌책이든지 모두 그 책만이 가지는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점을 저자 역시 이야기한다.

책은 숨 쉬는 생명이고 하나 하나가 모두 귀하다. (p53)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헌책만을 사고 팔 수 있다면, 이상할까?
물론,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책방'이면서 '꿈을 꾸는 책방'것이다.
차을 마시면서 책도 읽을 수 있고, 강의도 들을 수 있고, 노래 연습도 하고, 독서모임도 갖는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청소년 문화제를 열기도 한다.
"이 곳이 헌책방이 맞아요? " 하고 물어 보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북카페인 것이다.
 
사람이 자기가 쓴 글처럼 산다는 게 더 힘든 일이다. 글처럼 살고, 사는 것 그대로 정확하게 글로 쓰는 사람은 영혼이 맑은 사람이다. 그 영혼이 수정처럼 투명하고 맑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 안에 들어 있는 걸 다 볼 수 있다. (p69)
이 책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목차중의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보다도 '책읽기, 사람읽기' 인데, 평범한 독서인들은 대하기도 힘든 책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그 책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자신이 그 책을 읽게 된 동기라든가, 그 책에서 떠오르는 단상들, 그리고 읽은 후의 감상까지 독서목록에 따라 개인적 사색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정말로, 책을 좋아하고, 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은 단순히 책만을 사고 파는 책방이 아니기에. 많은 사회활동과 봉사활동까지를 겸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 보았지만, 이처럼 생활 그 자체가 책인 사람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중심으로 한 그의 책사랑은 계속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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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구텐 백
백경학 지음 / 푸르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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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구텐 백'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구텐'은 독일어의'Guten' 즉, 영어의 good 을 일컫는 단어이다. 쉽게 말해서 '마음씨 좋은 백 씨' 정도로 풀이하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백경학'은 주요 신문의 기자로 활동하던중에 독일 유학을 가게 되고, 귀국 직전에 아내와 딸과 함께 영국 여행 도중 교통사고로 아내가 장애인이 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장애인'들이 병원이 아닌 숲속의 길을 걷으면서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24시간 의료인들이 가족처럼 돌보아 줄 수 있는 병원을 건립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푸르메'재단을 설립하고 '아름다운 병원'을 짓겠다는 생각에서 그 일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많이 느낄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장애인의 날'을 만들고,  장애인에게 돌아가는 혜택들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및 정책들은 너무도 미비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놀라운 것은 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는 장애인 시설들이 여러 군데 있다. 아마도 서울의 동쪽 끝자락이고, 30여년 전의 개발당시에는 황무지와 같았던 곳이기에 주민들의 민원도 없었을 것이고 해서 개발 초기에 지어졌던 것 같다. 내가 가는 산책로에도 가끔씩 자폐아들이 누군가에 의해서 함께 오는 경우가 있는데, 힘겹게 걷는 모습이 안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우연히도 같은 시각에 산책을 하다보니 마주치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있었는데, 나한테 먼저 '안녕하세요' 하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그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어른은 묵묵히 걸어가는데....  그후에도 그 아이는 만나면 인사를 먼저 하곤했다.  그밖에도 그런 시설이 몇 군데 있다보니 거리에서 마주치곤하는 자폐아들이 있지만, 우리 동네의 사람들은 특별한 반응없이 정상인을 대하듯이 자연스럽게 행동을 한다. 그런데, 이런 시설이 들어서려고 하면 주민들의 반발. '님비 현상'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정상인과 장애인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결국엔 모두 똑같은 인간이라는 존재인 것이 아닐까? 남보다 좀 불편을 느낀다는 것뿐....

또한, 이 글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지선아, 사랑해'의 지선이의 뉴욕 마라톤 이야기는 정말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42.195km를 7시간 22분에 달린(?) 아니 걸은 이야기. 화상 환자는 수분을 흡수할 수 없는 악조건속에서.

지선 씨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늘 새롭게 얻게 될 것을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기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런 지선씨가 한없이 위대하게만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 세상이 살 만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장애'의 시련을 이겨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잇는 것이 아니다. (p92)


푸르메 재단의 창립발기식에서의 김성수 총장의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강물을 이루고, 조그만 벽돌이 모여 거대한 성채를 이루듯 장애환자를 위한 아름다운 재활전문 병원을 건립할 때까지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창립 발기식에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자신들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만연한 사회에서 장애인들의 재활치료와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병원이 멋진 모습으로 건립되어서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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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별장의 쥐
왕이메이 글, 천웨이 외 그림, 황선영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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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동화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든 그림책은 어떤 느낌일까? 약간은 생소할 것같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없는 너무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그림 동화책이다. 동화를 쓴 '왕이메이'는 유치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어린이의 눈높이와 마음을 아주 잘 알 수 있기에 어린이들의 마음에 '쏘~~옥' 드는 작품을 쓴 것같다. 그리고 동화에 어울리는 그림도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천웨이' 와 '황샤오민'이 공동 작업을 한 것이다. 前에는 그림 동화책들이 전래동화나 안데르센 동화같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어린이들이 처음 접해 보는 이야기들의 동화들이 많이 선보이기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도 상상력을 키워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미 별장의 쥐'도 역시 처음 접하는 내용이어서 이야기의 전개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장미 할머니'는 장미꽃처럼 화려한 할머니는 아니다. 책속의 하~얀 넝쿨 장미처럼 수수하고 은은한 모습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온다. 마치 '타샤튜터'처럼..... '타샤의 정원'의 '타샤'는 영국의 동화작가이면서, 30여만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위에 수많은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을 가꾸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장미 할머니'는 너무도 '타샤'를 닮아 있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상처입은 달팽이와 강아지, 때로는 젊은이까지도 치료해주고, 아낌없는 사랑을 베푸는..... 그러나, 그들은 항상 장미 할머니곁을 떠나갔다. 이 아름다운 장미별장에 찾아온 떠돌이 쥐 '쌀톨이' 그리고 늙고 뚱뚱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고양이 '뚱이' 그런데, 이들은 이 장미 별장에서 함께 살아 갈 수 있을까? 

  
장미 할머니가 쌀톨이를 바라보는 눈빛은 사랑스러운 손자를 바라보는 것 처럼 흐뭇함이 묻어난다. 뚱이에게도 마찬가지로. 장미 할머니에게는 '어두운 밤에 가장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첫 페이지에서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하얀 넝쿨 장미처럼 잔잔하고 은은한 향기가 퍼진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슬픈 것이다. 쌀톨이와 뚱이는 왜 먼 곳을 바라보면서 긴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요?
이 책을 보면서 어린이들이 배울 수 있는 마음은 무엇일까? 세상에서 아무도 반겨주지 않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 쌀톨이와 뚱이에게 베푸는 장미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쌀톨이가 왜 새로운 쥐가 되었는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모님들은 어린이들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각 장면마다, 상황에 따른 이야기들을 많이 주고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하면서 어린이들은 장미할머니의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책은 한 번 읽으면 곧바로 책꽂이에 꽂혀지지만, 어린이들의 그림 동화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어린이들곁에서 몇 번이곤 읽어지는 책이다.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그림들이 또한, 어린이들에게 정서적인 느낌을 오래도록 가지게 할 것이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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