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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ㅣ 어느 지하생활자의 행복한 책일기 1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 있는 가장 큰 위헝인자인지도 모른다. '좋은 이별의 '김형경' 작가는 독서에 몰입하다가 독서라는 자페공간에 갇힐 수도 있다고 했고. 조정래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를 '황홀한 글감옥'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했다. 우리와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독서에 빠지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것인지 모르고 날밤을 꼬박 새우기도 하는 것이 바로 책과의 인연인 것이다. 젠틀 매드니스 (Gentle Madness). 책에 미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바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의 저자인 윤성근은 책에 미쳤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책과의 남다른 인연을 쌓아 갔던 것이다.

독서가라면 추억속의 한 부분을 차지했었던 종로2가의 '종로서적'(몇년 전에 폐업)을 정릉에서부터 약도만을 가지고 3시간을 걸어서 갔을 정도였다면 책을 읽고자 하는 의욕이 얼마나 대단했던 것인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초등학생이 걸어서 3시간, 다시 걸어서 3시간을.....
이런 책에 대한 열정은 마침내 헌책방을 열게 만들었고, 그 헌책방은 정말로 이상하고 이상한 헌책방이다. 헌책이라면 모두 파는 책방이 아니다. 파는 책과 팔지 않는 책이 있다. 팔지 않는 책은 교과서, 참고서, 수험서, 학습교재, 어린이 전집, 유야용 책, 자기계발서, 처세술, 돈버는 책, 대중소설, 로맨스 소설은 팔지 않는단다.
'어휴~~ ' 성격도 특이하시네~~~
그럼, 무슨 책을 파세요? '내가 읽은 책중에서 권할 만한 책을 팔자.' 바로 이것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파는 책이랍니다.
'헌책방'
내가 어릴적에는 헌책방이 학교근처에는 한 두군데 정도는 꼭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2월경에는 다쓴 교과서, 참고서 등을 헌책방에 갖다 팔았다. 깨끗하게 쓴 참고서중에서 유명 교재들은 값이 나갔지만, 그밖의 책들은 별로 돈도 안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헌책을 팔고 받는 돈은 공돈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헌책방에서 나는 헌책 특유의 냄새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헌책이라면 고물상 폐지, 싸구려같은 느낌이 들지만, 결코 헌책은 그런 의미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한 번쯤 읽었을 책들이지만, 책은 새책이든지, 헌책이든지 모두 그 책만이 가지는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점을 저자 역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 헌책만을 사고 팔 수 있다면, 이상할까?
물론,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책방'이면서 '꿈을 꾸는 책방'인 것이다.
차을 마시면서 책도 읽을 수 있고, 강의도 들을 수 있고, 노래 연습도 하고, 독서모임도 갖는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청소년 문화제를 열기도 한다.
"이 곳이 헌책방이 맞아요? " 하고 물어 보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북카페인 것이다.

이 책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목차중의 헌책방에 대한 이야기보다도 '책읽기, 사람읽기' 인데, 평범한 독서인들은 대하기도 힘든 책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다. 그 책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자신이 그 책을 읽게 된 동기라든가, 그 책에서 떠오르는 단상들, 그리고 읽은 후의 감상까지 독서목록에 따라 개인적 사색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정말로, 책을 좋아하고, 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곳은 단순히 책만을 사고 파는 책방이 아니기에. 많은 사회활동과 봉사활동까지를 겸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해 보았지만, 이처럼 생활 그 자체가 책인 사람도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중심으로 한 그의 책사랑은 계속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